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大寒) 이야기, 최강 한파 속 봄을 꿈꿀 시기 – 전성기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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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大寒) 이야기, 최강 한파 속 봄을 꿈꿀 시기

1월 21일은 ‘대한(大寒)’ 절기다. 24절기 중 마지막이자 6개 겨울 절기 중 마지막이기도 하다. 절기 기준으로만 보면 지난해 입동(立冬, 11월 8일)에서 시작한 겨울은 소설(小雪), 대설(大雪), 동지(冬至), 소한(小寒)을 줄기차게 내달려 마침내 대한까지 이르렀다.

 

최강 한파 ‘대한’이다!

‘큰 추위’라는 이름대로 해마다 대한 무렵이면 여지없이 춥다. 연중 가장 추운 때라고 여겨 절기 이름도 ‘대한’으로 붙였다. 하지만 지금까지 우리나라 기후 통계를 보면 대개 소한 무렵이 가장 춥고 그 다음이 대한 무렵이다. 24절기가 중국에서 유래해 절기명과 우리나라 실제 날씨 사이에 다소 엇박자가 났다는 분석이 있는가 하면, 기후 변화로 겨울 추위가 옛날보다 앞당겨졌기 때문이란 해석도 있다.

하지만 이번 겨울은 달랐다. 대한이 제 이름값을 하고 나왔다. 대한을 사흘 앞둔 1월 18일부터 전국 많은 지역이 영하 10~15℃를 오르내리는 맹추위를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19일에는 서울 최저기온이 영하 15.1℃로 뚝 떨어졌고 체감기온은 영하 25℃ 전후로 낮아졌다. 이날 서울에 올해 들어 처음으로 한파 주의보가 발령됐다. 서울 낮 최고기온이 영하 8℃에 머물렀다. 설악산 최저기온은 영하 27.9℃까지 곤두박질했고 철원은 영하 17.5℃를 기록했다. 이 정도면 가히 ‘냉동고 한파’가 엄습했다고 할 만하다. 올겨울 날씨가 보기 드물게 따뜻했던 터라 상대적으로 느끼는 추위는 더 심했다.

그런 점에서 ‘대한이 소한 집에 놀러 갔다 얼어 죽었다’ ‘소한의 얼음이 대한에 녹는다’ ‘소한에 얼어 죽은 사람 있어도 대한에 얼어 죽은 사람은 없다’ ‘춥지 않은 소한 없고 포근하지 않은 대한 없다’는 등의 속담들도 이번 겨울에는 통하지 않게 됐다. 이들은 모두 이름과는 달리 ‘대한이 소한보다 덜 춥다’는 뜻을 담고 있는 우리네 속담들이다.

 

겨울 삼총사의 멋진 등장

요즘 바야흐로 ‘겨울 삼총사’가 기다렸다는 듯 모두 등장했다. 한파, 눈, 얼음이 그것이다. 19일 낮 중부지방과 경북지역을 중심으로는 한파 경보와 한파 주의보가, 충청·전라지역엔 대설 경보와 대설 주의보가 각각 발령됐다. 뿐만 아니다. 강원지역엔 건조 주의보가, 제주도와 동서남해상에는 풍랑 경보와 풍랑 주의보까지 발령됐다.

얼음도 등장했다. 기상청은 대한인 21일 오전 올해 들어 처음으로 한강 결빙이 관측됐다고 밝혔다. 결빙이란 얼음으로 인해 강물을 완전히 볼 수 없는 상태를 가리킨다. ‘한강 결빙 판정’ 역시 기상청 몫인데 거기에는 일정한 기준이 있다. 한강대교 노량진 쪽 2번째 교각에서 4번째 교각 사이 상류 100m 부근에 걸쳐있는 남북 간 띠 모양의 범위에서 결빙이 관측돼야 비로소 “한강이 얼었다”는 판정을 내린다. 올해 한강 결빙 관측 시기는 평년(1월 13일)보다는 8일 늦고, 지난해(1월 3일)보다는 18일이나 늦었다. 기상 관계자들은 앞으로 한강이 광범위하게 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아무튼 이번에 “겨울 날씨는 이런 거야” 하며 본때를 보여 주는 것만 같다. 고속도로 차량 다중충돌 사고, 강원도 등반 사고, 각종 동파 사고 등 인적·물적 피해가 속출한 것은 말할 나위도 없다. 날씨 때문에 축제가 줄줄이 취소됐던 강원도나 스키장 주인들은 반겼겠지만, 출퇴근 시민이나 난방 걱정을 하는 서민들로선 걱정이 태산 같은 날씨다.

지난 소한(1월 6일) 무렵까지만 해도 겨울답지 않은 겨울 날씨가 계속되자 “올해 겨울은 공짜로 넘어간다”며 입을 댔던 많은 이들이 이번에 머쓱해지고 말았다. 사실 이번 겨울 전반부인 지난해 12월 날씨는 보기 드물게 따뜻했다. 기상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평균기온은 3.5℃로 평년(1.5℃)보다 2.0℃ 높아 1973년 이래 가장 높았다.

전국 평균 최저기온도 영하 0.6℃로 평년(영하 3.2℃)보다 2.6℃ 높아 1973년 이래 가장 높았다. 대륙고기압의 발달이 평년보다 약했던 가운데 남쪽으로부터 따뜻한 공기가 유입돼 전국 평균기온이 평년보다 높았다는 해석이었다. 1997~1998년 이래 역대 2위급에 해당하는 강도 높은 엘니뇨가 발달해 계속 버티는 바람에 따뜻한 겨울 날씨가 됐다는 해석도 붙었다. 이런 ‘따뜻한 겨울’이 1월 중순까지 이어지다 대한 바로 직전에 강추위로 돌변한 것이다.

올해 대한은 소한을 멋지게 이겼다. 체감온도가 영하 20℃까지 떨어져 ‘러시아보다 추운 서울 날씨’라는 우스갯소리가 사실이 됐다. 전국이 꽁꽁 얼어붙어 외출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Pepgooner/Shutterstock
올해 대한은 소한을 멋지게 이겼다. 체감온도가 영하 20℃까지 떨어져 ‘러시아보다 추운 서울 날씨’라는 우스갯소리가 사실이 됐다. 전국이 꽁꽁 얼어붙어 외출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Pepgooner/Shutterstock

 

대한 끝에 양춘(陽春) 있다

기상청 중기(10일) 예보를 보면 최저기온이 영하 10~15℃를 오르내리는 한파는 1월 26일 정도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지역 편차가 있겠지만 수도권과 강원지역을 중심으로 한 추세 예보가 그렇다는 얘기다. 올해는 소한이 아니라 대한 절기를 전후한 열흘 정도에 올겨울 최상급 한파가 엄습하겠다는 예보인 셈이다.

하지만 대한과 관련된 또 다른 속담으로 ‘대한 끝에 양춘(陽春) 있다’가 있다. 소한·대한 추위를 넘기면 이윽고 봄날을 맞게 된다는 얘기다. 여기서 양춘(陽春)이란 ‘따뜻한 봄’이란 뜻으로 음력 정월의 다른 이름이기도 하다. 과거 겨울 추위는 입동(立冬)부터 시작해 소한(小寒)으로 갈수록 추워져 대한에 이르러 최고에 이른다고 봤다. 때문에 연중 가장 추운 대한 고비만 잘 넘기면 입춘(立春)이 바로 찾아와 따뜻한 봄을 맞을 것으로 생각했다.

이 속담은 대한 추위가 지나면 입춘, 우수(雨水), 경칩(驚蟄), 춘분(春分)으로 이어지는 봄 절기가 줄줄이 기다리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말이다. 옛날 과거시험을 준비했던 유생들이나 어려운 일을 당한 사람들에게 힘든 고비를 현명하게 잘 극복하라는 뜻에서 이 말을 곧잘 인용했다고 한다. ‘밤이 깊을수록 새벽도 가깝다’는 말이 있듯이 이제 보름 정도 후면 어김없이 입춘(2월 4일) 절기가 우리를 찾아온다. 춥고 긴 겨울을 배웅하고 목전에 다가온 따뜻하고 희망찬 봄날을 기다리며 ‘입춘대길(立春大吉)’을 외칠 때가 임박했다는 얘기다.

요즘 같은 한파에 장시간 노출되면 저체온증, 동상과 같은 한랭 질환에 걸릴 우려가 많으므로 주의가 요망된다. 빙판길에 미끄러져 타박상, 골절상을 입는 낙상 피해도 빈번해진다. 특히 노인들에게 낙상 사고는 치명적일 수 있으므로 각별한 대비가 필요하다.

한편, 기상청 한파 특보 발령 기준은 다음 표와 같다.

구분 기상청 특보 발령 기준







10월~4월에 다음 중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
① 아침 최저기온이 전날보다 10℃ 이상 하강하여 3℃ 이하이고 평년값보다 3℃가 낮을 것으로 예상될 때
②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2℃ 이하로 2일 이상 지속될 것이 예상될 때
③ 급격한 저온현상으로 중대한 피해가 예상될 때


10월~4월에 다음 중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
① 아침 최저기온이 전날보다 15℃ 이상 하강하여 3℃ 이하이고 평년값보다 3℃가 낮을 것으로 예상될 때
②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5℃ 이하로 2일 이상 지속될 것이 예상될 때
③ 급격한 저온현상으로 광범위한 지역에서 중대한 피해가 예상될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