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왜 여의도행 열차를 타려고 할까? – 전성기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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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왜 여의도행 열차를 타려고 할까?

여의도행 열차를 기다리는 사람들

오는 4월 총선을 앞두고 전국이 시끄럽다. 나름대로 잘난 사람들이 여의도행 열차를 타기 위해 정거장마다 북적거리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집계한 예비 후보 등록 숫자는 전국 246개 선거구에 843명으로 3.4대1의 경쟁률이다. 이는 4년 전보다 200여 명 줄어든 수치다. 최근 신당 창당 움직임 등으로 상당수 사람들이 등록을 미루고 있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여전히 여의도행 열차가 지나는 정거장은 몹시 복잡해 보인다.

열차를 기다리는 사람들 중에는 이미 여의도에 터를 잡고 있는 사람, 4년마다 찾아오는 선거철에 얼굴을 내미는 재수생, 새롭게 선량을 꿈꾸며 경쟁 대열에 참여한 사람들 등 정말 다양하다.

특히 각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사람들도 눈에 띈다. 직업 관료로 최고위직인 장·차관까지 오른 사람, 기업가로서 성공한 사람, 언론인, 연예인 등 자신의 분야에서 명성을 날린 사람들이 여의도 입성을 노리며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심지어 안대희 전 대법관이나 정보기관의 수장이었던 김만복 전 국정원장의 모습도 보인다. 이러한 행렬이 과연 바람직할까.

여의도행 열차를 타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정거장을 기웃거린다. 한정된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보이지 않는 전쟁이 치열하다. 그들에겐 여의도 다음 정거장은 중요하지 않아 보인다. 왜 여의도는 많은 이들에게 꿈의 종착역이 되었을까. ©alice-photo/Shutterstock

여의도행 열차는 왜 꿈의 열차가 되었나

이들이 여의도행 꿈을 이루었다고 하자. 초선의원이다. 그런데 여의도는 선수 중심으로 운영된다. 의사당 내 자리부터 의원회관 사무실까지 선수 위주로 배치된다. 당직은 말할 나위없다. 더욱이 여야가 의사당 내에서 몸싸움을 할 때 최일선은 초선의원이 담당해야 한다. 이들이 겪게 될 어려움이 눈에 선하다. 과거에 장관 출신 의원이 소속 정당 의원 내 사령탑의 지휘를 따르지 않고 몸싸움에서 빠졌다가 당내에서 어려움을 겪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일가를 이룬 사람들이 금배지를 달기 위해 부산하게 움직이는 모습은 내각제 국가에서는 흔하지만 제대로 된 대통령제 국가에서는 드물다. 아니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표적 대통령제 국가인 미국 상·하원에서 장관급 출신은 미무역대표부 대표(USTR)를 지낸 랍 포트먼 상원의원밖에 없다. 그런데 그도 직업 관료 출신이 아니라 USTR이 되기 전에는 연방하원으로 있었다.

우리는 어떨까. 현재 국회에는 직업 관료 출신으로 지역구 선거를 통해 당선된 장관 또는 장관급 출신이 4명, 차관 또는 차관급 출신은 그보다 많다. 최고경영자(CEO) 출신도 다수다. 자신의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들은 왜 여의도행을 꿈꿀까. 그것도 역할이나 영향력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초선의원을.

대부분이 자신의 전공 분야에서 겪은 경험을 국가 사회에 이바지하기 위해서라고 답할 것이다. 이들의 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 힘들다. 그게 이유라면 다른 방식으로 국가와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길도 많다. 적극적인 활동을 원한다면 위원회나 시민단체에 자연인으로 참여하는 것이 더 좋다. 또 학생들을 가르칠 수도 있고 책을 쓸 수도 있지 않은가. 입법 활동을 통해 전문성을 발휘하고 싶다면 굳이 지역구가 아니라 비례대표를 통해 여의도로 가면 된다. 비례대표제란 전문가나 사회의 다양한 소리를 모으기 위한 제도다.

 

제대로 늙을 준비

늙은 저명인사들의 여의도행 행렬이 곱게 보이지 않는다. 단순히 권위와 명예를 좇아서일까. 각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저명인사들이 여의도행 열차를 타기 위해 줄을 서는 데는 보다 근본적인 이유가 분명 있다. 명예든 돈이든 그저 우리 사회 늙은 엘리트들의 탐욕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그들은 입신출세의 사다리를 타고 오르는 동안에 제대로 늙을 준비를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각 영역의 전문가로서 또 한 단체의 수장으로서 발휘했던 역량을 꼭 여의도에서 펼칠 이유는 없다. 늙을 준비가 안 된 이들이 외형적으로 번지르한 여의도 생활을 꿈꾸고 있다면 지나친 평가일까.

‘바빠서’라고 변명을 하겠지만 글쎄다. 세월의 흐름은 누구도 거부할 수 없는 것이 아닌가. 과거 조선시대 등에는 고위 관료를 지낸 사람이 낙향해 후학들을 가르치거나 저술을 하면서 인생을 정리했다. 그들은 후배 양성에 힘을 쏟고 고을의 지혜로운 어른 역할을 하며 조용히 생을 마감했다.

물론 우리 사회가 이 같은 경력자들을 수용할 체제를 갖추지 못하고 있는 것도 분명 문제다. 이들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자리가 없는 것이 사실이다. 미국에서 특파원 생활을 할 때가 떠오른다. 대학교수 퇴직자들이 공공 도서관에서 자원봉사로 자료 찾기와 독서 상담을 해주던 모습. 그들은 진짜 행복해 보였고 살아온 생이 존경스러웠다. 우리는 제대로 늙기 위해 잘 준비되어야 한다. 나라 정책도 개인 마음가짐도 다시 점검 해 볼 때다.

늙을 준비를 잘하고 있는지 스스로 돌아보자. 잘 늙는다는 것은 과한 욕심을 버리고 자기를 낮추며 배려를 실천하는 것이다. 시작도 끝도 없을 욕망과 탐심을 좇으며 살지 말자. 나이 듦의 행복과 감사를 누리자. ©Anchiy/Shutter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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