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니어 리포트] 50+ 여성들이 일터로 돌아오고 있다 – 전성기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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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시니어 리포트] 50+ 여성들이 일터로 돌아오고 있다

나이 든 무직 여성들의 구직 난망

지난해 말 미국 경기가 조금씩 향상되는 기미가 보이면서 연방준비제도(Fed)가 거의 10년 만에 처음으로 금리를 올렸다. 지표상은 경제학자들이 완전고용으로 간주하는 실업률 5%. 하지만 현실은 일자리에 재도전하는 수백만 명의 미국인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경기침체 후 갈 길을 잃고 큰 난관에 봉착한 그룹은 다름 아닌 50세 이후의 무직 여성들. 다른 연령층이 일터로 돌아오듯 이들이 일자리로 몰려들고 있다고 <뉴욕타임스> 12일자 ‘Over 50, Female and Jobless Even as Others Return to Work’ 칼럼에서 밝혔다.

시애틀에 사는 58세의 체티 맥아피는 2007년 경기침체로 30년 다니던 직장에서 정리해고된 후 집에서 쉬고 있다. 새 직장을 구하려고 계속 지원서는 내고 또 냈다. 할 수 없이 그동안 모아둔 돈과 가족들에게 의지해 집에 압류 들어올 극한 상황은 막았지만, 왜 그렇게 직장 찾는 데 오래 걸리느냐는 식구들 눈치는 피할 수 없었다. 어느 누구도 쉽게 머리가 돌고 미칠 수 있다는 걸 인정하게 됐다. 이제는 무지개 반대편에 서 있는 느낌. 끝이 보이지 않는 거 같다고 푸념한다.

제조업의 쇠퇴, 헬스케어 산업의 급부상, 전문직 진출 여성의 증가 등으로 전통적인 남성의 일자리를 위협하고, 일하는 여성의 지위가 많이 향상되는 최근의 경제·사회적 트렌드 속에서 여성의 구직 난망이란 현상은 매우 특이하다.

나이든 여성이 신문을 펼쳐 들고 구직 정보란을 꼼꼼히 읽고 있다. ⓒDiego Cervo/Shutterstock
나이든 여성이 신문을 펼쳐 들고 구직 정보란을 꼼꼼히 읽고 있다. ⓒDiego Cervo/Shutterstock

하지만 상당수의 나이 든 여성들은 과거보다 변변찮은 기술을 사용하며 훨씬 적은 돈을 번다. 어떤 여성들은 수개월 혹은 수년 동안 직업 없이 무일푼으로 전락하거나 직업을 찾을 시도조차 포기하고 만다.

세인트루이스뱅크에서 실시한 장기 실업에 관한 최근의 연구에 따르면 50세 이상의 여성에 대한 전망은 대공황(The Great Recession) 이후 암울했다. 경기 하강이 시작되기 직전인 2006~2007년에 이 연령층 실업 인구의 4분의 16개월 이상이나 직업이 없었다. 2012~2013년에는 나이 든 무직 여성들이 전체 장기 실업자의 절반을 차지했다.

그 이후 조금 나아지면서 많은 수의 나이 든 여성들이 일터로 돌아오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경제학자들은 지적한다. 6년 반 전에 끝났다는 경기 침체 여파는 여전히 지속되어 직장 내에 안정적인 일자리를 찾아 헤매는 50세 이상의 여성 행렬이 끊이지 않는다.

 

50세 이상 여성의 재취업이 불리한 이유

경기 침체 때보다 새 직장을 구하는 데 더 오랜 시간이 걸리는 이유는 왜일까? 육아 때문에 젊은 나이에 노동인구에서 자발적으로 퇴장한 여성의 경우 50세 이상이 되어 다시 돌아오기가 쉽지 않다. 그들은 노동시장이 얼마나 힘들고 냉정한지 인지하지 못하며 정상적으로 돌아오는 데 꽤 많은 시간이 든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한때 재보험 회사의 부사장을 지냈던 린 콜라프란체스코는 59세의 이혼녀다. 3년 전에 풀타임 직장을 찾아다녔다. 두 아이를 돌보느라 휴식기를 가졌다는 말을 하자마자 인터뷰 담당관은 한마디로 일고의 가치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단다.

그걸 듣고 싶어 하지 않으니 이제는 아이들에 대해 일절 언급하지 않는다고 콜라프란체스코는 말한다. 수지를 맞추기 위해 1주일에 이틀 동안 기간제 교사로 일하며 페어필드에 있는 그녀의 집에 방을 세놓아 임대수입으로 버티고 있다.

나이 든 사람들은 남자든 여자든 나이 차별(Age Discrimination)과 싸워야 한다. 인터뷰 때 젊은 사람을 선호한다는 말을 여러 차례 들었다고 캐런 램킨은 말한다. 그는 25년간 변호사로 일한 경험이 있으며 보스턴 외곽에 살고 지난 3년간 무직이다. 이제는 하급직 급여에도 만족한다. 그건 아무 문제가 안 된다고 고백한다.

전문적인 인맥 네트워크는 위축되고 최첨단 기술로 무장하지 못한 나이 든 근로자들은 밀려날 수밖에 없다고 미네소타대학교의 칼슨경영대학 코니 웬버그 교수는 강조한다. 세상은 점점 온라인으로 연결되며 나이든 사람들은 최신 기술에 능숙하기가 어렵다. 게다가 까다롭기까지 해서 가족과 떨어진 먼 곳으로 재배치되는 걸 부담스러워 한다. 문제는 이런 요인들이 남성보다는 여성의 경우에 훨씬 심하다는 점이다. 나이 들어도 여성은 가족 돌봄의 책임을 남성보다 더 크게 느껴 작업 스케줄에서 더 많은 유연성을 요구하는 경향이 있다고 웬버그 교수는 덧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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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일을 하려는 50세 이상 여성이 점점 늘고 있다. 하지만 제대로 된 일자리를 구하는 건 하늘의 별 따기다. ⓒGoran Bogicevic/Shutterstock

그럼에도 계속 증가하는 고령 여성 구직자들

노동인구에 진입하려는 50, 60, 70대의 여성 수가 기록적으로 높아져 미국 경제의 밑그림을 바꿔 놓고 있다. 같은 연령층의 남성들 수는 떨어지는 데 반해 55세 이상의 여성들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나이 든 노동자들이 젊은이보다 실업률은 대체적으로 낮다고 하지만 한번 직장을 잃게 되면 무직 상태로 있는 기간은 더 길다. 더구나 55세 이상의 여성 중 직장을 잃은 경우 남성보다 새 일자리를 얻는 게 훨씬 어렵다고 미국의 나이 든 사람들을 위한 로비 기관인 AARP의 전 연구원이자 분석가인 세라 릭스는 말한다. 생활 수단을 잃은 나이 든 여성의 경우 동일 연령대의 생활 수단을 잃은 남성에 비해 재고용될 확률은 더 적고 노동력에서 배제될 확률은 더 크다고 그녀는 최근의 연구에서 분석했다.

나이 든 여자들은 재정 상태가 더 열악하다. 아이들 키우느라 경력이 단절되었거나 간헐적으로 일을 할 수밖에 없었다. 또 남편에게 의지했다가 사별이나 이혼 등의 이유로 홀로 된 경우도 많다. 꾸준히 일을 했다 하더라도 남자보다 급여가 훨씬 적어 소셜 시큐리티(한국의 국민연금)나 기타 연금저축과 노후 대비 저축이 미미하다.

기술이 없는 노동자들이 구직할 때 엄청난 불이익을 감수해야 한다. 한데 고학력 졸업장에 화려한 이력을 갖춘 나이 든 많은 여성들에게도 직장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번번이 퇴짜 당하는 굴욕적인 스토리는 허다하다.

미니애폴리스 변두리에 살고 있는 57세의 퇴역 군인인 줄리 우드베리는 전역 후 정보학 박사학위에 도전해 어렵게 학위를 땄다. 극도로 좌절감을 느낀다고 그녀는 말한다. 오래도록 일할 직장을 찾을 수가 없다. 단기 임시직 계약이 끝나면 또 다른 계약을 기다려야 한다고 불평한다. 그녀는 장기 실업자의 통계에 잡히지 않는다.

메릴 맨데이(63세) 역시 실업자에 계산되지 않는단다. 지금 수입은 제로다. 하지만 자영업에 종사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3년 전 이혼하면서 캘리포니아에서 뉴욕 완탁에 있는 어머니의 농가로 이사하기 전 부동산 중개업 자격증을 취득했다. 웹 기반의 교육을 하는 그녀는 이전 직장에서 정리해고된 후 멀리 다른 주로 이주를 하고는 수년째 구직에 실패하고 있다.

 

한국도 노동시장 구조를 개선해야 할 때

그럼 우리나라는 어떤가?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대형마트 캐셔도 45세 이하로 나이 제한이 있으며 설거지나 주방 도우미도 50세 이상은 환영받지 못한다. 그나마 간병인, 가사도우미, 청소, 요양보호사 직에 가물에 콩 나듯 채용되면 이들의 일당은 3만~4만원 선이다.

노인빈곤율이 20% 미만인 미국에서도 <뉴욕타임스> 기사를 보면 절박해 보인다. 고령화가 급격히 진행되고 있는 우리나라의 노인빈곤율은 48.6%OECD 34개국 중 가장 높다. 그러나 연금의 소득대체율(Net Replacement Rate)은 최하위권 수준이라고 한국노동연구원이 지난해 한 보고서에서 발표했다.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의 은퇴가 본격화되면 노인빈곤 문제가 더욱 두드러질 것이므로 고령층 근로자를 수용하는 노동시장 정책의 변화가 반드시 필요한 시점이다.

중년 여성을 위한 고충처리 기관을 육성하고 여성 멘토링 네트워킹을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기보다는 시스템 문제로 인식하고 노동시장의 구조를 개선하는 데 서둘러 힘을 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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