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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영감의 행복한 노후, 그 비결은?

2016.02.23 · 호천웅(전 KBS LA 특파원) 작성

K영감, 행복한 노후의 비결은?

젊어서 노후대비를 제대로 못해 어렵게 지내는 노인들이 많다는 신문기사를 봤다. 그리고 그 날 저녁 친구인 K영감을 만났다. 70대 중반의 그는 걱정 없이 편안한 노후를 보내고 있다. 나는 그와 막걸리를 마시며 노후 생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K영감은 50대부터 노후 준비를 해왔다고 한다. 하지만, 생각대로 된 것은 별로 없고 크게 무너진 것도 없다고 털어 놓았다. 하지만 이 시대의 노인으로서 그가 어떤 노후 설계를 했고, 무엇을 실천에 옮겼으며, 왜 그 뜻을 실현하지 못했는지, 그리고 지금은 어떻게 생활하는지 정리해 볼 가치가 있다.

그는 처음 노후준비를 할 때 몇 가지 기본 원칙을 세웠다고 한다.

젊어서 노후대비를 못해  나이들어 어렵게 지내는 노인들이 늘고 있다. ⓒPhotobac/Shutterstock
젊어서 노후대비를 못해 나이들어 어렵게 지내는 노인들이 늘고 있다. ⓒPhotobac/Shutterstock
K영감의 노후 준비 기본원칙첫째, 아내 중심의 노년 준비하기
남편보다 아내의 나이가 어리고 남자보다 여자가 오래 산다는 통계에서 비롯된 생각이다.

둘째, 노후에 자식에게 의지하지 않기
K영감은 자녀에게 노후를 의지 하는 것은 부모로서 자식에게 부담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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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친구 부부와 노후를 그려보기
마음이 맞는 친구와 생활하는 모습을 그려보니 자식보다 친구가 더 좋겠다 라고 판단했다.

 

친구 부부와 함께 노후를 보내면 어떨까?

그는 조선 시대의 ‘오가작통법(다섯 집을 1통으로 묶은 호적법)’을 떠올리며 다섯 부부가 함께 노후를 보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왔단다. 그의 아내 역시 그와 같은 생각이었다.

그는 노후준비를 위한 다섯 가정을 선택하는 작업을 실행해 나갔다. 그 결과, 그의 아내 친구들을 중심으로 다섯 가정이 모이기로 하였고 첫 모임에서 그 취지를 밝히자, 모두 대환영이었다.

 다섯 가정은 노후준비 실천 단계에 들어간다. 첫 번째로 그들이 추진한 것은 공동 재산 형성이다. ⓒAndrey_Popov/Shutterstock
다섯 가정은 노후준비 실천 단계에 들어간다. 첫 번째로 그들이 추진한 것은 공동 재산 형성이다. ⓒAndrey_Popov/Shutterstock

그가 다음으로 고민한 것은 바로 집 설계다. 다섯 가정이 공동 주택을 짓되, 개인생활과 공동생활의 편의를 모두 충족시키는 공간이 필요했다. 다섯 가정이 비용을 부담해 관리인을 고용하고 식사 문제 등을 자세하게 구상하는가 하면 관리인의 월급은 주변 토지를 개간하여 수익으로 연결하는 꿈같은 계산도 했단다. 그리고 자식들의 방문 일정을 조율해 손자, 손녀를 만나는 등 삶의 활력을 살리자는 이야기까지 함께 나눴다고 한다.

그렇게 다섯 가정은 노후준비 실천 단계에 들어간다. 첫 번째로 그들이 추진한 것은 공동 재산 형성이다. 십시일반 종잣돈을 모아 남쪽 지방의 야산을 공동 명의로 샀다. 몇 년 후, 이 땅의 값어치가 몇 배로 뛰면서 꽤 많은 이익을 남기면서 팔았다고 한다. 종잣돈은 다시 다섯 가정에게 돌아가고 남은 돈으로 서울 주변에 전원주택을 지을 수 있는 땅을 구입했다.


누구도 내 마음과 같지는 않다

다섯 가정 중에서 K영감이 나이가 제일 많았다. 어느 날, 퇴직이 임박한 K영감이 전원주택을 짓기 위해 노후준비 이야기를 꺼냈다. 그런데 정년이 코앞인 K영감만 적극적일 뿐, 모두 불구경하듯 바라볼 뿐이었다. 노후준비에 대한 생각이 모두 달라졌기 때문이다. 고향에 땅이 있는 친구는 그곳으로 낙향을 생각하고, 유학 중인 딸을 둔 대학교수는 서울을 벗어날 생각이 없었다. 결국, 이런 다른 생각들은 싼 값에 땅을 처분할 수밖에 없었고 수십 년 동안 이어온 모임은 흐지부지 되고 말았다.

나는 그 후, 그들의 노년이 궁금했다. K영감의 말에 의하면 모두 아쉬운 생활을 하고 있단다. 건강이 안 좋은 친구도 있고, 자녀 문제로 골치 아픈 친구도 있고, 젊은 나이에 저 세상으로 간 친구도 있다면서 K영감이 씁쓸한 듯 막걸리 한 잔을 들이켰다.

“거기는 공기가 참 좋았고 경치도 좋았지. 야채나 간단한 농사도 지을 수 있는 좋은 곳이었는데. 그리고 물도 좋고…”

K영감은 그 일로 ‘이기심은 아무 것도 이루지 못한다’는 교훈을 얻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 때 본인에게 여윳돈이 있었다면 그 모임의 뜻을 이뤄내고, 그랬다면 암으로 먼저 저 세상으로 떠난 친구도 살아있고, 현재 술잔을 함께 기울이며 마주 앉아 있을지도 모른다고도 했다.

K영감은 그가 50대에 구상했던 노후준비 중 이룬 것은 딱 한 가지, 아내 중심의 노후라면서 너털웃음을 짓는다.


행복한 노후의 시작은 존중과 배려

요즘, 그는 다가구주택에 살고 있다. 노후준비에 부풀었던 K영감의 아내는 그 후 교회에서 새 친구를 만났다고 한다. 그 친구 부부가 K영감의 다가구주택으로 이사를 올 정도로 가깝게 지냈단다. 하지만 몇 해 전, 아내 친구의 남편이 병으로 죽고 외국에 사는 자식들에게 갈 법도한데 K영감 아내 친구는 아직 같은 주택에 살고 있다.

“야! 나도 너희 집 한 칸 얻어 같이 살면 안 되니? 같이 기도하고…” K영감 아내의 또 다른 친구도 부러워하며 다가구주택 룸메이트가 되길 원했다고 한다. 그만큼 아내의 친구들은 두 부부를 부러워했다.

K영감은 지금의 생활이 편하다고 한다. 아픈 곳도 없고 걱정거리도 없고 지금 두 여자와 함께 살고 있는데 앞으로는 세 여자와 함께 살지도 모른단다. 복 많은 영감이 됐다며 다시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K영감은 젊어서 아내에게 막 대하기도 하고 거친 말을 뱉기도 했는데 나이가 들어 아내를 존중하게 됐다고 한다. 그러면서 마음이 더 편안해 지고 행복한 시간이 늘었단다. 교회 생활에 바쁜 아내와 친구 덕분에 때론 혼자 밥을 하고 설거지를 하지만 그런 재미가 쏠쏠하다고 한다. 가끔 두 여자가 맛있는 거 먹으러 가자는 부탁(?)과 고맙다는 말을 들어서 좋고, 누군가에게 고마움과 배려의 대상이 돼서 꽤 즐겁다고 했다.

K영감과 헤어지고 집에 오는 내내 그가 마지막으로 했던 말이 떠올랐다.

“노후 준비, 그거 사람이 하는 거 아니란 말이야. 그리고 ‘노후준비’ 하면 적금 들고 땅 사고 무조건 돈 모으는 것으로 생각하는 데 돈으로 다 되는 게 아니란 말이지.”

내 욕심을 챙기기보다 상대를 존중하고 배려하고 사랑하는 것, 때로는 자신을 낮추는 헌신이 노후 행복의 초석이라는 것, 어찌 보면 뻔한 K영감의 말들이 지혜롭고 멋져 보이기도 했다.

그가 50대에 구상했던 노후준비 중 이룬 것은 딱 한 가지, 아내 중심의 노후라면서 너털웃음을 짓는다. ⓒRuslan Guzov/Shutterstock
상대를 존중하고 배려하고 사랑하는 것, 자신을 낮추고 상대를 인정하는것이 노후 행복의 초석임을 기억하자. ⓒRuslan Guzov/Shutter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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