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감 속 비경 품은 삼무(三無)의 섬, 백령도 – 전성기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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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감 속 비경 품은 삼무(三無)의 섬, 백령도

귀신이 없다. 도둑이 없다. 신호등이 없다. 이 삼무(三無)의 섬이 어딜까? 옛날에는 대문 없고, 거지 없고, 도둑 없다는 제주도를 두고 삼무의 고장이라 했다. 그러나 지금은 백령도가 그 삼무 고장의 맥을 잇고 있다.

 

최전방 긴장 속에서도 의연한 백령도 주민들

백령도 사람들은 귀신 없고, 도둑 없고, 신호등 없는 것을 자부심으로 여긴다. 현지에 주둔한 귀신 잡는 해병이 모두 잡아버렸으니 귀신이 없고, 도둑질 해 봐야 바다 외에는 도망갈 곳이 없으니 도둑이 없고, 신호등이 필요할 만큼 자동차가 많지 않으니 신호등이 없다는 것이다.

백령도 사람들은 이를 일러 ‘삼무의 고장’이라 자랑한다. 삼무의 전설인 제주도에 빗대 해학적으로 풀어낸 것이지만, 그 말 속에는 적접(敵接)지역의 불안한 삶을 ‘평화의 섬’이란 역설적 열망으로 승화시키는 것 같아 짠하기도 하다.

황해도 장산반도 코 앞에 있는 백령도. 심청이가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하기 위한 효심으로 몸을 던졌다는 인당수가 있는 바다에 외롭게 떠 있는 섬이다.

백령도의 낙조. 일렁이는 바다 위에 외로이 뜬 섬 뒤로 지는 해가 아쉽다. ⓒ옹진군청
백령도의 낙조. 일렁이는 바다 위에 외로이 뜬 섬 뒤로 지는 해가 아쉽다. ⓒ옹진군청

 

면적 45.83㎢, 인구는 2014년 통계로 약 5393명. 이곳에 주둔한 군인을 포함하면 통상 1만 명을 헤아린다. 백령도는 황해도 장연군(長淵郡)에 속했으나 광복 후 옹진군에 편입되었다.

진촌리 조개무지(말등패총)에서 신석기 유물이 출토된 것으로 볼 때 옛날부터 이곳에 사람이 살았음을 알 수 있다. 이곳은 해상 교통의 요충지로 예로부터 세력 다툼의 각축장이었다. <고려사>에 따르면 이곳의 본래 이름은 곡도(鵠島)인데, 이곳 지형이 흰 날개를 펼치고 나는 따오기 모습처럼 생겼다 하여 ‘백령도(白翎島)’라고 부르게 됐다는 것이다.

백령도는 울릉도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일곱 번째 큰 섬이다. 인천항에서 북서쪽으로 178km, 여객선으로 4시간 정도 배질을 해야 닿을 수 있다. 때문에 유배지로도 많이 활용되었다. <백령지(白翎誌)>를 쓴 이대기도 임진왜란 후 광해군에 의해 유배됐었다.

백령도는 북한의 황해도 장산반도에서 15km, 장연군에서 약 10km, 월내도에서 7km 떨어져 있다. 월내도는 2013년 여름, 현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인 김정은이 직접 목선을 타고 내려와 망원경으로 백령도를 시찰했던 곳이다. 장산반도에는 북한의 장사정포대가 구축되어 있다.

이에 대비해 백령도는 늘 해병대의 철통 방어 태세와 함께 마을마다 지하 대피시설을 갖추고 있다. 대피 시설에는 취사 시설, 화장실, 비상 식량까지 준비해 놓고 있다. 이처럼 안보 상황이 엄중함에도 백령도 사람들은 외지 사람들의 생각과는 달리 의연하다.

백령도의 연화리 두무진 포구, 쪽빛 바다와 배산 그리고 고기잡이에 나서는 어선의 조화가 평화롭다. ⓒ옹진군청
백령도의 연화리 두무진 포구. 쪽빛 바다와 배산 그리고 고기잡이에 나서는 어선의 조화가 평화롭다. ⓒ옹진군청

 

절대비경 속 세워진 천안함 위령탑

백령도에는 볼거리도 많다. 계절에 구애받지 않고 관광객들이 끊이지를 않는다. 백령도에서 제일 먼저 찾아 볼 곳이 ‘사곶백사장’이다. 약 3km 길이에 너비 300~400m의 모래 사장은 규조토로 이루어졌다. 물기를 머금어도 콘크리트처럼 단단하다. 한국전쟁 때는 미군 수송기가 보급을 위해 직접 착륙했던 곳이다. 이 해안은 이탈리아의 나폴리 해안과 더불어 세계에서 단 두 곳 밖에 없는 천연 비행장이기도 하다.

한국전쟁 때 미군 수송기가 보급을 위해 착륙했던 사곶해변. 이탈리아의 나폴리 해변과 더불어 세계에서 단 두 곳밖에 없는 천영 비행장이다. ⓒ옹진군청
한국전쟁 때 미군 수송기가 보급을 위해 착륙했던 사곶해변. 이탈리아의 나폴리 해변과 더불어 세계에서 단 두 곳밖에 없는 천영 비행장이다. ⓒ옹진군청

 

또한 섬 북서쪽에는 ‘두무진’이 있다. 이곳에 유배되었던 이대기는 이 두무진을 보고 ‘늙은 신의 마지막 작품’이라 했을 만큼 기묘한 절경을 자랑한다. 두무진 해안의 거북바위에는 남북을 오가는 물범들이 평화롭게 햇볕을 쬐고, 기암절벽은 가마우지와 갈매기의 쉼터이자 보금자리다. 남북 대치의 엄중한 상황과는 대조적이다.

백령도에는 이 두무진 말고도 콩돌 해안과 해안 매립으로 생긴 담수호, 그리고 인당수가 바라다 보이는 언덕에 심청각과 심청이 상이 있다

장산반도가 내려다 보이는 해안가에 우리 해병 장갑차와 멀리 심청각이 보이고 있다. ⓒ옹진군청
장산반도가 내려다 보이는 해안가에 우리 해병 장갑차와 멀리 심청각이 보이고 있다. ⓒ옹진군청
천안함 폭침 현장을 내려다보는 백령도 연화리 바닷가 언덕의 천안함 46용사 위령탑. 백령도를 방문하는 관광객들은 꼭 이곳을 방문해 바다의 수호신이 된 천안함 46용사의 영혼을 위무한다. ⓒ옹진군청
천안함 폭침 현장을 내려다보는 백령도 연화리 바닷가 언덕의 천안함 46용사 위령탑. 백령도를 방문하는 관광객들은 꼭 이곳을 방문해 바다의 수호신이 된 천안함 46용사의 영혼을 위무한다. ⓒ옹진군청

그리고 천안함 폭침으로 산화한 46용사의 영혼을 기리는 위령탑도 있다. 이 위령탑에는 참배객들이 끊이질 않는다. 2010년 3월 26일 밤 11시 모두가 잠들 무렵, 부모님께 문안 편지를 쓰는 병사도 있었고, 애인을 그리며 잠자리를 뒤척이던 병사도 있었다. 그러나 확인할 겨를도 없이 그들은 혼백으로 변했다. 그들은 이제 백령도를 지키는 수호신이 됐다.

“잊지 말자고. 결코 잊지 말자고”

이근배 시인의 헌시가 가슴을 울린다. 연화리 해안가 언덕에 우뚝 세워진 46용사의 위령비 앞에는 늘 애도와 묵념이 끊이질 않는다.

“성좌여, 불멸의 성좌여, 바다의 수호신이여”

햇살에 반짝이는 소금 물결 위에는 하얀 국화송이들이 46용사의 영혼을 달래고 있다.

필자 뒤로 북한의 월내도가 보이고 있다. ⓒ문인수
필자 뒤로 북한의 월내도가 보이고 있다. ⓒ문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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