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마이 우표! 우표수집가 안종만 씨 [비자비톡톡5] – 전성기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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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마이 우표! 우표수집가 안종만 씨 [비자비톡톡5]

‘비자비 톡톡(Vis a Vis Talk Talk)’은 마주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인터뷰 기사입니다. 보통 사람의 좀 특별한 이야기, 특별한 사람의 보통 이야기를 다루고자 합니다.
오늘 비자비 톡톡(Vis a vis Talk talk)에서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행복한 노년을 보내고 있는 사람 가운데 한 사람을 만나 봅니다. 안종만(安鍾晩)씨. 우리나이로 일흔 하나. 초등학교 때부터 시작한 우표 모으기를 지금껏 즐기고 있습니다.


내 사랑, 오직 우표 뿐인 안종만 씨 ©유창하
내 사랑, 오직 우표 뿐인 안종만 씨 ©유창하

Q. 우표가 그렇게 재미있으신 모양이지요?

그러네요. 들여다볼수록 빠져드는 매력을 넘어 마력이 있는가봅니다. 저한테는.

 

Q.  언제부터 우표에 빠지게 되었는지요? 

초등학교 5학년 때인 1959년이니 벌써 60년이 가깝네요.

 

Q. 그때는 되는대로 모았겠지만 지금은 아무래도 테마별로 수집한다거나 국가별로 정리한다거나 그런 건 없는지요?

그렇지요. 당시는 우표수집이 학생들의 일반적인 취미생활 중 하나였고 또 그때는 펜팔(Pen pal)이라고 해서 세계 각국 청소년들끼리 편지교환이 많았잖아요. 마구잡이로 모으는 게 전부였지요. 지금은 전통우취/야구/골프/음악/등으로 나눠 정리하고 있습니다.

 

Q. 수집가니 안 물어 볼 수 없는데 몇 점이나 소장하고 계신지요?

말씀 드리는데 수집하는 사람들 자기가 몇 점이나 갖고 있는지 모릅니다. 대충 말씀 드리자면 2만~3만장은 되겠지요. 아마…국내 우표와 외국 우표를 구분하면 이것도 대층 반반 정도가 아닌가 하네요.

 

서울 종로 수송초등학교를 다닐 당시 어쩌다 마주한 미국 우표가 그렇게 예쁠 수가 없었답니다. 전쟁의 상흔(傷痕)이 가시지 않은 50년대 국산 우표 인쇄상태에 비해 외국 우표는 주로 미국 우표였지만 ‘곱기가 그지없어’ 그대로 맘에 와 닿았다는 것입니다. 결국 우표가 예뻐서 시작했다는 얘깁니다. 그리고 정리 된 것만도 우편노트로 수십 권 되지만 정리 못한 채 박스에 쌓여있는 것이 더 많다고 합니다. 이걸 언제 다 정리할까 걱정이라나요.

 

 Q. 소장품 중에 아무래도 가장 아끼는 것이라든가 또 가장 비싼 것이 어떤 건지 일반 독자들로서는 궁금하거든요.

아무래도 ‘대한민국에 아마도 한 점밖에 없지 않나 하는 유일본’인 초대 이승만(李承晩) 대통령 취임 증정시트(사진)가 저의 보물 1호입니다.

 

Q. 그렇다면 값도 상당히 나가겠네요?

그렇겠지요. 이런 물건은 정가가 없습니다. 경매에 내어놓아 팔리는 값이 ‘제값’이 되겠지요.

사진2 보물 1호라는 이승만 초대대통령 사인이 담긴 기념우표 시트 ©유창하
보물 1호라는 이승만 초대대통령 사인이 담긴 기념우표 시트. ©유창하

본인도 지난 1984년 우편경매에서 재미동포 제1세대 우취인(郵趣人) 고 이관희 씨가 소장하다 내어놓은 것을 ‘아내의 윤허’하에 거금을 들여 치열한 경쟁 끝에 손에 넣었다고 합니다. 이건 처음 발행매수도 300매에 지나지 않지만 대부분 외국 명사들에게 준 선물용이었다고 합니다. 그 가운데서도 소장품은 이대통령이 직접 서명한 것으로 발행번호 13번이 찍혀 있다고 하네요. 이를 포함 지금까지 우표 값으로 치른 돈을 다 합치면 아무래도 집 한 채 값은 넘을 거라는군요.

 

Q. 물론 이밖에도 희귀우표가 많겠네요.

그렇지요. 에러(error)우표가 귀하고 그만큼 비쌉니다. 저도 고(故) 육영수여사 서거 추모특별우표 중 에러우표라든가 국제우표전시회 참가 기념우표 중 에러가 난 것 등이 많아요.

 

Q. 그렇다면 그 비싼 우표들 어떻게 보관하고 있는지 공연히 걱정이 드네요.

염려 안 하셔도 됩니다. 은행의 대여금고가 잘 갖고 있으니까요.

 

Q. 혹시 북한 우표도 있으신가요?

물론이지요. 1970년대 까지만 하더라도 북한우표를 소지하면 ‘반공법’에 걸려 징역형까지 살았습니다. 지금은 당연히 아니지요. 그런데 웃기게도(?) 북한은 자국 내 사용의 필요성에서가 아니라 수출용으로 더 많이 발행했다고 합니다. 그도 북한 우표 중 야구, 골프 등 테마별 우표가 적지 않다고 합니다. 북한에 골프장이 하나도 없을 때 골프우표가 발행됐다니 글쎄요, 이걸 아이러니라고 해야 하나 뭐라고 불러야 할 지.

 

Q. 그런데 우표수집가를 꼭 우취인(郵趣人)이라고 말씀하시는데 취미로 우표를 모은다는 것 외에 또 다른 무슨 뜻이 있는가 보죠?

그렇지요. 단순한 우표수집의 차원을 넘어 이를 연구하는 학문적 취미를 가진 사람들이라는 뜻으로 영어로도 Philatelist라고 합니다.

 

Q. 그래서인지 우표 전시회를 하게 되면 꼭 무슨 우표 관련 출품 작품을 모집해서 상도 주고 그런 것 같더군요.

네, 그래요. 저도 지난해(2015년) 대한민국 우표 전시회 때 전통우취 부문에서 미래창조과학부장관상인 ‘대금은상’과 우정사업본부상도 받은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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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大)금은상을 받은 작품. 우표 가장자리의 구멍 곧 천공(穿孔)이 잘못 되었거나 인쇄에 에러가 난 것들을 비교 분석한 것이다. ©유창하

Q. 우표를 수집하면서 얻는 좋은 점은 무엇일까요?

미국의 우취광이었던 루스벨트 대통령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표 수집을 통해 배운 것이 학교에서 배운 것 보다 훨씬 많다”고. 우표 한 장 한 장에 담긴 그림의 아름다움은 기본이지만 그에 담긴 내용 역사 이유 등을 찾다보면 시간 가는 줄 모릅니다.

 

Q. 그럼 지금도 새로 나오는 우표는 당연히 모으겠네요?

물론이지요. 우표에 보내는 시간이 하루 일과 중 가장 즐겁고 귀중한 시간입니다. 그로 인해 만나는 사람도 많고요.

 

Q. 그런데 우표수집이 요즈음은 상당히 인기가 없는데 아직도 국내 동호인들이 많은가 봅니다.

그렇지요. 그러나 아쉽게도 어린이나 젊은이들의 동호인들 숫자가 옛날만 못합니다. 사실 우표를 모으다보면 미적으로 감성적으로 성숙해지고 여유도 생기고 좋지요. 요즘 학생들 그럴 시간이 없어 안타깝습니다.

 

그리고 그는 놀랍게도 1884년 고종황제 때 우정국이 처음 발행했던5문 짜리 우표부터 오늘 현재까지 우리나라에서 발행된 기념우표를 포함한 모든 우표를 모두 소장하고 있다고 합니다. 정말 ‘헐’소리가 절로 나오네요. 그런 그도 대학졸업 후 기자라는 직장생활을 하면서는 시간에 쫓기는 바람에 소홀히 할 수밖에 없었으나 그 뒤 형제들과 회사를 설립, 경영자로 근무하면서 다시 우표에 열을 올리게 되었다고 합니다.

참고로 세계에서 우표를 처음 발행한 나라는 영국이며 지금도 우표에 발행국 표시를 안 한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우표=영국’이니 그렇다나요. 그만큼 권위를 내세우고 있다는 얘깁니다. 현재도 우취인 모임이 가장 활발하고요.

그는 고등학교 졸업 시까지 참으로 열심히 우표 수집을 했는데 고2때 이미 대한우표회 정회원으로 가입, 체계적인 우취인이 되었다는 이야기입니다. 대한우표회는 정부수립 이듬해인 1949년 결성된 것으로 아마도 동호인 모임으로는 한국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더 놀라운 것은 지금까지 한국우취연합에서 ‘월간 우표’라는 동호인잡지이자 교양지를 발행하고 있는데 지난 1월호가 지령 600호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유가지인데 월 1만5천부나 팔린다고 합니다. 또 우취인들의 모임을 통해 많은 사람들을 만나다보니 군대생활을 함께 한 동료 선후배들과 다시 만나는 행운을 얻기도 했다는군요. 그러다보니 군대에서 소령으로 예편한 한 동호인은 자신의 계급을 병장으로 강등해도 좋으니 예비역 졸병들로 구성된 우취모임에 끼어달라고 조르기도 했다나요.

 

Q. 콜렉터들은 대부분 다른 것들도 모으는 경우가 많던데 우표 외에 수집을 하고 계시나요?

전 없어요. 오직 우표 하나와 지금껏 일편단심 민들레로 사랑을 나누고 있습니다. 하루를 우표로 시작해서 우표로 마감하는 즐거움, 다른 것이 끼어들 공간이 없는 가 봅니다.

 

Q. 근데 또 하나 헛걱정을 해 봅니다. 이 많은 우표들 앞으로 어떻게 하실 것인지요?

사실 저도 고민입니다. 자식에게 줄 것인지, 우표박물관에 기증할 것인지, 아예 몽땅 옥션에 내다 갖고 싶은 사람에게 팔아 버릴 것인지? 어떻게 하면 좋겠는지 저에게 거꾸로 묻는군요.

 

Q. 지금이라도 우취인이 되겠다는 사람에게 한마디 팁을 준다면요?

모든 건 그렇겠지요. 꾸준히 모으다 보면 보는 눈이 생기고 나름대로 자신이 좋아하는 것으로 특화해서 ‘나만의 우표집’을 만드는 것 재미있겠지요. 단 하나 경매를 통한 아주 값비싼 것을 제외하면 우표수집에 돈이 많이 드는 것도 아니며 또 모은다고 돈이 되는 것도 아닙니다. 즐기면 되는 것입니다.

 

그의 우표사랑은 수집 정리 공부에 끝나는 게 아닌가 봅니다. 그는 고교(경복고)졸업50주년이 되는 지난해 우정사업부와 협의해서 ‘경복고졸업50주년 기념우표’까지 만들어 동창들과 나눠가졌고 골프에서 홀인원을 기록하자 자신의 ‘홀인원 기념 주문전화카드’를 제작해 선물 했다는군요.

코흘리개 초등학교 때부터 노년에 이를 때 까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모을 수 있는 열정과 시간, 건강 그리고 경제적 뒷받침까지 다 갖춘 그야말로 가장 행복한 젊은 노인, 안종만 씨와 마주앉아 행복한 이야기를 나눈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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