건강 금수저 물고 태어났어도 관리 안 하면 말짱 도루묵 – 전성기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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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금수저 물고 태어났어도 관리 안 하면 말짱 도루묵

2015.11.17 · 이영란(전 매일경제 기자) 작성

한동안 명사들의 건강법을 취재한 적이 있다. 여러 명사들을 만났지만 그 가운데 90세 넘은 전직 장관과의 인터뷰는 아직도 기억난다. 자그마한 키에 마른 체격의 전직 장관은 정원을 산책하고 독서를 하는 등 일상생활을 빈틈없이 유지하는 중이었다. 건강 비결을 묻는 필자의 질문에 그는 “부모님에게 건강하지 않은 몸을 받은 것이 건강의 비결”이라는 우문현답(愚問賢答)을 했다.

“내가 타고나기를 워낙 병약하게 태어났어요. 젊은 시절에도 걸핏하면 위장병에 걸렸습니다. 좀 많이 먹으면 위에 탈이 나니까 늘 먹는 것에 신경을 썼고, 평생을 소식해야 했습니다. 젊었을 때는 그런 것들이 무척 속상했는데 나이가 들고 보니 오히려 그런 노력 덕분에 지금까지 무탈하게 살아온 것 같습니다.”

금수저(크기변환)
건강에 관해서도 금수저를 물고 태어나는 이들이 있다. ⓒjunpinzon/Shutterstock

건강 잔고 바닥나면 복구 어려워

금수저, 은수저, 동수저, 흙수저 등으로 구분하는 ‘수저론’이 요즘 장안의 화제다. 부모의 배경이 그대로 상속되는 불평등을 꼬집는 것으로, 돈 많은 부잣집에서 태어난 사람을 보고 ‘금수저를 물고 태어났다’고 하는 말에서 유래가 됐다. 금수저는 부잣집에서 태어나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않아도 풍족함을 즐길 수 있는 상태를 말하는 반면, 흙수저는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기댈 언덕도 없는 경우를 가리킨다.

돈과 관련해 금수저와 흙수저가 있다면 건강에도 금수저와 흙수저가 있다. 다만, 돈과 관련된 흙수저는 상황을 바꾸기가 쉽지 않다면, 건강 흙수저는 본인의 노력 여하에 따라 얼마든지 벗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물론 자신이 건강 금수저를 타고 났어도 그것만 믿다가는 금수저를 뺏길(?) 수도 있다.

같이 일하는 부사장은 대표적인 건강 금수저를 타고난 사람이다. 그런 그가 어느 날 하소연을 해왔다. 도무지 몸이 예전 같지 않다는 것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한겨울에 이불 없이 잠들 정도였는데 요즘은 괜히 으슬으슬하단다. 돼지고기 김치찌개나 삼겹살을 일주일에 두세 번 먹을 정도로 좋아했는데 요즘은 돼지고기를 꺼리게 됐다고 한다. 잘못 먹으면 배탈이 나기 때문이다. 예전엔 밤새워 술을 마셔도 끄떡없었지만 요즘은 주량 자체가 줄었을 뿐 아니라 밤늦게까지 견디지 못한다.

50대 후반인 그는 어릴 때 무척 귀하게 컸다. 세 명의 누나 뒤에 태어난 막둥이어서 시골에서도 구하기 어려운 고급만 먹고 자랐다. 홍삼이나 각종 건강식품을 어릴 때부터 달고 산 탓에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건강 하나는 타고났다”는 말을 들을 정도였다.

하지만 자신의 타고난 건강만을 믿고 무리하는 게 옆에서도 보였다. “운동하라” “비타민 먹으라”는 필자의 충고를 귓등으로 흘렸다. 그러던 그가 도저히 안 되겠다며 상담을 요청해온 것이다.

“건강 자산을 모두 쓰고 마이너스통장이 됐네요. 그래도 일찍 알았으니 다행이지 자칫하면 부도날(?) 뻔했어요. 앞으로 꾸준히 마이너스통장을 갚아야 합니다. 돈을 빌리면 이자까지 갚아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건강한 원래 몸 상태로 되돌아오는 것도 마찬가지라는 점 잊지 마세요. 남들보다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운동(크기변환)
건강 흙수저를 물고 태어났어도 노력 여하에 따라 얼마든지 상황을 바꿀 수 있다. ⓒmichaeljung/Shutterstock

건강 마이너스통장부터 갚아야

건강 금수저를 가졌던 사람들의 특징은 노력을 싫어한다는 것이다. 그에게 “우선 한약을 먹어서 몸을 좀 추스려라”고 했더니 “중금속이 많다는데 망설여진다”면서 거절한다. 홍삼이나 수삼을 권했더니 그것 또한 꺼림칙하단다. “몸이 안 좋을 때는 차가운 성질을 가진 음식을 조심하라” 했더니 “그래도 맛있어서 자꾸만 손이 간다”고 털어놓는다. “그럼 어쩌겠다는 거냐”고 물었더니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산삼이 좋다는데 좀 비싸서…”라고 한다. “그럼 돈 벌어서 산삼이나 드시던지…”라는 험한 대답이 절로 나올 지경이다. 그래도 그 부사장은 건강 마이너스통장부터 채워넣기로 했다. 일단 몸을 치료해서 마이너스를 제로로 만든 후에 걷기와 달리기 등으로 저축모드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마이너스통장을 갚아본 사람은 안다. ‘참깨 100번 굴려야 호박 한 번 굴리는 것과 같다’는 것을. 그만큼 초기에 돈 모으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건강도 마찬가지다. 건강이 나빠진 마이너스 상태에서는 차근차근 건강통장에 저축을 해도 ‘통장이 불어나는 모습(건강이 좋아지는 모습)’이 눈에 잘 안 보인다. “에이, 뭐야, 예전하고 달라진 게 없잖아” 하면서 통장을 내던지면 말짱 도루묵이다.

건강통장에 저축하는 방법은 어렵지 않다. 건강한 식사와 건강한 수면, 일주일에 세 번 30분 운동하기 등 평범한 습관을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지름길이다. 명심할 것은 건강 흙수저를 타고 나서도 90세 넘어서까지 장수한 전직 장관처럼, 자신의 노력 여하에 따라서 얼마든지 상황을 바꿀 수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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