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이야기] ⑯ 하늘로 치솟는 맨해튼 초고층 아파트 – 전성기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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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이야기] ⑯ 하늘로 치솟는 맨해튼 초고층 아파트

‘원57’ 아파트. 최고층 펜트하우스가 지난해 말 1089억원에 팔렸다. 지금은 평당 4억원이다. ⓒ곽용석

아파트 한 채가 1089억원?

지난해 12월 맨해튼 미드타운 웨스트 57번가에 위치한 아파트 ‘원57(One57)’의 복층(89~90층) 펜트하우스가 1억47만 달러(약 1089억원)에 팔렸다. 이전까지 맨해튼에서 가장 비싸게 팔린 주택은 같은 해 12월 팔린 1억 달러(약 1083억원)짜리 고급 주택이었다. 한 달 새 두 번이나 최고 기록을 갱신한 것. 매입자는 ‘P 89-90 LLC’라는 회사명으로 되어 있다. 실제 소유주가 누구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페이퍼 컴퍼니다(미국에선 명목상의 회사라 해도 세금만 잘 내고 법에 어긋나지 않으면 자금 출처를 조사하거나 세무 조사 등을 하지 않는다).

맨해튼 최고 요지는 센트럴파크 바로 남쪽이다. 그중에 최고의 거리는 57번가다. ‘빌리어네어(Billionaire) 거리’라고도 한다. 원57이 위치한 곳이 바로 거기다. 원57의 펜트하우스는 지상에서 300m 높이다. 사방으로 탁 트인 창문을 통해 센트럴파크는 물론 뉴욕의 주요 건물과 강 등 전경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이 펜트하우스 면적은 1020㎡로, 약 300평이다. 평당 약 3억3000만원 수준이다. 아파트 한 채가 무려 1000억원이 넘는다. 이 정도 금액이면 우리나라에서는 수도권에 위치한 500여 세대 규모의 웬만한 아파트 단지 전체를 매입할 수 있는 금액이다. 연간 수천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수백억원의 수익을 내는 중견 기업을 매수하고도 남는 돈이다. 도대체 어떤 아파트이기에 이렇게 비쌀까.

 

맨해튼 최고 아파트 원57

현재 서반구에서 주거 공간으로 최고 높이인 원57의 상세 내역을 한번 들여다보자. 정확하게 맨해튼 미드타운 웨스트, 6번 애비뉴와 7번 애비뉴 사이에 157 서쪽 지번에 위치한다. 2014년에 완공된 이 건물의 용도는 ‘콘도(Condo)’로 되어 있다. 콘도라 함은 우리로 치면 아파트인데 호텔도 함께 운영되고 있어, 총 90층으로 이루어진 한 동짜리 건물에 94개 세대의 아파트와 210개 룸의 호텔(파크하얏트호텔)로 구성되어 있다. 외장은 유리로 마감했다.

내부 시설로는 피트니스센터, 스파 시설, 자동차 발레파킹, 케이터링 키친, 세대별 창고, 공연 홀, 갤러리, 도서관, 애완동물 전용 목욕탕 등이 있다. 집 안에서는 애완동물 키우기도 가능하다 (미국에서는 별도로 애완동물에 대한 허가 유무 규정이 있다. 단지 내 관리위원회 자치 규정으로 애완동물에 대한 조항들이 있다).

이 펜트하우스는 89층과 90층 복층으로 되어 있다. 거주 공간으로는 맨해튼에서 가장 높다. 6개의 방과 6개의 화장실이 있다. 2개의 여성 화장 전용 룸이 있다.

분양과 함께 매매가 된 지 1년이 다 된 지금의 시세는 얼마나 될까. 참고로 현재 다른 층에 매물로 나와 있는 물건을 보면 그 가격을 가늠할 수 있다. 83층에 있는 561㎡(170평)짜리 아파트를 보자. 방이 4개인데 가격이 5850만 달러에 매물로 나와 있다. 우리나라 돈으로 약 670억원이다. 평당 가격은 약 4억원. 이 아파트의 관리비는 월 1300만원이 넘는다. 초기에 분양가가 대략 평당 3억원이었는데 벌써 1억원이나 오른 셈이다. 상승률이 30%나 된다. 그렇다면 펜트하우스의 시세는 1200억원이 넘는다고 볼 수 있다.

임대 시세를 보자. 현재 매물 중에 65층 396㎡(120평) 아파트가 임대로 나와 있다. 임대료가 월 15만 달러(약 1억7000만원)다. 평당 월세만 해도 1400만원이나 된다. 경기도 용인 수지 지구나 일산 중심 지역에 있는 아파트 평당 매매가보다 더 높은 가격이다. 물론 이 펜트하우스가 임대로 시장에 나와 있지는 않지만 주변 시세로 환산하면 대략 임대료는 월 4억2000만원이다. 아래층의 시세로 환산했기에 펜트하우스라는 프리미엄을 감안하면 적어도 이보다 더 높은 4억 5000만원에서 5억원선이라고 현지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그들만의 리그에 마지노선은 없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원57 외에 57번가에 이보다 더한 최첨단, 최고 높이를 부르짖으며 건설 중인 아파트들이 있다. 거의 완공을 앞둔 높이 426m의 ‘432파크(432Park)’, 2017년 완공 예정인 438m 높이의 ‘111웨스트(111West)’, 2019년 입주 예정인 높이 460m의 ‘센트럴파크타워(Central Park Tower)’. 이들이 완공될 경우 가격은 잇달아 최고 기록을 갈아치우며 전 세계를 놀라게 할 것이다.

왜 이렇게 이해할 수 없는 가격으로 치솟으며 고공 행진을 하고 있는 것인가, 과연 이 시장은 괜찮은 것인가, 뭔가의 검은 돈들을 세탁하기 위한 거래 장소는 아닌가 하는 의구심들이 생긴다. 그러나 이곳은 우선 부의 상징 지역이다. 이 지역은 그들만의 리그다. 한정된(맨해튼) 지역에 특수한(센트럴파크 바로 남측 지역) 곳이다. 몰려드는 수요는 꾸준하다. 반경 1㎞ 이내에 모두 몰려 있다. 문화, 교통, 쇼핑, 비즈니스 및 조망 등 최고 장점들을 모두 갖추고 있다. 그러나 수요는 전 세계에서 온다. 설명은 간단하다.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다.

맨해튼의 부동산 상황과 가격 움직임의 패턴 등이 경제 논리에서 벗어난 적이 없음을 말해 준다. 지극히 정상적인 시장 구조라는 것이다. 최근 5년간의 상승률은 두 배 남짓이다. 상상하기 힘들다. 그것이 지금 우리와 다른 세계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10여 년 전쯤 강남의 국민주택 규모 아파트 한 채가 10억원을 넘기자 강북이나 수도권에 사는 사람들이 코웃음을 쳤다. 거품이라고. 곧 꺼질 거라고. 그것과 비슷한 분위기의 기시감을 느낀다.

432파크 아파트가 완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조만간 최고 가격으로 등극할 예정이다. 원57 아파트와 한 블록 사이에 있다. ⓒ곽용석
센트럴파크 호수 공원에서 바라본 두 최고층 아파트. 57번가의 일직선상으로 나란히 서 있다. 왼쪽에 솟은 빌딩이 432파크 아파트고, 오른쪽에 솟은 것이 원57 아파트다. ⓒ곽용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