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이야기] 20 돈 냄새 가득한 뉴욕 5번가 – 전성기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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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이야기] 20 돈 냄새 가득한 뉴욕 5번가

세계 최고의 번화가 뉴욕 5번가. ©Songquan Deng/Shutterstock

뉴욕 맨해튼의 최고 거리는 5번가다. 과거의 명동과 현재의 강남 테헤란로를 합쳐놓은 정도의 위상이랄까? 세계 최고 브랜드들이 모여 있고, 미국의 최고기관이나 회사들이 자리한 거리다. 좀 더 정확히 설명하자면,  5번가는 남쪽 맨해튼 워싱턴스퀘어파크에서 시작되어 북쪽 할렘지역 143번가까지 이어지는 거리다. 남북으로 일직선으로 곧게 뻗은, 정확히 10㎞ 도로다. 박물관이 많아서 ‘뮤지엄 마일’이라 부르기도 한다.

가장 핵심지역은 32번가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에서부터 센트럴파크 남단인 59번가까지의 약 1.5㎞다. 중심가 중의 중심가로 꼽을 수 있는 이 거리에 뉴욕이라면 떠오르는 건물이나 회사, 쇼핑몰 대부분이 모여 있다. 뉴욕공공도서관, 미국 최고 백화점인 삭스애비뉴, 로드&테일러, 버그도프 굿맨, 록펠러센터, 세인트패트릭성당, 트럼프월드타워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또 티파니, 샤넬, 루이비통, 프라다, 까르띠에, 폴로 등 우리가 아는 유명 브랜드는 모두 여기에 매장을 연 상태다.

원래 5번가는 남쪽인 워싱턴스퀘어파크에서 시작되었다. 그 북쪽은 조용한 주택지역이었다. 1862년에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 자리 부근에 어느 한 갑부가 이곳에 대저택을 지으면서 중심가로 개발되기 시작한다. 1893년에는 유명한 월도프아스토리아호텔이 들어섰다(이 호텔은 1920년대 말 현재의 파크애비뉴로 이전했고, 부지에는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이 세워졌다.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은 1931년에 완공했다).

이후 이 주변은 급속도로 개발되기 시작했다. 잇따라 들어선 상점들은 귀족들의 지원에 힘입어 나날이 번창했다. 1908년 5번가는 센트럴 남쪽 지역인 59번가까지 연장되고 상업시설이 주거지역을 파고들면서 변화가 계속되어 갔다. 로드&테일러백화점의 입점을 필두로 하이엔드 쇼핑상가들이 들어섰고, 1910년대의 공공도서관 건립과 1930년대의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 완공으로 5번가는 뉴욕 최고의 번화가로 거듭났다.

5번가 58번 스트리트에서 남쪽으로 바라본 풍경, 앞에 보이는 양쪽 빌딩이 모두 버그도프 굿맨이다. 멀리 첨탑이 보이는 건물은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이다. 추운 겨울에도 언제나 사람들로 북적인다. ©곽용석

최고의 쇼핑가와 주거공간이 모여 있는 곳

59번가와 96번가 사이는 센트럴파크를 조망할 수 있는 고급 주택들이 들어섰다. 1900년대 초에 내로라하는 뉴욕의 부자들이 모조리 이곳으로 들어왔다. 이 지역의 별명이 ‘백만장자의 거리’라는 사실만 봐도 그 위세를 짐작할 수 있다. 주택들 사이에는 유명한 박물관도 하나씩 건립되었다. 유대인박물관, 구겐하임박물관, 프릭박물관 그리고 메트로폴리탄박물관. 이런 명소들 때문에 ‘박물관 거리(뮤지엄 마일)’라는 별명도 붙었다. 어느 쪽을 봐도 뉴욕 가이드북에 적혀있는 것처럼 ‘돈의 향기에 젖은 거리’임은 분명하다.

영화 <나홀로 집에>의 촬영 장소로 유명한 플라자호텔도 5번가의 정점이라 할 수 있는 59번가에 속해 있다. 센트럴파크 남단이자 쇼핑 거리의 시작 지점인 이곳에 플라자호텔이 자리 잡은 건 100년도 넘은 1907년의 일이다.

미술관이 몰려있는 성북동과 평창동, 명품매장이 몰린 최고의 쇼핑가인 명동과 청담동 일대, 그리고 가장 비싼 주거공간인 타워팰리스 등을 한곳에 모아놓았다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그곳이 맨해튼 5번가다. 49번가부터 60번가 사이는 세계에서 가장 비싼 쇼핑 거리가 되었고, 1990년대 중반 이후 세계에서 임대료가 가장 비싼 상가로도 유명해졌다. 50번가 록펠러센터 1층 임대 매장 월세는 1평에 1000만원을 넘어선다. 일반적인 매장이 대략 100평 안팎임을 고려해보면 월 임대료로 10억원 이상을 감당할 수 있는 브랜드만이 여기 입점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래도 임대료 부담보단 자리가 없는 게 이곳의 문제다. 쉽게 공실이 나지도 않을 뿐더러 설사 매장이 임대 시장에 나와도 선뜻 입주가 불가능하다. 건물주가 그 가게의 컨셉트를 심사하기 때문이다. 1층 매장은 물론이거니와 고층의 사무실 임대도 사전 심사를 거쳐야 한다. 건물주가 추구하는 이미지에 부합하지 않으면 입실 허가는 절대 떨어지지 않는다.

55번가 코카콜라빌딩 1층에는 현재 폴로 랄프로렌의 의류 매장이 입점해 있다. 그 전에는 다른 업체가 들어오려고 했지만 건물주는 자신이 바라는 이미지에 적합하지 않다는 이유로 거부했다. 그래서 그 자리가 2년간 공실로 남겨져 있었다. 천문학적 임대료 수익을 생각하면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는 일이다. 하지만 그게 5번가의 참 모습이며 위세일지도 모른다.

5번가 55번 스트리트에 있는 코카콜라 본사 건물 1층에 폴로 의류 매장이 있다. 뒤에 있는 건물에는 루이비통이 입점했다. 그 뒤편에 보이는 검은 빌딩은 트럼프월드 주상복합 건물이다. ⓒ곽용석

5번가에 있는 사무실은 자부심의 상징

그래서 5번가에 사무실을 냈다는 사실만으로도 회사들은 자부심을 느끼게 된다. 일단 그 정도의 임대료를 감내할 수 있는 회사라는 사실을 자연스레 증명하게 된다. 5번가에 사무실이나 매장을 내고 유지할 수 있다는 사실은 그것만으로도 뉴요커나 해외 비즈니스맨들에게 만만치 않은 회사라는 점을 은연중에 뽐내는 홍보 행위가 된다. 일례로 5번가 16층에 사무실을 낸 어느 작은 회사는 입주까지 2년을 기다려야 했다. 이 회사의 대표는 싱가포르에서 비즈니스 협상 도중 5번가 주소가 적힌 명함을 내밀자 상대의 태도가 달라졌다는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그의 사무실 임대료는 평당 100만원 정도다. 전체 임대 면적이 대략 30평 남짓이니 월세가 3000만원가량 되는 셈이다. 창문도 작고 전망도 없는 16층의 좁은 공간인데도 말이다. 한 블록 건너편의 GM 사무실은 평당 임대료가 세 배나 더 비싸다. 방문도 까다롭다.

5번가 50번 스트리트의 록펠러센터 앞 상가 건물. 세계에서 가장 비싼 상가지역으로, 월 임대료가 한 평에 600만원 이상이다. 연말에는 이 부근을 걸어 다니기가 어려울 정도로 관광객이 몰려든다. ©곽용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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