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을 나는 겨울 ‘눈’ 이야기 – 전성기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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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을 나는 겨울 ‘눈’ 이야기

지난 11월 23일은 절기상 소설(小雪)이었다. 겨울의 시작을 알리는 입동(立冬) 보름 후, 대설(大雪)보다는 15일 일찍 시작되는 절기다. 이 무렵부터 눈이 오기 시작하고 찬바람과 함께 기온도 가끔씩 급강하한다. 겨울 3인방으로 꼽히는 추위, 얼음, 눈이 서서히 얼굴을 드러내는 시기다. 예전에는 월동준비로 가장 바쁜 시기였다.

올해 소설이 들었던 주간(11월 22~28일)의 날씨는 이 절기가 품은 뜻을 아주 적나라하게 보여 주었다. 소설 이틀 후인 11월 25일, 서울을 비롯한 전국 곳곳에 올겨울 첫눈이 내렸고 얼음도 얼었다. 강원 산간지방을 중심으로 대설 경보와 대설 주의보까지 내려졌다. 강추위도 엄습해 서울 최저기온은 11월 26일에 영하 3℃로 낮아졌다가 27일엔 영하 7.3℃로 뚝 떨어졌다. 11월 내내 비교적 따뜻했던 날씨가 소설 절기를 맞자마자 표변(豹變)한 것처럼 비춰졌다.

사람마다 생각이 다를 수 있지만 겨울 3인방 중 추위와 얼음은 대개 삭막하고 피하고 싶은 자연 현상에 속한다. 이에 비해 눈(雪)은 낭만과 추억, 설해(雪害) 등을 동시에 선사하는 기상 현상이다. 따라서 눈에는 사람들 저마다의 스토리가 담겨 있다.

 

11월 25일 서울에 첫눈이 내렸다?

지난 11월 25일 서울에 첫눈이 내릴 예정이라는 기상청 소식에 전국의 청춘 남녀들은 설렜다. 펄펄 쏟아지는 하얀 함박눈을 생각하고 가슴이 두근거렸을 것이다. 하지만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흩날리는 진눈깨비 수준에 머물렀기 때문. 일부 네티즌들은 “오늘 내린 눈을 첫눈으로 볼 수는 없다”며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기상청은 공식적으로 “이날 서울에 올겨울 첫눈이 왔다”고 판정했다. 이런 판정은 아무렇게나 내리는 것이 아니다. 서울 종로구 송월동에 있는 서울기상관측소 근무자가 육안으로 공중에서 내려오는 눈을 확인하고서야 첫눈 판정을 내린다. 이곳은 옛 기상청 자리다. 서울 강남에서 눈이 내려도 송월동 관측소 근무자가 볼 수 없으면 “서울에 눈이 온 게 아님”으로 공식 판정된다. 시스템이 그렇다는 이야기다.

크리스마스이브에 눈이 올 것인지 늘 관심이 많다. 하지만 아직 기간이 많이 남아 있어 현재 예보 능력으로는 예측하기 힘들다.

눈이 내린다는 예보는 항상 설렌다. 추운 겨울을 포근하게 보낼 수 있는 반가운 손님인 셈. 두고두고 기억할 만한 첫눈의 추억 하나쯤은 만들어두자. ⓒSunny studio/Shutterstock

눈이란 무엇인가?

눈이란 대기 중의 구름으로부터 만들어져 지상으로 떨어져 내리는 얼음 결정을 말한다. 내리는 도중에 기온이 높아져 녹으면 물방울로 바뀌어 비가 된다. 여름철 강수량 예보보다 겨울철 눈 예보가 더 어려운 이유가 여기에 있다.

눈은 영하의 대기 중에서 생성되지만 대기 온도가 너무 떨어지면 오히려 잘 만들어지지 않는다. 대기 중의 수증기 양이 추위로 인해 급격히 줄어들기 때문이다.

눈은 습기 정도에 따라 습설(濕雪)과 건설(乾雪)로 나뉜다. 습설은 대개 영하 1℃~영상 1℃ 사이일 때 나타나며 ‘함박눈’이 대표적이다. 반면 건설은 대기가 건조하고 기온이 영하 10℃ 아래로 떨어질 때 내린다. 내리면서 잘 뭉쳐지지 않으며 ‘가루눈’이나 ‘싸락눈’으로 바뀌어 내린다. 함박눈을 맞을 때는 즐거운 기분에 무겁다는 생각이 별로 들지 않는다. 하지만 눈이 뭉쳐지게 되면 가벼웠던 모습은 이내 사라지고 그 무게는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커진다. 이를테면 폭 10m, 길이 50m의 비닐하우스 위에 습설이 10㎝ 정도 쌓이면 그 무게는 15톤에 달한다.

 

눈의 종류가 다양하다?

얼음 결정인 눈은 판 모양, 각기둥 모양, 바늘 모양, 불규칙한 모양 등 그 형태가 매우 다양하다. 형태별로 대개 다음 4가지로 나뉜다.

▷ 함박눈(Snow Flake) _ 작은 눈들이 엉켜 붙어 커다란 눈송이가 되어 내리는 현상을 가리킨다. 무척 드물지만 지름이 10㎝ 정도 되는 커다란 눈송이가 내리기도 한다. 포근한 날씨, 비교적 따뜻한 지역에서 자주 보인다. 대개 기온이 영하 5℃ 이상으로 유지되어야 하는데 만약 영하 5℃보다 낮은 날에는 엉김 현상이 덜해 가루눈이 되기도 한다. 습기가 많은 습설의 하나로 눈 결정은 대개 육각형이다.

▷ 가루눈(Powder Snow) _ 잘 뭉쳐지지 않는 건조한 가루 모양의 눈을 말한다. 함박눈보다 더 미세한 얼음 결정이며, 대체로 기온이 낮을 때 내린다.

▷ 싸락눈(Graupel) 혹은 싸라기눈(Snow Pellets and Ice Pellets) _ 불안정한 대기층에서 내리는 눈으로 백색의 불투명한 얼음 알갱이 형태를 하고 있다. 눈의 결정에 미세한 얼음 알갱이가 붙어서 생긴 것이다. 얼음 알갱이는 지름 약 2~5㎜의 둥근 모양 또는 원뿔 모양으로 부서지기 쉽다. 단단한 지표면에 떨어지면 튀어 올라 쪼개지는 경우도 있다.

▷ 진눈깨비(Sleet) _ 눈과 비가 섞여서 내리는 현상이다. 진눈깨비는 눈이 내릴 때 지면 부근의 기온이 0℃ 이상일 경우 지면 가까이에서 눈의 일부가 녹아서 나타난다.

 

왜 강원도 동해안 지역에는 눈이 많이 올까?

지난해 2월, 동해안 지역에 ‘눈폭탄’이 쏟아졌다. 2월 6~10일 사이 진부령에는 무려 122㎝에 달하는 폭설이 내렸다. 어른 허리만큼 눈이 쌓이자 “하늘에 구멍이라도 난 건가”라는 이야기가 돌았다. 당시 진부령 외에도 강릉 104.5㎝, 동해 82㎝, 속초 75㎝의 눈이 내려 강원 영동지역은 그야말로 ‘겨울왕국’이 됐다.

그래서 예부터 ‘양강·양간지풍(襄江·襄杆之風), 통고지설(通高之雪)’이라는 말이 전해 내려온다. 강원도 양양과 강릉, 양양과 간성 사이에는 바람이 유명하고 통천과 고성에는 눈이 유명하다 해서 생겨난 말이다. 지난해 2월엔 ‘통고지설’이 한몫했고, 2004년 봄 낙산사가 소실됐을 땐 ‘양간지풍’이 위력을 떨쳤다.

2월쯤 되면 북쪽의 찬 공기가 힘을 못 쓰고 만주 동쪽으로 밀려난다. 대륙고기압의 중심이 동쪽으로 치우치면서 주로 북동풍이 분다. 북동풍이 상대적으로 따뜻한 동해를 지나면서 해기차(대기와 해양의 온도차)가 생겨나고 이때 구름대가 발달한다. 이 구름대가 우뚝 솟은 태백산맥에 부딪치면서 강력한 눈구름대가 형성되어 강원 영동지역에 폭설을 쏟아 놓은 것이다.

 

눈 무게는 어느 정도일까?

겨울눈은 낭만과 추억의 대상이지만 여러 형태의 무시하지 못할 눈 피해인 설해(雪害)도 남긴다. 교통이 두절되고 눈사태가 일어나며 곳곳에서 비닐하우스와 축대가 붕괴되기도 한다. 특히 습설의 무게는 상상을 넘어선다.

지난해 2월 17일 오후 9시경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 붕괴 사고로 학생 등 10명이 숨지고 105명이 부상을 입은 큰 사고가 있었다. 체육관 지붕에 덮인 습설이 제대로 지어지지 않았던 체육관을 폭삭 내려앉게 한 것이다. 당시 습설의 위력이 화제가 됐다. 지붕에 덮였던 습설의 무게를 180톤에서 200톤까지 추정했다. 지붕을 짓눌렀던 습설의 무게를 가늠하는 비유도 여럿 등장했다. ‘5톤 트럭 36대(180톤)’ ‘1톤짜리 전봇대 180개(180톤)’ ‘15톤 대형 덤프트럭 13대(200톤)’. 실로 무섭게 와 닿던 비유였다.

180톤 정도로 추산한 근거는 이렇다. 지붕 면적 1200㎡, 적설량 50㎝, ㎡당 습설 무게 150㎏을 적용해서 계산했다. 200톤은 적설량이나 ㎡당 습설 무게를 더 본 경우다.

설계상 무너진 건물이 견딜 수 있는 눈의 무게는 ㎡당 112㎏ 정도였는데, 당시 습설은 ㎡당 150㎏를 오르내렸으니 건물이 무너질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이다. 부실시공이나 눈의 쏠림 현상 등 다른 요인이 사고를 재촉했을 가능성도 있었다. 하지만 한데 뭉친 습설의 가공할 만한 무게가 사고의 주된 원인으로 꼽혔다.

 

대설 주의보와 대설 경보는 언제 내리나?

대설 주의보는 특정 지역의 24시간 신(新)적설이 5㎝이상 예상될 때 내려진다. 대설 경보는 24시간 신적설이 20㎝이상 예상될 때 발령된다. 다만, 산지는 24시간 신적설이 30㎝이상 예상될 때 경보가 내려진다. 발령 주체는 기상청이다.

눈이 낭만과 달콤함의 상징이긴 하지만 때로는 반갑지 않은 폭설로 찾아와 삶을 마비시키기도 한다. ⓒFrederic Legrand – COMEO/Shutter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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