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왈츠’ 가 흐르는 낭만의 도시 비엔나 [나도 꽃할배] – 전성기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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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왈츠’ 가 흐르는 낭만의 도시 비엔나 [나도 꽃할배]

‘봄의 왈츠’ 스텝의 추억

우수를 앞두고 언 땅을 녹이는 봄비가 촉촉이 내렸다. 봄의 전령 복수초가 언 땅을 헤치고 노란 꽃망울을 터트렸다는 꽃소식이 들린다. 코끝을 스치는 바람결도 한결 부드럽고 상큼해진 느낌이다. 봄은 경쾌한 왈츠리듬으로 다가온다. 2년 전 이맘 때 ‘봄의 왈츠’가 흐르는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왈츠를 배우던 치기도 버들강아지처럼 눈을 뜬다.

우아하게 드레스를 걸친 여자와 멋진 정장 차림의 남자가 어우러져 둥글게 원을 그리며 스텝을 밟는 왈츠는 영화에서 종종 보던 장면이다. 왈츠의 본 고장에서 왈츠 스텝이라도 흉내 내고 온다면 멋진 추억이 될 것 같아 70유로를 내고 참여했다.

무도장엔 물 찬 제비처럼 생긴 젊은 남자 무용수가 여자 무용수를 당겼다 돌렸다 자유자재로 왈츠 시범을 보인다. 박수갈채를 받으며 인사하는 두 사람은 모자 사이라고 소개한다.

왈츠의 본 고장 오스트리아 비엔나 무도장에서 왈츠 스텝을 배우는 한국 관광객. ⓒ이규섭

“왼쪽 발을 한 걸음 앞으로 내미세요. 오른쪽 발은 왼쪽 발 앞에 살짝 놓으시고요. 그런 다음 왼쪽 발을 오른쪽 발에 가지런히 가져가세요.” 3박자 리듬의 스텝을 되풀이 하는 왈츠 기본 동작부터 배운다. 마음은 앞서는데 몸이 따라주지 않는다. 파트너와 짝을 이루는 다음 동작은 기대 보다 부담이 크다.

“여성 파트너는 왼팔을 남자의 오른 팔에 얹으세요. 손끝은 가지런히 모아 남성 파트너의 왼쪽 어깨위에 살포시 올려주시고요. 나머지 팔은 90도 각도로 세운 뒤 가볍게 맞잡아 주세요. 여자 파트너는 양 팔꿈치를 어깨선과 나란히 하시구요. 시선은 모두 왼쪽으로 살짝 꺾은 뒤 여자는 허리를, 남자는 목 부분을 뒤로 젖히세요.”

“파트너와 함께 두 팔과 상체로 팽팽하게 긴장을 유지하면서 뒷발과 앞발이 서로 밀고 당기는 느낌이 중요하다”고 설명하지만 굳어버린 몸이 엇박자를 놓으며 명태처럼 뻣뻣해진다. 왈츠는 독일어로 ‘물결’. 남녀가 어우러져 물결처럼 리드미컬하게 움직여야 하는 데 급물살 타듯 몸이 휘청거린다.

이 나이에 왈츠 스텝을 밟아본 것만으로도 어께가 으쓱해진다. 수료증을 받고 무도장 여강사와 기념촬영도 했다. 자격증 효력이 있는 건 물론 아니지만 “귀국하면 왈츠교습소를 차려 제2인생을 시작하겠다”고 우스개를 했다.

 

낭만과 음악이 흐르는 예술의 도시 비엔나

거리의 악사들이 연주하며 노래 부르는 풍경은 비엔나에서 흔하게 볼 수 있다. ⓒ이규섭

예술의 도시 비엔나 거리에는 낭만과 음악이 흐른다. 건물 계단 앞에서 반주음악을 틀고 오페라 곡을 부르는 무명의 성악가 목소리가 청아하다. 거리에서 스카우트되어 오페라 무대에 진출한 성악가도 있다고 한다. 악기를 연주하며 노래 부르는 거리의 악사들은 흔하게 만나는 풍경이다. 발걸음을 멈추고 귀를 기울이거나 흥에 겨워 밴드 앞에서 몸을 흔드는 여행객도 있다. 감사의 표시로 기부하는 손길은 아름답다.

우리 귀에 익숙한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 강’ 물결을 따라 비엔나엔 왈츠의 선율이 흐르고 고풍스러운 중세의 건물은 클래식하다. 비엔나의 심장이라 불리는 슈테판성당은 모차르트가 결혼식을 하고 장례식을 치른 곳. 스테인드글라스를 통과한 햇살이 눈부시게 쏟아져 내린다.

합스부르크 왕가의 여름 궁전인 로코코 양식의 쇤브룬 궁전은 고매하고 우아하다. 궁정 안 바로크 정원엔 넵투누스 분수가 춤을 추고 프러시아와의 전쟁에서 승리한 것을 기념하여 세운 개선문 격인 글로리에테에서 바라보는 궁전과 정원은 음악처럼 감미롭다.

쇤브룬 궁전 정원의 넵투누스 분수와 그리스풍 석조 건물 전승기념탑 글로리에테. ⓒ이규섭

세계 3대 오페라극장 중 하나인 국립오페라하우스에선 해마다 오페라와 발레가 300회 이상 무대에 오르고 뮤지크베라인 극장에선 격조 높은 음악이 연주된다. 오스트리아 비엔나에 가면 왈츠의 경쾌한 리듬과 함께 환희의 봄을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