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병 앞에 효자로 남으려면 셀프케어하라! – 전성기뉴스
콘텐츠 바로가기

top

긴 병 앞에 효자로 남으려면 셀프케어하라!

간병가족이 반드시 지켜야 할 ‘셀프케어’

사랑하는 사람을 집중하여 보살피는 것은 매우 고귀한 일이다. 하지만 잘못하다간 ‘순교자’가 발생하는 역효과가 날 수 있다. 가정을 꾸리는 막중한 책임을 어느 정도 다하고 인생을 여유롭게 즐겨야 할 5060세대들 중 배우자나 부모를 간병하느라 시달리는 사람을 우리 주변에서도 종종 본다.

전미간병연합회(the U.S. National Alliance for Caregiving)의 통계에 의하면 미국에서 6570만 명이 환자와 장애인 또는 노인을 돌보고 있는데, 이는 성인 인구의 29%에 달한다. 이중 4350만 명은 50세 이상의 나이 든 가족을,  1490만 명은 알츠하이머 질병 혹은 기타 치매 환자를 돌보고 있다.

65세 이상의 노인인구는 2000년의 3510만 명에서 2030년 7150만 명으로 두 배 이상 증가가 예상되는데 “무보수의 간병가족의 가치는 미국에서 장기 요양보호 서비스를 담당할 가장 큰 자원이 될 것”이라고 NAC는 전망한다.

미국의 베이비부머 여성이 병든 노모를 간호하며 활짝 웃고 있다. ⓒRustle/Shutterstock
미국의 베이비부머 여성이 병든 노모를 간호하며 활짝 웃고 있다. ⓒRustle/Shutterstock

이러한 추세 속에서 간병가족은 자신의 건강을 뒷전에 둬서는 절대 안 된다고 <유에스뉴스앤 월드리포트>가 지난 10월 15일자 ‘3 Reasons Self-Care Is Essential for Caregivers(셀프케어가 간병인에게 필수적인 3가지 이유)’에서 강조했다.

프랭크 블러드는 15년 동안 부인을 간병하며 “이 일이 그리 나쁜 건 아니다. 내가 쏟아부은 것보다 얻는 게 더 많았다”고 말한다. 69살의 일리노이 주 볼링브룩 거주자는 그의 긍정적인 간병 경험을 확고한 ‘자기 스스로 돌보기(self-care)’ 덕택으로 돌린다. 부인이 잠에서 깨기 전 매우 이른 시간에 일어나 운동을 하고, 친구들의 지원 시스템과 어려운 시기를 견뎌 나갈 종교적인 신념에 의지했다고 회상한다.

그 결과, 78세 부인은 두 번의 암을 이겨내고 지금은 중증의 만성 폐질환과 약간의 기억력 감퇴 문제를 갖고 있지만 죽음 가까이 가진 않았다. 블러드는 사랑하는 사람들을 돕는 이들에게 참고자료를 제공하기 위해 온라인 매거진인 <케어기버 하버(Caregiver Harbor)>를 창립하기도 하였다.

만일 여러분이 간병가족인데 블러드가 지금껏 자기의 책임을 다하면서 양호한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 얼마나 자기관리를 철저히 해왔는지 상상할 수 없다면, 당신은 아마도 자기 스스로 돌보기는 뒷전에 처박아두는 사람임이 틀림없다. 당신을 최우선에 두어야 할 3가지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간병인이 스스로 돌봐야 하는 세 가지 이유

첫 번째 이유: 더는 사랑하는 사람을 돌보지 못할지도 모른다.

셀프케어에 초점을 맞춰야 할 주된 이유는 그렇지 않으면 여러분 건강이 점점 나빠져 더는 간병인으로서 활동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된다.

알츠하이머를 앓는 누군가를 간호하는 1222명의 건강을 추적해 보니 18개월이 지나자 간호하는 사람들 스스로 건강이 나빠졌다고 답했다고 NAC의 2011년 조사에서 밝혔다. 비슷한 연령대의 간병을 하지 않는 사람들에 비해 전체 평균적으로 응급실 내원은 두 배, 내과의사를 찾아간 건 세 배나 많았다. 그 조사 이후 더 심도 깊은 연구에서 간병인을 위한 휴가 서비스(respite services for caregivers)가 그들의 건강을 향상시키는 데 효과적이라고 나타났다.

두 번째 이유: 친구를 잃고 삶의 질이 저하될지도 모른다.

가족 보살핌 코치이자 노인 돌봄 지원기관인 ‘Parenting Our Parents’의 설립자이기도 한 제인 울프 워터맨은 “어떤 조사나 연구도 간병가족들의 실제 생활을 제대로 다 전달하지 못한다. 그들의 생활이 얼마나 개인적으로 외롭고 두려운 것인지 숫자로 나타내지 못한다”고 힘주어 말한다.

워터맨은 “간병을 아이를 키우는 것에 비교하는데 육아는 시간이 지나면서 도움이 줄어들지만 간병은 시간이 지나면서 더 많은 도움을 필요로 한다”며 “부모님은 사설보호원이나 맘즈모닝아웃 그룹과 같은 다양한 공동사회 자원을 이용할 수 있지만 간병인들이 그런 자원을 항상 주변에서 손쉽게 접할 수 있는 건 아니다”라고 덧붙인다.

간병을 육아라 비교하지만 육아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일이 줄어들지만 간병은 반대로 간병 시간이 늘어난다. ⓒdenniro/Shutterstock
간병을 육아와 비교하지만 육아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일이 줄어들지만 간병은 반대로 간병 시간이 늘어난다. ⓒdenniro/Shutterstock

따라서 간병인들은 가족 및 친구들과 유대를 맺고 외부 관심사에 적극적으로 노출될 수 있도록 사전대책을 강구해두어야 한다. “많은 간병가족은 친구를 잃고 그들이 보살핌을 주고 있는 사람과 똑같이 고립되고 만다”며 ‘케어 내비게이터’이자 <The Caregiving Trap: Solutions for Life’s Unexpected Changes(보살핌의 함정: 삶의 예기치 못한 변화에 대한 해결책)>의 저자인 파멜라 윌슨은 지적한다. 우울증의 위험 또한 관리해야 한다. 가족간호인연합(the Family Caregiver Alliance)의 2006년 통계에 의하면 40~70%의 간병가족들이 우울 증세를 호소한다고 한다.

세 번째 이유: 조기 사망의 위험에 처할지도 모른다.

간병하는 동안 스스로를 돌봐야 하는 가장 강력한 이유는 그러지 못했을 경우 당신이 일찍 사망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간병인 스트레스를 체험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사망 위험률이 63%나 높게 나왔다고 2009년에 발간된 미국의료협회저널(The Journal of the American Medical Association)에서 밝혔다. 그 조사는 392명의 간병가족과 427명의 비간병인을 대상으로 진행하였다.

나중에 심리학협회(the Association for Psychological Science)에서 펴낸 학회지에서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지만 윌슨은 “연관관계가 있다는 데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잘라 말한다. 15년 동안 간병인들을 봐오고 있는데 자신의 건강을 챙기는 데 무심한 경향이 있다고 귀띔한다.

간병인이 셀프케어하지 않으면 수명이 짧아질 수도 있다. ⓒcrysrob/Shutterstock
간병인이 셀프케어하지 않으면 수명이 짧아질 수도 있다. ⓒcrysrob/Shutterstock

윌슨은 1995년 승마 사고로 전신 마비된 ‘슈퍼맨’의 주연배우 크리스토퍼 리브를 언급하며 “그의 부인인 다나가 44세에 사망한 이유가 리브를 간병하느라 힘들었던 것과 연관이 있지 않겠냐”라고 반문한다. 비흡연가였던 다나는 긴 세월 간병하다가 남편이 죽은 후 8개월 만에 폐암을 진단받았다고 한다. 명백한 연관은 아직 밝혀내지 못했지만 간호란 엄청 힘든 고통의 시간이라고 윌슨은 단호하게 말한다.

 

간병인을 위한 5가지 필수 행동(5 Must-Dos for Caregivers)

자, 이제 스스로 건강 챙기기 셀프케어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았으니 전문가가 제안하는 다섯 가지 필수 행동 수칙을 알아보자. <유에스뉴스> 기사는 이 필수 행동 수칙을 바로 실천에 옮겨보라고 권한다.

1. 가족회의를 열어라

2. 지원 시스템을 찾아라

3. 건강한 삶을 최우선에 두어라

4. 정기적인 휴식 시간을 가져라

5. 활용 가능한 자료나 자원을 찾아라(병원, 보건소 등)

미국보다 가족유대가 더 깊은 우리나라는 가족간병인이 훨씬 많다. 항상 간병이 필요한 가족을 둔 사람은 여러 이유로 자신의 건강을 소홀히 하게 된다. 자신의 건강보다 가족의 건강이 우선시되고, 시간이 부족하거나 경제적으로 어려워서, 또는 자신을 대체할 수 있는 다른 간병인을 구하지 못해 병원에 가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때문에 많은 경우 간병을 통해 정신건강은 물론 신체건강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받고, 이로 인해 다시 간병 환경이 나빠지는 악순환을 겪는다.

간병인을 돕는 시스템이 마련되야 한다. ⓒmichaeljung/Shutterstock
간병인을 돕는 시스템이 마련되어야 한다. ⓒmichaeljung/Shutterstock

최근 한 보험사가 베이비부머 4048명을 조사해 분석한 <한국 베이비부머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윗세대를 돌보는 베이비부머 비율이 4년 전 같은 조사를 했을 때보다 높아졌다. 부모 중 어느 한 분이라도 살아있는 베이비부머 비율은 지난해 48%로 나타났는데 응답자 중 13%가 노부모를 간병하고 있다. 이는 2010년에 비해 4%포인트 증가한 수치이다.

미국암연구소(NCI)는 암 생존자를 암 발생 후 5년 생존 뒤 여생 전체에서 간병 가족까지 확장된 개념으로 정의하고, 이들을 위해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이제 막 암 생존자의 건강한 삶에 대한 논의가 시작된 터라 간병가족의 건강까지 논하기엔 아직 공감대 형성이 부족한 상황이다. 하지만 하루라도 빨리 간병가족에 대한 관심을 기울이고 정보공유와 체계적인 지원 대책을 세워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