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불청객, 황사 이야기 – 전성기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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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불청객, 황사 이야기

3월 6일, 올 들어 처음으로 ‘봄의 불청객’ 황사가 찾아와 며칠 동안 우리를 괴롭혔다. 서쪽 지방을 중심으로 대기와 하늘이 뿌옇게 되면서 마치 흐린 날씨처럼 변했다. 다행히 옅은 황사여서 황사 주의보나 황사 경보 같은 황사 특보가 발령되지는 않았다. 그래도 외출이나 바깥 활동에 큰 불편을 주고 건강에도 나쁜 영향을 끼쳤다.

황사로 뒤덮인 도시 풍경 ©Mehdi Photos/Shutterstock
‘황사(黃砂)’는 봄의 불청객, 상춘(賞春) 훼방꾼 등의 불명예를 안고 있는 자연 현상이다. ©Mehdi Photos/Shutterstock

이번 황사의 영향으로 많은 지역의 미세 먼지 농도가 평소보다 2~4배로 높았다. 이런 가운데 필자는 6~7일 연거푸 경기도 일산 집을 나서 가까운 정발산(해발 88m) 등산을 했고, 시내 볼일도 봤다. 정발산 정상에서 바라보니 주변 아파트 단지가 온통 뿌옇게 가려진 채 잘 보이지 않았다. 시내도 사정이 그리 좋지는 않았다. 스마트폰을 검색해 보니 ‘우리 동네 대기질(미세 먼지 농도)’은 200㎛(마이크로미터) 정도로 ‘매우 나쁨(150㎛ 이상)’ 수준을 훌쩍 넘기고 있었다. 마스크를 하고 평소 안 쓰던 안경도 쓰고 다녔지만 집으로 돌아갈 무렵에는 눈과 목 상태가 좋지 않았다.

기상청 자료에 따르면 이번 황사 내습으로 6일 미세 먼지 농도는 대개 100~200㎛ 전후를, 7일에는 대개 100~150㎛ 안팎을 기록했다. 미세 먼지 농도 최고 수준인 ‘매우 나쁨(150㎛ 이상)’ 단계를 보인 지역이 속출했다는 얘기다. 특히 농도가 높았던 곳은 백령도(6일 새벽/706㎛), 격렬비도(6일 아침/540㎛), 연평도(6일 아침/420㎛) 등으로 나타났다. 참고로 우리가 통상 생활하면서 겪는 미세 먼지 농도 ‘보통’ 수준은 ㎥당 미세 먼지가 31~80㎛(백만 분의 1미터=0.001 밀리미터)일 때를 가리킨다.

3월 6일 황사 습격 전후 관측 지역 미세 먼지 농도 그래프.  ⓒ기상청
3월 6일 황사 습격 전후 관측 지역 미세 먼지 농도 그래프. ⓒ기상청

 

올해 첫 황사 기습, 옅은 황사 기록

올해 처음 기습한 황사가 불행 중 다행으로 옅게 지나간 것은 황사 발원지(고비 사막·내몽골 고원 등) 일부에 쌓인 눈 때문에 황사가 그 세력을 크게 확대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황사(黃砂)는 ‘봄의 불청객’, ‘상춘(賞春) 훼방꾼’ 등의 불명예를 안고 있는 자연 현상이다. 주로 봄에 찾아오지만 2000년대 들면서 가을, 겨울에도 찾아오기 시작했다. 여름만 제외하고 사시삼철 출몰하고 있다. 날이 갈수록 빈도가 잦아지고 농도도 짙어지는 등 악화 일로를 걷고 있다는 얘기다. 미세 먼지가 날로 거세지며 우리를 위협하는 가운데 황사 출몰 양상도 우리를 점점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최근 10년(2006~2015년)의 전국 연 평균 황사 발생 일수는 7.5일로 그 이전 20년에 비해 1.1일 증가했다. 그러나 봄철 평균 황사 발생 일수는 최근 30년과 최근 10년이 5.2일로 동일하게 나타났다. 황사 발원지와 지리적으로 가까운 수도권 지역이 가장 높은 황사 발생 일수를 기록했다. 남부보다는 중부, 동쪽보다는 서쪽 지방이 높게 나타났다.

기상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년(2006~2015년)간 서울 지역의 황사 관측 일수는 총 96일로 연 평균 9.6일을 기록했다. 이 중 봄철(3~5월)이 66일(연 평균 6.6일)을 차지해 전체의 69% 상당을 차지했다. 서울 지역에는 열 번 중 일곱 번 꼴로 봄철에 황사가 찾아왔다는 통계다.

기상청이 황사를 주요 자연 재해로 보고 황사 특보제를 도입한 것은 2002년이었다. 이후 매년 평균 4회 정도의 황사 주의보나 황사 경보가 발령됐다. 지난 10년 사이 경보급 황사는 중국과 가까운 서쪽 지방에서 봄철에 주로 나타났다. 2010년 3월 20일부터 21일까지 흑산도에서 무려 2712㎍/㎥라는 살인적인 농도의 황사가 관측됐다. 그 다음 기록은 2371㎍/㎥(2006년 4월 8일, 백령도), 2019㎍/㎥(2007년 4월 1일, 대구) 등이었다. 봄이 아닌 때에 관측된 경보급 황사로는 가을의 백령도 1664㎍/㎥(2010년 11월 11일), 겨울의 수원 1132㎍/㎥(2009년 12월 25일) 등으로 나타났다. 발원지 사정과 한반도를 둘러싼 기상 상황 등에 따라 사시삼철 지역을 가리지 않고 출몰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기상 전문 업체인 케이웨더는 올해 봄철(3~5월) 황사 발생 일수가 최근 10년과 30년 평균(5.2일)과 비슷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을 주로 받는 기압이 배치되면서 평년보다 황사 발생이 많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황사는 3월부터 시작되겠지만 주로 4~5월 상순 사이 주요 발원지인 고비 사막, 내몽골 고원, 중국 북동 지역 등에서 강한 저기압의 상승 기류에 의해 발원해 북서 기류를 타고 한반도로 이동해 올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30년, 최근 10년 평균 황사 발생 일수. ⓒ케이웨더 최근 30년, 최근 10년 평균 황사 발생 일수. ⓒ케이웨더 최근 30년, 최근 10년 평균 황사 발생 일수. ⓒ케이웨더

최근 30년, 최근 10년 평균 황사 발생 일수. ⓒ케이웨더
최근 30년, 최근 10년 평균 황사 발생 일수. ⓒ케이웨더

 

황사와 미세 먼지의 공통점과 차이점

황사는 강한 바람에 의해 흙먼지와 모래가 이동하면서 지표에 떨어지는 자연 현상을 말한다. 이에 비해 미세 먼지는 인위적으로 발생한 먼지가 대기 중에 퍼진 것이다. 황사와 미세 먼지는 둘 다 하늘을 뿌옇게 만들고 먼 거리까지 이동한다는 점에서는 매우 비슷하다. 하지만 황사는 주로 봄에 찾아오는 반면, 미세 먼지는 일 년 내내 출몰한다는 점에서 서로 다르다.

발생 과정과 특성에서도 차이가 있다. 우리나라를 습격하는 황사는 주로 중앙 아시아의 고비 사막과 내몽골 고원, 중국 북동(만주 등) 사막 지역, 황하 중류의 황토 고원 등지에서 발원한다. 이들 황사 발원지의 넓이는 사막이 48만㎢, 황토 고원이 30만㎢에 달하며, 주변 모래 땅까지 합하면 한반도 면적의 약 4배는 된다고 한다. 기상 당국이 수년간 황사 발원지 및 이동 경로를 분석한 결과 약 80%에 달하는 황사가 고비 사막이나 내몽골에서 발원하고, 19% 상당은 중국 북동 지역, 1% 정도는 중국 황토 고원에서 각각 발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지역의 흙먼지나 모래는 한랭 전선의 후면에서 부는 강한 바람에 의해 공중으로 떠올라 바람을 타고 만주나 요동반도 등을 거쳐 한반도로 이동하면서 천천히 지표에 떨어지게 된다. 우리나라까지 이동 시간은 위치에 따라 1~8일이 걸리며, 이동 중 고도는 경우에 따라 1~8㎞에 이른다.

대개 발원지에서 떠오른 먼지의 30%는 바로 떨어지고, 20% 정도는 주변 지역에, 나머지 50%는 한반도를 비롯해 일본, 태평양, 멀리는 미국과 캐나다 지역까지 날아간다. 이동 규모가 많게는 2000만 톤에 이른다는 연구 결과도 나와 있다. 우리나라를 찾는 황사는 아시아 대륙에서 생긴다고 해서 소위 ‘아시아 먼지(Asian dust)’로 불린다. 아프리카 대륙 북부의 사하라 사막에서 생기는 것을 ‘사하라 먼지(Saharan dust)’라고 부른다.

내몽골 고원과 만주는 한반도에서 가까운 황사 발원지여서 발원한 흙먼지와 모래가 우리나라로 빨리 이동해 바로 영향을 주는 경우가 많다. 발원지에서의 황사 입자 크기는 1∼1000㎛ 정도다. 이 중 우리나라에서 관측되는 황사는 대기 중에 여러 날 떠다닐 수 있는 약 1∼10㎛ 크기이다. 황사에는 칼슘, 마그네슘 등 자연에서 발생한 물질이 많고 우리 생활과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친다. 최근 황사는 한반도로 넘어오는 과정에서 산업 및 생활 분진 등 미세 먼지와 결합되면서 점차 독성이 강해지는 경향이 있다.

황사는 옛 문헌에도 기록되어 있을 정도로 오랜 자연 현상에 속한다. 우리나라 최초로 기록된 먼지 현상은 삼국사기에 나오는 신라 아달라왕 때(서기 174년)의 ‘우토(雨土=흙비)’로 알려져 있다. 당시 하늘의 신이 화가 나서 비나 눈이 아닌 흙가루를 땅으로 뿌린 것으로 믿어 먼지 현상이 눈앞에 나타나면 왕과 신하들이 몹시 두려워했다고 기록되어 있다. 고구려 보장왕 때(서기 644년, 음력 10월) 평양에 내린 눈이 붉은색이었다는 기록도 있다. 눈에 황토가 섞여 내렸다는 얘기다. 또 조선 시대 한 문헌은 “(명종 5년, 3월 22일) 한양에 흙비가 내렸으며 전라도 남원에서는 비가 내린 뒤 연기 같은 안개가 사방에 퍼져서 쓸면 먼지가 되고 흔들면 날아 흩어졌다”고 기록하면서 나흘간 계속됐던 심한 황사 현상을 전하고 있다.

이에 비해 최근 국내외에서 단연 큰 주목을 받고 있는 미세 먼지는 20세기 이후의 산업화와 문명으로 인해 생긴 먼지 현상이다. 가정의 난방과 취사 연기, 자동차 매연, 공장의 화석 연료 연기, 산불 및 화전 연기 등 인위적인 요인으로 발생한다. 크기는 황사보다 훨씬 작은 2㎛ 이하이다. 미세 먼지에는 사람에게 해로운 황산염, 질산염, 암모늄 등 이온 성분과 탄소 화합물, 금속 화합물 등 광물 성분이 많이 들어 있다.

미세 먼지는 입자 크기에 따라 지름이 10㎛ 이하인 미세 먼지와 2.5㎛ 이하인 초미세 먼지로 구분된다. 지름이 매우 작은 초미세 먼지의 경우 인체 내 기관지나 폐 깊숙한 곳까지 침투해 각종 호흡기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미세 먼지 농도가 높을 경우 황사보다 더 주의할 필요가 있다. 황사가 중국에서 많이 발원하듯, 현재 중국 동부 지역의 활발한 산업 활동으로 인해 발생한 미세 먼지가 우리나라로 건너와 일상 생활과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국제적인 문제로까지 부상하고 있다.

황사 발원지 및 관측망 현황도. ⓒ기상청
황사 발원지 및 관측망 현황도. ⓒ기상청

 

황사 대비 요령, 숙지하고 실천하자

황사는 다음 세 가지 조건이 잘 맞아 떨어질 때 기승을 부린다.

우선 위에서 말한 발원지의 먼지 배출량이 많아야 한다. 발원지의 강수량이 적고 수분 증발이 잘 되는 조건이어야 한다. 또한 봄철 해빙기에 토양이 잘 부서지고 부유하기에 적당한 20㎛ 이하의 먼지가 다량 배출되려면 발원지의 지표면에 식물이 거의 없어야 한다.

둘째, 발원지로부터 황사가 이동하려면 강한 편서풍이 불어야 한다. 발원지 동쪽에 위치한 우리나라에까지 황사가 수송되려면 약 5.5km 고도의 편서풍 기류가 우리나라를 통과해야 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상공에 부유 중인 황사가 우리나라 지표면에 낙하하는 데 필요한 적절한 기상 조건도 갖춰야 한다. 고기압이 배치되고 하강 기류가 발생할 때가 그런 때다.

황사가 있을 때는 물을 많이 마시고 콘텍트 렌즈의 장시간 착용을 피하는 등 건강 관리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지하수는 가급적 마시지 않는 게 좋다. 포장되지 않은 과일과 채소는 세척을 더욱 꼼꼼히 해야 한다. 2분간 물에 담근 뒤 흐르는 물에 30초간 씻고, 필요에 따라 채소와 과일용 세척제로 씻는 것이 도움이 된다. 외부 공기가 실내로 들어오지 않도록 창문을 닫고 알레르기성 결막염 등 눈 질환을 주의해야 한다.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나 노인들은 호흡기 질환이 생기거나 악화될 수 있다.

평소 건강한 사람도 호흡기 질환의 예방을 위해 황사 방지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황사 방지 마스크는 일반 마스크와 달리 미세 입자를 거의 걸러내는 성능이 있다. 구입할 때는 의약외품으로 식약청 허가를 받았는지 확인해야 한다. 황사 방지 마스크는 일회용이어서 세탁하면 모양이 변형되어 기능을 유지할 수 없다. 다시 쓸 경우 먼지나 세균에 오염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한편 기상청의 황사 강도 예보 기준은 다음 3가지다.

‘옅은 황사’는 황사로 인해 1시간 평균 미세 먼지 농도가 400㎍/㎥ 미만으로 예상될 때다. ‘짙은 황사’는 황사로 인해 1시간 평균 미세 먼지 농도가 400∼800㎍/㎥ 정도로 예측될 때다. ‘매우 짙은 황사’는 황사로 인해 1시간 평균 미세 먼지 농도가 800㎍/㎥ 이상으로 예상될 때다.

기상청의 황사 특보 발령 기준은 다음과 같다. ‘황사 주의보’는 황사로 인해 1시간 평균 미세 먼지 농도 400㎍/㎥가 2시간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발령한다. ‘황사 경보’ 발령은 황사로 인해 1시간 평균 미세 먼지 농도 800㎍/㎥가 2시간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측될 때 내린다.

기상청이 황사가 발생 중이거나 황사 특보가 발령 중일 때 권고하는 행동 요령은 다음과 같다.

▷가정에서

– 창문을 닫고 가급적 외출을 삼간다. 부득이하게 외출 시에는 보호 안경, 마스크를 착용하고 귀가 후 손과 발을 깨끗이 씻고 양치질을 한다.

– 황사에 노출된 채소, 과일 등 농수산물은 충분히 세척한 후에 섭취 한다.

– 식품 가공, 조리 시 철저한 손 씻기 등 위생 관리로 2차 오염을 방지한다.

– 특히 노약자, 호흡기 질환자의 경우는 실외 활동을 금지하는 게 좋다.

 

▷학교 등 교육 기관에서

– 유치원·초등학교의 실외 활동을 금지하고 수업 단축이나 휴업도 고려한다.

 

▷축산, 시설원 등 농가에서

– 방목장의 가축은 축사 안으로 신속하게 대피시켜 황사 노출을 방지한다.

– 비닐 하우스 온실 및 축사의 출입문과 창문을 닫고 외부와의 접촉을 가능한 적게 한다.

– 방치되고 야적된 사료용 건축이나 볏짚 등은 비닐이나 천막 등으로 덮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