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노년, 나만의 이기적인 행복찾기 – 전성기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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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노년, 나만의 이기적인 행복찾기

2016.02.04 · 호천웅(전 KBS LA 특파원) 작성

얼마 전, 인터넷에서 젊은 주부가 쓴 글을 읽었습니다. 시어머니와의 갈등 상황을 쓴 글이었습니다.

<마마보이 성향이 있는 외아들과 결혼했습니다. 남편은 착한 데 문제는 홀시어머니예요. 시어머니가 준돈 1억5천으로 시댁 근처 아파트를 세 얻어 사는데 시어머니가 불시로 자주 찾고는 합니다. 밤11시에 들이 닥치기도 하고요. 거실에서 TV리모컨을 차지하고 잔소리까지 하네요. 10억 정도의 재산이 있는데 나한테 잘하면 그 돈 너희들한테 준다고 합니다. 그리고 저는 임신중이예요….>

짜증이 날만하고 화도 나고 고민이 될 법한 상황입니다.
꽤 많은 댓글이 달려 있었습니다.

“그런 상황에 덜컥 애부터 가졌으니 님 정말 어리석네요.”
“님이 잘 안 해도 그 재산 어차피 남편한테 물려줄 거니 시어머니 눈치 보지 말아요.”
“그 시어머니 늙어 죽으려면 20년, 그 땐 님도 50줄, 그림이 그려지네요.”

글 쓴 며느리 편들고 동정하면서 부추기는 내용이 많았습니다.
다음으로는 남편을 탓하는 글도 있었습니다.

“효자질 하느라고 임신한 아내 사정은 싸그리 무시하는 나쁜 사람…”
“남편을 어머니 집으로 반납하세요. 가서 엄마랑 살고 집에는 가끔 오라고 해요.”
“남편 원래 그런 사람이었잖아. 알고 갔으면 맞춰 살아야지 왜 남자 나쁜놈 만드냐?”

그리고 시어머니 입장을 고려한 댓글도 있었습니다.

“앞집과 옆집 노인네들 보니 문화센터, 노인대학, 운동시설 이런데 다니느라 얼굴 뵙기가 힘들던데…왜 집에 계시나요.”
“그 홀어머니 정상입니다. 본인도 성질 좀 줄이시고…지혜가 있으면 시어머니한테 사랑받기 딱 좋은 설정인데, 안타깝네요.”
“피할 수 없으면 역발상(逆發想)으로 해결하세요. 큰 집으로 합쳐요. 생활비도 적게 들고 아이 낳고 기르면 시어머니도 무섭지 않아요. 부려먹을 때도 있답니다.”

충격적인 댓글이 하나 더 있었습니다.  “이제 며느리 길들이기는 끝났다!!”

나이든 시어머니의 입장을 전혀 생각하지 않는 며느리도 이해가 갑니다. 모든 정과 삶을 쏟아 부은 아들의 전부를 소유하고 싶은 딱한 시어머니의 행동에도 수긍이 갑니다. 어머니와 아내 사이에서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아들도 이해가 가지요. 그러나 그 누구도 내 맘대로 길들이려고 해서는 안됩니다.

이기심과 자기중심적인 사고가 주류인 세상이라, 누구를 잘했다고 할 수도 없고 누구를 탓하기도 쉽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그러나 노릇과 책임과 의무 그리고 권리에 대한 문제들을 냉철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얼마 전 필자가 큰 딸과 며느리를 앉혀 놓고 말했습니다. “만약에 내가 신체 불구가 돼서 부양을 받아야 한다면 누가 그 일을 맡겠니?” 라고… 그들의 대답은 같았습니다. “그럴 일은 없을 건데요 뭐! 건강하시잖아요.”

다짐을 하자는 얘기가 아니었으니 대답은 필자가 해야 했습니다. “내가 그렇게 되거든 신경 쓰지 말고 요양원이나 큰시설로 가게 해다오. 요즘은 전문가 시대다. 병든 노인 관리도 전문가가 하는 것이 옳다.”

 

딱한 홀시어머니 행동강령

우리 부모들은 너무 많은 것을 자식에게 기대하고 기대려는 문제가 있습니다. 내 인생은 내가, 자녀의 인생은 자녀가 살도록 해야 합니다. 딱한 홀시어머니에게 어설픈 해법을 늘어놓습니다.

애정이나 사랑을 구걸하지 마세요. 나이가 들어도 당당하세요. 상대의 입장을 생각하고 고려하되 비굴하게 자식 눈치 보지 마세요. 노릇은 각자가 해야 할 의무이지만 강요의 대상이 될 수는 없습니다. 법을 말하는 것은 코미디입니다.

어느 가톨릭 신부의 강론에서 들은 얘깁니다. “여러분 뭐 먹고 싶으세요. 그럼 혼자 식당으로 가세요. 그리고 맛있는 음식을 자기한테 사주세요. 그리고 자기 이름을 부르고 000야! 고맙다고 인사하세요. 입고 싶은 옷이 있으면 누가 사주기를 기다리지 말고 내 돈으로 내가 사 입으면 됩니다.”

복지관이나 문화센터에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지혜도 필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돈은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있는 돈 자유롭게 쓰세요. 10억이 있으면 펑펑 쓰세요. 그 재산이 집이라면 집을 줄이고 현찰을 준비하세요. 1억 5천정도 전세 살고 나머지 돈은 은행에 저축하고 펑펑 쓰세요. 집이 넓으면 허전함은 더 넓어지고 외로움도 커지거든요.

시어머니가 펑펑 쓰는 것을 보면 미래의 내 돈이 아까워서 며느리 생각이 달라질지도 모릅니다. 그러니 혼자 있을 때는 아껴도 며느리 앞에서는 통 크게 소비하세요. 그 돈 어차피 아들한테 넘겨준다고 하대요. 더 늙어서 아프고 죽는 문제 괜히 걱정하지 마세요. 그 때는 아들이 알아서 할 겁니다. 아니면 나라에서 해결해 줄 거구요. 미리 걱정하지 마시고 나에게 주어진 노년을 행복하게 지내세요.

살벌한 세상, 삭막한 얘기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나의 일이고 나의 문제입니다. 지금 내가 편하고 행복한 길을 택하는 늙은이들의 용기와 지혜가 필요합니다.

늙은 홀시어머니여! 걱정하지 마세요. 담대하시고 비굴하지 마세요. 자식들 보고픈 본능은 참으세요. 절제하세요. 친구 많이 사귀고 취미생활도 종교생활에도 빠져 보세요.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겁니다. 지금 행복하세요. 맛있는 거 많이 드시고 멋진 옷 입으세요. 재미있는 일 많이 누리시구요. 오늘이 생의 마지막 날인 것처럼 사세요.

자신의 삶을 사랑하고 살아있는 모든 것을 마음껏 사랑하며 사는 노년은 멋집니다. 노후의 삶을 인생의 특별한 선물, 축제로 생각하며 이를 즐기는 노년은 진정 멋지지요. 자신의 행복을 위해 이기적으로 사세요. 그것이 가장 아름답게 나이듦 입니다. ⓒtommaso lizzul  /Shutterstock
자신의 삶을 사랑하고 살아있는 모든 것을 마음껏 사랑하며 사는 노년은 멋집니다. 노후의 삶을 인생의 특별한 선물이자 축제로 생각하며 즐기는 노년은 진정 멋지지요. 자신의 행복을 위해 이기적으로 사세요. 그것이 가장 아름답게 나이듦 입니다. ⓒtommaso lizzul/Shuttersto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