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서는 아무것도 못해요” 아들 며느리 의존증 극복하기 – 전성기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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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는 아무것도 못해요” 아들 며느리 의존증 극복하기

2016.03.08 · HEYDAY 작성

Q. 아들에게 의존하는 어머니 때문에 힘이 듭니다시어머니는 남편이 고등학생 때 홀로됐습니다. 시아버지가 돌아가신 이후 집안의 가장이 돼 3남매를 키웠지요. 그래서인지 자식에 대한 애착이 강합니다. 문제는 저희가 결혼할 즈음 일을 그만둔 이후부터 애착이 의존으로 바뀐 것입니다. 특히 제 남편에 대한 의존이 너무 커 며느리로서 스트레스가 심합니다. “나 힘들다” “나 외롭다”며 수시로 집으로 부르고 병원에 갈 때도, 시장에 갈 때도 남편이나 저를 꼭 부릅니다. 꼭 아이 같죠. 결혼 초기엔 혼자서 외롭게 사신 분이라 이해하려고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결혼한 지 20년이 넘어서도 이런 상황이 계속되다 보니 남편도 저도 이제는 너무 지쳤습니다.

A. 무엇인가에 집착한다고 불안이 사라지나요?

모든 집착과 의존의 이면에는 불안이 자리 잡고 있다. 불안하므로 자기 아닌 다른 대상에 매달리게 된다. 하지만 매달릴수록 의존 욕구는 더 커지게 마련이다. 사연의 주인공인 시어머니는 일찍 남편을 여의고 홀로 가족을 키우며 사신 분이라, 혼자 남겨지는 것에 대한 불안이 내면에 깊이 자리를 잡고 있을 것이다. 나이가 들어 체력이 약해지고 건강마저 나빠지면, 이런 불안은 점점 더 커질 수밖에 없다. 그것이 자녀에 대한 집착으로 나타나기도 하고, 며느리를 좌지우지하려는 통제 욕구로 분출되기도 하고, 마치 어린아이처럼 퇴행하는 모습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혼자 힘으로는 내면의 불안을 잘 조절하지 못하는 상태가 되는 것이다.

시어머니의 심정은 데이비드 호크니의 <내 어머니, 볼튼 수도원, 요크셔, 1982년 11월>이라는 작품 속에 담긴 어머니와 같을 것이다. 이 작품에는 초라하게 늙어버린 여성이 무덤가에 앉아 있는 것처럼 사진들이 배열되어 있다. 무덤가의 황량함이 어머니의 모습에 녹아든 것처럼 느껴진다.

 

아마도 버려지는 것, 죽어간다는 것, 혼자 남겨진다는 것…. 이런 마음 때문에 무덤가의 어머니는 불안에 떨고 있을 것이다 이 작품 속의 늙은 어머니가 느끼고 있을 외로움과 불안, 그리고 죽음에 대한 공포를 이번 사연의 주인공인 시어머니도 똑같이 느끼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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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호크니의 <내 어머니, 볼튼 수도원, 요크셔, 1982년 11월>

태도의 일관성이 불안을 줄인다

비관적으로 들리겠지만, 시어머니가 아들에게 의존하려는 성향은 쉽게 누그러지지 않을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 좀 나아지겠지, 하고 기대할수록 원망하는 마음만 커질 뿐이니 이런 기대는 내려놓는 것이 좋다. 혹시 시어머니의 행동을 변화시키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면, 그런 마음 역시 거두길 바란다. 그런 시도는 시어머니의 불안만 더 자극하고, 의존성을 강화할 뿐이다.

시어머니의 변화보다 자신의 태도와 행동을 점검하는 것이 먼저다. “나는 최선을 다했는데, 내가 더 어떻게 해야 하느냐”며 볼멘소리를 할 수도 있겠지만, 사람을 바꾸려는 시도는 언제나 실패로 끝나게 마련이다. 특히 나이 든 어른을 대상으로 하는 경우라면 더 그렇다. 자식에게 의존적인 시어머니와의 관계에서 한 가지 조언한다면 무엇보다 일관성이 중요하다.

시어머니로서는, 아들과 며느리의 태도가 언제나 일관되게 유지되기를 바란다. 그래서 아들과 며느리는 어머니에게 일정한 시간에 안부 전화를 하고, 일정한 날짜에 찾아뵙는 것이 좋다.

아들과 며느리의 행동이 예측 가능해야, 시어머니가 불안에서 조금이나마 벗어날 수 있다. 어머니가 매달린다고 거기에 휘둘리거나 반대로 “이제 더는 못하겠다” 하며 관심을 기울이지 않으면, 시어머니의 원초적인 불안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그럴수록 시어머니가 아들에게 의존하려는 마음도 커지게 된다.

그러면 “얼마나 자주 연락하고, 찾아뵙고, 어느 정도까지 우리가 해드려야 할까요?”라고 물을 것이다. 이런 물음에 대한 답은 ‘아들이나 며느리로서 앞으로도 지치지 않고, 꾸준히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을 것 같은 정도’의 관심과 애정을 보여주라는 것이다. 한두 달은 참고 하지만, 그 이상은 못하겠다고 느끼면 강도를 조금 낮추어서 앞으로도 변하지 않고 계속할 수 있는 수준으로 맞추어야 한다.

 

+ 처방전 <화덕가의 어머니>

시어머니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도록 마르크 샤갈의 <화덕가의 어머니>를 추천한다. 화덕가에서 빵을 굽는 어머니 모습은 크게 그렸지만 아버지는 어머니 뒤에서 지팡이를 짚은 초라한 모습으로 아주 작게 그렸다. 샤갈의 어머니는 혼자 힘으로 빵을 구워가며 자녀와 가족을 부양하는 역할을 도맡아 했던 것 같다. 그렇게 보면, 데이비드 호크니의 작품 속 어머니와 심리적으로는 같은 상황이다. 화덕가에서 일하는 어머니에게도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남편을 대신해 혼자서 가족을 부양해야 한다는 긴장과 불안이 내면에 자리 잡고 있었을 테니까. 다만 가족을 위해 빵을 구워야 하므로 불안을 눌러놓아야만 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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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크 샤갈의 <화덕가의 어머니>

 

시어머니에게 일을 만들어주자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살아야 할 이유가 사라졌다고 느낄 때, 자신의 존재 가치가 희미해졌다고 느낄 때 불안에 휘둘릴 수밖에 없다. 그럴수록 더 불안해지고 아들에게 의존하게 된다. 사연의 시어머니도 자기 일이 필요하다. 뭔가 몰두하고, 불안을 다른 곳으로 옮겨 놓을 수 있는 활동, 즉 취미 생활도 좋고, 친구도 좋고, 운동도 좋고 무엇이든 세상 속에서 존재 가치를 느낄 수 있는 활동을 해나갈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물론 쉽지는 않다. 처음에는 이런 것을 권유해도 잘 하지 않으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꾸준히 권유하고, 처음에는 같이하고, 시어머니 친구분에게 부탁하는 등 여러 가지 시도를 반복해야 한다.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시어머니도 자신이 혼자가 아니라고 안심하게 된다. 그러면 불안도 줄어들고 독립적인 활동을 할 힘도 되찾을 수 있게 될 것이다.

 

기획 이인철 김병수(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부교수)

※ 이 기사는 <헤이데이> 22호에 게재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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