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의 모든 것 ④ 젊은 기부단체 통해 인식 바꾸기 – 전성기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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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의 모든 것 ④ 젊은 기부단체 통해 인식 바꾸기

2015.12.14 · HEYDAY 작성

‘비카인드(Be Kind)’는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에 다니던 제 친구 김동준 대표의 제안으로 시작하게 된 소셜벤처기업입니다. 김동준 대표는 대학교 휴학 중에 기부금 관리 소프트웨어 제작 프로젝트를 진행하다가 우연히 국내 기부금 시장의 현황을 볼 수 있었답니다.

몇몇 대형 비영리재단을 제외하곤 관리할 기부금을 모금하는 것조차 쉽지 않은 실정이었고, 무엇보다 국내에 만연해 있는 기부에 대한 인식이 굉장히 무겁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결국 그는 국내 기부 문화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자 ‘비카인드(Be Kind)’를 설립하게 됐고, LG서브원에서 근무하던 저도 함께 합류하게 됐습니다.

슛포러브

2014년은 비카인드에게는 여러모로 큰 의미가 있는 해였습니다. 당시 후원하던 한 소아암 환아가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었죠. 김 대표와 저는 아이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소아암에 대해서 많은 사람에게 알려야겠다는 결심을 했습니다. ‘아픈 아이들에게 용기를 주고 우리가 하는 활동을 보고 재미있어 할 캠페인이 무엇이 있을까?’ 생각하다 떠오른 것이 ‘슛포러브’입니다.

때마침 브라질월드컵을 앞두고 있어서 축구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집중돼 있었으니 간이 축구장을 만들어 시민, 연예인, 축구선수가 페널티킥 대결을 펼치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도전자가 한 골을 넣을 때마다 삼성카드가 5000원의 기부금을 냈고, 행사에 관련된 모든 소식을 SNS에 올렸더니 뜨거운 반응이 일기 시작했습니다. 윤도현, 비스트, 빅스, 서강준, 홍진영 등 유명 연예인들도 연이어 참여했습니다. 꽤 많은 기부금이 소아암 환아의 치료비로 전달될만큼 성공적인 캠페인이었습니다.

시즌 2를 구상 중일 때였습니다. ‘해외의 축구 스타들을 동참시킨다면 전 세계적으로 화제가 돼 소아암으로 고통받는 아이들이 좀 더 힘을 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슛포러브-월드투어’는 시작과 동시에 위기를 맞이했습니다. 아시아에서 온 동양인 청년 4명이 월드 스타들을 섭외한다는 것은 너무나도 벅찼기 때문입니다. ‘다시 돌아가야 하나’라는 생각을 할 때 소아암 환아들의 모습이 눈에 아른거렸습니다.

라울
‘슛포러브-월드투어’에 참여한 세계적인 축구선수 라울 곤살레스.
기성용
‘슛포러브-월드투어’에 참여한 우리나라 국가대표 축구선수 기성용.

이대로 물러날 수 없다는 생각에 우여곡절 끝에 FC 바르셀로나의 전설인 카를레스 푸욜을 만나게 되었고 소아암 아이들을 위한 간절한 진심을 담아 그에게 얘기했더니 흔쾌히 승낙을 받아낼 수 있었습니다. 푸욜의 참여로 자신감을 얻은 우리는 라울, 에브라, 존 테리 등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대스타들을 동참시키며 이어가고 있습니다. 물론 ‘영원한 캡틴’ 박지성을 비롯해 기성용, 손흥민, 이강인 선수 등 해외에서 활약 중인 우리나라 선수들의 지지가 없었다면 끝까지 못 해내고 이미 한국으로 돌아갔을지도 모릅니다. 

요즘 저희에게 힘이 되는 것은 SNS에 올라오는 ‘슛포러브-월드투어’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입니다. ‘재미있게 보고 있다’는 반응과 ‘재미를 넘어서 소아암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는 댓글을 볼 때면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책임감을 느낍니다. 동정심을 유발하는데 치우친다거나 기부하는 데 있어 딱딱하고 어려운 절차를 거쳐야 하는 것이 아니라 더욱 쉽고 즐겁게 바라볼 수 있는 캠페인을 통해 기부에 대한 인식을 바꾸기 위해 노력하려고 합니다.

현재 비카인드는 레알 마드리드 소속의 현존하는 세계 최고 축구선수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참여를 목표로 영국 런던에 체류하고 있습니다. 꼭 성공하고 돌아갈 수 있도록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기획 최동석·이충섭 최준우(비카인드 이사) 사진 비카인드
※ 이 기사는 <헤이데이> 12월호에 게재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