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자전거로 국토를 종주하다 – 전성기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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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자전거로 국토를 종주하다

2016.02.16 · HEYDAY 작성

사이즈수정_사진15 이재길 부대장 대학시절--누끼

자전거에 관심이 있는 이들이라면 한 번쯤 꿈꿔봤을 ‘자전거 국토종주’. 인천 아라뱃길에서 출발해 부산 을숙도까지 4박 5일 동안 달려야 하는 자전거 국토종주는 젊은이들도 완주하기 쉽지 않은 코스다. 그런데 여기에 도전한 50대 동창들이 있다. 고려대학교 81학번 동기들이 그 주인공이다.


 

50대, 점검이 필요한 때

‘KU 81 국토종주 팀’의 평균 나이는 54세. 팀원들 중 대부분이 자전거 국토종주에 참여하기 3개월 전에야 자전거를 타기 시작했다. 도대체 무엇이 이들을 자전거 국토종주라는 ‘무모한 도전’을 하게 만들었을까?

‘KU 81 국토종주 팀’을 이끈 김형호 대장은 그 이유에 대해 “시간은 되돌릴 수 없지만 열정은 되살릴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50대는 자기 점검이 필요한 나이입니다. 쉼 없이 달려왔지만 직장에서는 퇴직을 앞두고 있고, 가정에서도 역할이 줄어드는 느낌을 받게 되지요. 그래서 젊은 날의 열정을 되살려 다시 한 번 힘차게 살아가자는 의미에서 81학번 동기들끼리 의기투합하게 되었습니다.”

팀원은 25명인데 모두 완주를 목적으로 하는 것은 아니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모든 코스를 달리는 ‘죽기살기 팀’, 일부 구간만 달리는 ‘구간종주 팀’, 참여에 의미를 두는 ‘설렁설렁 팀’까지 각자의 역량대로 즐겁게 달리는 것이 목표다. 자전거 국토종주 도전을 결정한 뒤, 김형호 대장의 인솔 아래 3개월간 자전거 훈련을 시작했다. 이재길 부대장은 633km의 종주길을 무사히 완주하기 위한 코스 분석에 나섰다. 요리 솜씨가 뛰어난 이호진 지원팀장은 각종 영양식으로 모두의 건강을 책임졌고 이한세 방송팀장은 인라인 국토종주 2회 완주 경험을 살려 적극적으로 팀원들을 이끌었다.

사이즈수정_사진6 국토종주 팀 이화령 고개위에서-누끼

다음 도전을 향해

지난 2015년 10월 9일, 인천에 모인 25명의 팀원들은 일제히 힘차게 달리기 시작했다. 변덕스러운 가을 날씨는 수시로 비를 퍼붓기 일쑤였지만 누구도 힘든 내색 없이 묵묵히 페달을 밟았다. 하루를 마무리하는 밤에는 학창 시절의 추억을 나누며 다 함께 20대로 돌아가 웃음꽃을 피웠다.

하지만 4박 5일의 여정이 순탄하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고된 일정을 이기지 못하고 포기하려는 팀원과의 갈등, 크고 작은 부상 등 극복해야 할 문제는 끊이지 않았다. 다들 체력에 한계를 느끼기 시작한 4일 차, 사고가 발생했다. 야간 라이딩 중 일행을 놓친 한 팀원이 고립된 것이다.

길을 잃은 팀원은 극도로 지친 상태에서 다시 페달을 밟았고, 다른 팀원은 어두운 길을 헤집고 마을 어귀까지 나와 그를 인솔했다. 해당 팀원이 목적지에 도착하자 초조하게 그를 기다리던 모든 팀원이 환호성을 지르며 맞이했다. 팀워크가 더욱 단단하게 다져지는 순간이었다.

5일 만에 김형호 대장을 비롯한 9명의 ‘죽기살기 팀’이 부산 을숙도에 도착했다. 인천 아라서해갑문에서 출발해 충주 수안보, 구미를 지나는 총 633km의 대장정이었다. 결승 지점을 통과한 팀원들은 서로의 어깨를 두드리며 완주를 축하했고, 자전거를 번쩍 들어올리며 기쁨을 표시했다. 25명으로 시작한 ‘KU 81 국토종주 팀’은 현재 90여 명으로, 한 달 사이 세 배가 넘게 불어났다. 내년에는 해외 자전거 종주를 계획 중이라는 이들은 시간을 거슬러 20대의 열정으로 달리고 있다.

사이즈수정_종주대 메인페이지 그림1
한국여론방송의 <특집 다큐멘터리>에도 소개된 ‘KU 국토종주 팀’.

기획 김현희  사진 KU81국토종주팀
※ 이 기사는 <헤이데이> 21호에 게재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