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세상 속 사이비 진실 파헤치기 – 전성기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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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 세상 속 사이비 진실 파헤치기

2015.12.01 · HEYDAY 작성

사이버 세상

올여름 DMZ에서 목함지뢰가 폭발해 부사관 2명이 큰 부상을 당했다. 국방부와 유엔군사령부는 합동 조사를 통해 북한의 소행이라고 발표했지만, 일각에서는 “우리 국군의 지뢰다” 또는 “정부의 자작극이다”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이처럼 사람들은 진실을 믿는 것보다 ‘믿고 싶은 걸’ 믿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그런 가십들은 인터넷을 통해 더 많은 사람에게 진실처럼 확산된다. 그 소문 중 제법 그럴듯한 몇 가지를 모아봤다. 헛소문을 듣고 헛소리하게 되는 걸 막고 싶다면, 소문의 근원에 대해 알아두는 노력 정도는 해야 하지 않을까?

 


 

1 캔  뚜껑 고리를 모아가면 휠체어로 바꿔준다?

캔뚜껑

1990년대 초, 한 재일 교포 사업가가 캔 뚜껑 고리 1만 개를 휠체어로 바꿔주는 캠페인을 진행하기는 했다. 그러나 그 사업가가 도산하면서 기획 자체가 백지화되었다. 그런데 사람들이 도산 사실을 모르고 무작정 캔 고리를 모으기 시작했다. 2005년에는 외할아버지를 위해 중학교 1학년 여학생이 캔 뚜껑 고리를 모아 휠체어를 받았다는 기사가 일간지에 보도되기도 했는데, 이는 그 학생의 정성이 기특해서 후원 단체가 휠체어를 지원해준 것이었다. 그러나 어떤 이유든 캔 뚜껑 고리를 모아 휠체어를 받은 소수의 실제 사례가 있어서 여전히 일부 사람들이 검색창에 ‘캔 고리를 어디다 가져다줘야 휠체어 받을 수 있나요’를 검색하는 것이다.

 

2 마른 해산물을 이용한 신종 범죄?

마른해산물

마른 해산물에 일종의 마취약인 ‘에틸에테르’가 발라져 있어 냄새를 맡으면 기절하고, 그 사이에 금품을 갈취해 간다고 한다. 이 신종 범죄가 중국에서 넘어와 울산에서 발생했으니 다들 조심하라는 내용이 몇 년 전에 온라인 상에서 크게 퍼졌다. 게다가 금품 갈취는 어느새 강간 살인, 장기 적출로 발전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흡입형 마취는 냄새를 맡는 즉시 효과가 나오는 게 아니라 최소 몇 분 이상 흡입을 유지해야 한다. 손수건에 적셔 입을 막아 순식간에 기절하는 마취약 같은 건 그야말로 영화에나 나오는 상황. 즉, 마른 해산물에 바른 마취제로는 기절 자체가 불가능하다. 해산물 냄새만으로도 기절할 만큼 비위가 약하지 않다면 말이다.

 

3 ‘명복을 빕니다’에는 마침표를 찍으면 결례다?

명복

‘명복을 빕니다’라는 표현에는 고인이 좋은 곳으로 가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기 때문에 마침표로 문장을 닫는 것은 고인에게 결례다. 그래서 예외적으로 마침표를 찍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단순하게 생각해도 맞춤법상 쓰는 게 옳지만 의외로 네티즌들 사이에서 널리 전파되었다. 게다가 이 소문이 더욱 유명해진 이유는 몇몇 오지랖 넓은 사람들이 울랄라 세션의 임윤택이 사망하고 SNS상에서 명복을 빌 때, 마침표를 찍지 말라고 지적하다가 기사화까지 되었다. 이와 관련해 국립국어원은 마침표를 찍는 게 원칙이라고 답변까지 했지만 ‘죽음’과 관련된 미신이다 보니 여전히 어떤 이들에게는 진실처럼 받아들여지는 게 현실이다.

 

4 초인종 아래 알 수 없는 표식들?

초인종

2009년 서울의 오피스텔과 원룸, 아파트 현관문 옆에 α, β, X, XX, J, K 등 영문 모를 알파벳이 적혀 있다는 주민 신고가 다발적으로 발생했는데 경찰 조사에도 범인이 밝혀지지 않았다. 그 때문에 현재는 범죄자가 남겨놓은 표식이라는 게 정설처럼 떠돌고 있다. 가장 그럴듯한 해석은 ‘α는 남자, β는 여자이고 x는 혼자 있는 걸 목격한 횟수 또는 집 안에 거주하는 사람 수’라는 의미로 표시했다는 것이다. 이 이야기는 영화로도 나왔다. 바로 손현주 주연의 영화 <숨바꼭질>. 영화에서는 ‘우리 집에 나 말고 다른 사람이 숨어 살고’ 그 표식이 증거였다. 사실 이 사건은 범인도 피해자도 없으니 지레 겁먹을 필요는 없지만 조심해서 나쁠 건 없다. 어쨌든 아직은 미제 사건이다.

 

5  고층 건물 옥상에서 떨어진 동전을 머리에 맞으면 죽을 수도 있다?

벽돌

이 소문을 검증하기 위해 미국 버지니아대 물리학 교수 루이스 블룸필드는 고층 건물에서 던진 동전의 속도를 측정했다. 그 결과, 동전은 공기저항 때문에 시속 40㎞ 정도로 떨어지는데, 이는 사람에게 아픔을 유발할 정도는 안 된다. 물론 동전이 아닌, 볼펜이 화살처럼 수직으로 떨어지면 위험할 수도 있다. 하지만 무작위로 던진 볼펜이 수직으로 떨어질 리 없으니, 너무 걱정할 건 없다. 사실 우리가 주의해야 할 건 동전이나 볼펜이 아니라 벽돌이다. 올해 10월 8일, 어느 초등학생이 아파트 옥상에서 중력을 시험하느라 떨어트린 벽돌이 지상에 있던 한 생명을 죽음에 이르게 했기 때문이다. 정말 마른하늘에 날 ‘벽돌’ 같은 일이 아닐 수 없다.

 

기획 최동석 사진 셔터스톡
※ 이 기사는 <헤이데이> 11월호에 게재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