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 쓰기] 복수형 단어를 버려라 – 전성기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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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쓰기] 복수형 단어를 버려라

‘그 집 아들은 다 똑똑하다.’

‘우리는 여러 마리의 개를 키운다.’

‘서가에는 책이 가득 꽂혀 있었다.’

‘산에 나무가 빽빽했다.’

‘이번 명절에는 온 가족이 모였다.’

 

이게 우리의 표현방법이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말글이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다.

 

‘그 집 아들들은 다 똑똑하다.’

‘우리는 여러 마리의 개들을 키운다.’

‘서가에는 책들이 가득 꽂혀있다.’

‘산에 나무들이 빽빽했다.’

‘이번 명절에는 온 가족들이 모였다.’

 

요즘 사용하는 우리말과 글을 주의 깊게 들어보면 명사(이름씨)의 단·복수형을 습관적으로, 의식적으로 엄격히 구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옳은 표현일까? 자연스러운 말본새일까?

아니다. 옳은 표현도 아니고 자연스러운 말본새도 아니다. 억지로 영어를 흉내내다보니 습관이 된 것에 불과하다. 그렇다. 영어는 단·복수가 명확하다. 그 수(Number)에 따라 표기가 다르고 동사까지 변화한다. ‘Apple’이라는 단어는 오직 사전에만 올라있을 뿐 초등학교 교과서에도 ‘an Apple’ 아니면 ‘Apples’라고 나온다.

영어 표기법은 그렇다는 말이다. 그러나 우리말글은 수의 개념이 모호하다. 그것이 우리말글의 특징이다. 그러나 요즘은 이 특징을 무시하고 굳이 집합명사까지도 복수형을 써야 ‘든 사람’이 되는 줄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우리말에는 복수형의 단어 대신 훨씬 아름다운 낱말이 있다. 떼, 무리, 줄줄이, 하나같이 등 ‘들개들이 몰려왔다’ 대신 ‘들개 무리가 몰려왔다’ ‘들개가 떼로 몰려왔다’라고 은근하고 맛깔스럽게 표현해왔던 것이다.

영어 좀 배웠다고 매번 복수형을 쓰려니 말이 번잡해지고 글이 조잡해진다. 뿐만 아니라 엉뚱한 오해를 불러오게 된다. ‘이번 명절에 온 가족들이 다 모였다’라고 자랑스럽게 말을 하지만 귀가 예민한 사람은 ‘온 가족들? 가족이 몇이나 되기에… 아~ 아버지 쪽 가족 따로 있고, 어머니 쪽 가족이 따로 있다는 말이군!’ 하면서 애써 이해해준다.

그래도 좋다면 든 사람인 체, 난 사람인 체 하느라 단·복수를 철저하게 따져도 무방하다. 단 바른 말, 좋은 글을 쓰려면 ‘학생들의 가방들을 조사했더니 음란서적들이 무수히 나왔다’ 식의 표현은 멀리하는 게 첩경이다.

수의 개념이 정확하지 않은 우리말글의 명사를 복수형으로 사용하는 것은 올바른 표현방법이 아니다. 우리말은 바르게 알고 써야 그 의미가 제대로 가치 있게 전달된다. ⓒTongRo Images Inc/Shuttersto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