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영만의 료칸 탐방기] 료칸의 여인들, 오카미상과 나카이상 – 전성기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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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만의 료칸 탐방기] 료칸의 여인들, 오카미상과 나카이상

2015.12.28 · HEYDAY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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료칸의 안주인, 오카미상

일본 료칸에서 가장 인상 깊은 것 중 하나가 손님을 맞는 모습입니다. 대부분의 료칸에서는 손님이 오기 전에 환영의 의미로 입구에 물을 뿌려놓습니다. 그러고는 료칸 식구들이 로비에서 손님을 맞이합니다. 이때 빠지지 않는 사람이 료칸의 안주인, 오카미상입니다. 오카미상은 료칸의 서비스를 책임지는 사람입니다. 접객뿐 아니라 홍보, 지역의 문화 활동 등 영업을 총괄하기도 합니다. 복도에 놓인 등 하나, 객실에 꽂힌 꽃 한 송이에도 오카미상의 취향과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호텔에 총지배인이 있다면 료칸에는 오카미상이 있는 셈이죠. 오카미상은 어엿한 직책으로 지역마다 오카미상 연합회가 있을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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료칸의 오카미상은 료칸 대표의 아내이거나 며느리, 또는 딸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들은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는 자세와 온화한 미소로 손님을 맞이합니다. 사가 현의 가라쓰 시에 있는 요요카쿠 료칸의 안주인 하루미 씨도 그랬습니다. 료칸 입구에 들어서면 단아한 기모노 차림의 하루미 씨가 무릎을 꿇고 앉아 손님을 맞이합니다. 그 옆으로 여자 종업원들이 마치 의장대의 사열과 같이 같은 자세로 다소곳하게 자리 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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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료칸을 찾아주신 당신은 최고로 귀한 손님이고, 우리는 최선을 다해 모시겠다’는 마음이 느껴집니다. 하루미 씨의 섬세한 감각 덕분에 요요카쿠에서는 방 안에 앉아서도 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녁 식사 자리에 나와 일일이 메뉴를 설명하면서 손님들의 식사를 돕는 것도 하루미 씨의 몫입니다. 품위 있는 말씨에 유머까지 더하니 가이세키의 맛이 두 배가 되는 느낌이었습니다. 야마가타 현의 다미야 료칸에서는 한국인 오카미상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백년가약을 맺은 일본 남자가 우연히도 료칸의 후계자여서 오카미상이 되었답니다. 오랜만에 한국인 손님들을 봐서 그런지 무척 반가운 얼굴로 여러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그러면서 ‘오카미상에게 료칸은 창살 없는 감옥’이라는 말을 덧붙였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밤에 잠들 때까지 신경 쓸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라는군요. 집이 곧 직장이어서 밤에도 마음 편히 쉬기 힘들다고 합니다. 그래도 웃음 가득한 얼굴로 씩씩하게 말하는 모습에서 을 보니, 일에 대한 자부심과 애정이 듬뿍 느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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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카미상의 손발, 나카이상

오카미상이 료칸 서비스의 머리라면 나카이상은 손발에 해당합니다. 나카이상은 여자 객실 담당자로 오카미상을 도와 손님들에게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입구에서 오카미상과 함께 손님들을 맞이하고 방까지 안내하고 객실 이용에 대해 설명하고 따뜻한 녹차 한 잔을 대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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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식사 자리에서 요리 하나하나를 정성스럽게 서빙하고, 손님이 방으로 가기 전에 미리 이부자리를 깔아놓는 것도 나카이상들의 역할입니다. 저녁 늦게까지 식사 시중을 들고는 새벽같이 단정한 차림으로 아침 식사를 준비합니다. 손님이 떠날 때면 료칸 입구에 나와 보이지 않을 때까지 손을 흔듭니다. 일본의 료칸이 특별한 것은 절반 이상이 오카미상과 나카이상, 료칸의 여인들 때문 아닐까요?

 

글과 그림, 사진 허영만, 여행자의 식탁(www.tarlio.com취재 협조 일본자치제국제화협회(korea.clair.or.kr)
※ 이 기사는 <헤이데이> 5월호에 게재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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