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가 재미있는 ‘제2의 인생’을 만나다 – 전성기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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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가 재미있는 ‘제2의 인생’을 만나다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청소년교육학과 4학년 김조근(63세) 씨. 그의 하루는 오전 8시 집을 나와 지하철을 타고 학교 도서관에 가는 것으로 시작한다. 집에서 지하철 2호선 뚝섬역 바로 옆에 있는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서울지역대학 도서관까지 걸리는 시간은 30분. 도서관에 자리를 잡으면 전공 교재를 펴놓고 컴퓨터로 인터넷강의를 들으며 자기만의 학습 노트를 만든다. 교재와 강의를 자기 것으로 소화해 학습 노트를 만들려면 방송 강의를 최소한 세 번 이상 봐야 한다. 나이가 들면서 기억력이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3학점짜리 여섯 과목을 모두 이렇게 공부한다.

도서관에 자리를 잡으면 교재를 펴놓고 컴퓨터로 방송강의를 들으며 나만의 학습 노트를 만든다. 한 학기 여섯 과목을 이렇게 정리하고 소화해야 하는 힘든 공부다. 하지만 이 ‘공부하는 재미’는 제2의 인생에서 찾은 최고의 즐거움이다. “공부만큼 힘든 것도 드물지만 공부만큼 재미있는 것도 없다”는 게 그의 소신이다. ⓒ이광복
도서관에 자리를 잡으면 교재를 펴놓고 컴퓨터로 방송 강의를 들으며 나만의 학습 노트를 만든다. 한 학기 여섯 과목을 이렇게 정리하고 소화해야 하는 힘든 공부다. 하지만 이 ‘공부하는 재미’는 제2의 인생에서 찾은 최고의 즐거움이다. “공부만큼 힘든 것도 드물지만 공부만큼 재미있는 것도 없다”는 게 그의 소신이다. ⓒ이광복

뿐만 아니다. 같은 과 학우들과 함께 공부하는 스터디그룹에도 주말마다 가야 한다. 특히 전공 과목들을 먼저 공부하고 요약해서 20명 가까운 스터디그룹 학우들 앞에서 강의해야 하기 때문에 그 준비에도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하다. 물론 이렇게 강의를 하면 무엇보다 자신의 공부에 보탬이 되지만 처음에는 1시간 강의를 위해 5시간 이상의 준비를 해야 했다.

그가 이렇게 힘든 공부를 3년 넘게 계속해온 이유는 무엇보다 ‘재미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젊은 학창시절에는 느끼지 못했던 깨달음과 성취감이 이루 말할 수 없이 큰 기쁨을 주기 때문이다. 절대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깨달음의 ‘재미’가 있었다. 그래서 좋아하던 골프도 그만 두었고, 친구들과의 만남을 최소한으로 줄였다. 그러다 보니 거의 매일 마시던 술도 눈에 띄게 줄었다.

어쩌다 만난 친구들이 얼굴 보기 힘든 이유를 물으면 “학교 다니며 공부한다”고 자신 있게 대답하면서 친구들에게도 방송대에 입학해 공부할 것을 권했다. “은퇴 후 공부를 선택한 것이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최고로 잘한 일”이라는 게 그의 얘기다. 지금 그의 목표는 박사학위를 받고 남은 인생을 청소년교육 전문가로서 봉사하며 사는 것이다.

 

시작하는 용기, 절반의 성공

그는 2009년 말 현대자동차 상무로 퇴직한 뒤 2년여 동안 국내외 여행을 다니며 은퇴생활을 맘껏 즐기던 중 2012년 후두암 진단을 받았다.

“처음 암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는 지나온 시간을 정리할 때가 됐나보다 하는 비장한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다행히 초기 발견이어서 수술 뒤 항암 치료를 받고 정상생활로 돌아올 수 있었다”는 그는 “이때가 내 생각과 생활 전체를 바꾸게 한 일생일대의 전환기였다”고 회고했다.

그 후 제2의 인생을 위해 대학원에 가서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던 중 신문에서 방송통신대학 소개 기사와 함께 84세 고령 재학생의 공부에 대한 열정을 접하고 용기를 내게 됐다.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기 위해 학사 과정부터 시작하기로 한 것이다.

이 결심에 따라 이듬해인 2013년 방송통신대학교 2학년으로 학사 편입했다. 대학을 졸업한 지 34년 만이었다. 대학에서 사회학을 전공한 그는 직장생활 30여 년 동안 주로 영업과 홍보 등 대인활동 업무를 맡아 하면서 카운슬링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우리 사회의 주요 과제인 청소년 교육도 상담 측면에서 접근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의 판단은 틀리지 않았다. 그는 “입학 후 학과 공부를 하면서 보니 직장생활을 하는 동안 사람들을 만나 상담하고, 설득하고, 상대방을 배려하며 했던 일들이 모두 책 속에 있는 내용들이었다”며 “청소년교육과를 선택한 내 결정이 옳았다는 것을 거듭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래서 70세 이전에 청소년 상담에 관한 박사학위를 받고 전문가로서 청소년의 꿈과 미래, 행복에 대한 멘토로 봉사하겠다는 확고한 목표를 세웠다. 그는 올해 2월 졸업을 앞두고 대학원 시험에도 합격한 상태다.

그는 청소년교육 전문가로서 이론과 실제를 겸비하기 위해 각종 자격시험에도 적극적으로 대비하고 있다. 지난해 직업상담사 2급 자격증을 취득했고 청소년지도사 자격시험에도 합격했으며 올해 3월에는 청소년상담사 3급 자격시험에 응시할 예정이다. 제2의 인생을 청소년교육 전문가로 살기 위해 철저한 준비 중이다. ⓒ이광복
그는 청소년교육 전문가로서 이론과 실제를 겸비하기 위해 각종 자격시험에도 적극적으로 대비하고 있다. 지난해 직업상담사 2급 자격증을 취득했고 청소년지도사 자격시험에도 합격했으며 올해 3월에는 청소년상담사 3급 자격시험에 응시할 예정이다. 제2의 인생을 청소년 교육 전문가로 살기 위해 철저하게 준비하고 있다. ⓒ이광복

다양한 꿈과 열정, 사람으로 배우는 삶

그가 방송대에서 보고 배운 것은 청소년 교육이라는 전공 공부뿐만이 아니다. 지난 3년 동안 방송대에서 얻은 것 가운데 공부 못지않게 소중한 것은 나이와 성별을 초월해 그와는 다른 환경과 직업을 갖고 있거나 가졌던 많은 친구들을 만났고, 그들이 열심히 고민하며 살아가는 모습에서 새로운 세상을 본 것이다.

방송대는 방송과 컴퓨터를 통한 온라인 수업 중심이지만 모든 학과 학생들이 자체적으로 그룹을 만들어 일주일에 두세 차례 학교 강의실이나 주변 공부방에 모여 얼굴을 맞대고 공부하는 스터디그룹이 활성화되어있다.

그가 속한 스터디그룹의 동급생은 20대 후반에서 60대 중반까지 대부분 주부가 직업인 평균 나이 40대 중반의 여성 19명과 그다. 주로 자녀 문제에 대한 관심에서 출발해 가능하면 관련 직업에 종사하겠다는 뜻을 가진 학생들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들이 방송대에 온 이유가 이렇게 확실하고 절박한 만큼 공부에 대한 열의는 다른 젊은 학생들이 따라가기 힘들 정도다.

그는 “스터디 멤버들과 친해지고 속내를 드러내는 대화를 나누면서 세상에 얼마나 다양한 시각과 꿈이 있는지 새삼 느꼈고, 쉽지 않은 조건에서도 꿈을 향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멤버들의 모습에서 나 자신은 그동안 좁은 울타리 속의 눈으로 세상을 보고 있었구나 하는 반성을 많이 했다”며 “특히 그들의 고민을 들으며 나는 너무나 많은 것을 누리고 살아왔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도 소중한 공부였다”고 설명했다.

함께 공부하는 스터디그룹 멤버들은 나이와 성별을 초월해 서로의 속내를 털어놓고 얘기하는 허물없는 동창생이다. 힘든 공부를 하면서도 서로를 돕고 배려하는 친구들과 얼마 전 설악산으로 졸업여행을 다녀왔다. ⓒ이광복
함께 공부하는 스터디그룹 멤버들은 나이와 성별을 초월해 서로의 속내를 털어놓고 얘기하는 허물없는 동창생이다. 힘든 공부를 하면서도 서로를 돕고 배려하는 친구들과 얼마 전 설악산으로 졸업여행을 다녀왔다. ⓒ이광복

서로 돕고 격려하며 공부하는 가운데 젊은 시절 대학 동창 못지않게 친해진 이들과는 지난해 일본, 지난 1월 초 설악산으로 졸업여행을 두 차례나 다녀오는 여유도 부렸다. 힘든 공부를 잘해낸 자신들에 대한 선물이라는 생각에서다.

그는 “우리 스터디멤버 가운데 2명이 대학원에 진학하고 몇 명은 방송대 다른 과로 편입해 배움의 끈을 놓지 않을 것”이라며 “나도 70세 이전에 박사학위를 따려면 좀 힘들어도 쉬지 않고 부지런히 공부해야 한다”고 각오를 밝혔다. “공부만큼 힘든 것도 드물지만 공부만큼 재미있는 것도 없다”는 게 방송대 졸업을 앞둔 그의 소신이다. 그의 졸업 성적은 4.3점 만점에 4.0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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