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의 늪’에서 탈출할 길은 없는가? – 전성기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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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의 늪’에서 탈출할 길은 없는가?

세계 경제가 부진하는 이유

저성장의 늪에서 탈출을 어렵도록 세계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는 원인은 무엇인가? 기술혁신의 부진이나 각국의 공조부족을 안타까워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기술혁신은 오히려 과거 어느 때보다 활발하다. 빅데이터를 처리할 줄 아는 인공지능 알파고가 세계 바둑계의 최고수라 할 수 있는 이세돌 9단을 이겼다. 인공지능분야와 같은 IT서비스분야의 급속한 발전으로 제4차 산업혁명이 진행 중임을 부인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기술혁신의 부진은 이유가 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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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성장의 늪에서 탈출하기 어려운 세계경제의 부진의 이유는 무엇인가? ⓒRrraum/Shutterstock

또, 세계 각국의 경제정책의 공조도 해결책으로 기대하기 어렵다. 단일 통화권인 19개 나라의 유로존의 현실이나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분열을 보면 금방 알 수 있다. 각국마다 사정이 다르고 추구하는 목표가 달라 정책 공조를 실현하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지금도 중국을 비롯한 신흥 개도국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유는 미국의 금리정책 때문이다.

세계 모든 나라들이 경제를 살려 보자고 금리를 마이너스까지 내리고 돈을 풀고 있는데 미국은 오히려 금리를 올려 모든 세계 자금을 미국으로 불러들이고 있다. 이 때문에 신흥개도국은 설상가상으로 달러표시부채가 더 부풀려져(자국화폐로 환산할 경우) 상환부담의 압박감에 시달리고 있다. 미국과 기타 각국의 정책이 서로 엇박자를 내고 있는 것은 서로 내부사정이 다르기 때문이다. 공동파멸을 피하기 위한 최소한의 정책 공조를 기대할 수 있을지언정 조금이라도 이해관계가 다를 경우 결코 한 정책기조로 수렴시키기 어렵다.

 

경제성장의 발목을 잡는 ‘부채’

결론부터 말한다면 세계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은 기술혁신 부진이나 정책공조의 부재가 아니라 바로 ‘부채’다. 현재 부채로부터 자유로운 나라가 거의 없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직전 2007년 2분기 세계 부채 총액은 142조 달러였다. 2015년 1분기 현재 240조 달러로 7년 만에 거의 100조 달러나 불어났다. 그럼 이 기간 세계 GDP는 얼마나 늘었을까? 2007년 54조 달러에서 2015년 77조 달러로 증가했다. 이 기간 세계 각국은 23조 더 벌기 위해 100조 달러의 부채를 추가로 발생시킨 셈이다.

부채가 왜 문제일까? 부채는 오히려 성장의 엔진 역할도 할 수 있다. 젊은 학생이 장래가 촉망 될 경우 교육기회를 갖기 위해 부채를 짊어 질 수 있다. 공부를 마친 뒤 나중에 돈을 벌어 갚는다면 부채는 젊은이에게 기회를 준 셈이다. 기업과 국가도 마찬가지다. 특히 한국은 부채로 성장한 나라다. 밖에서는 차관을 들여왔고 안에서는 인플레와 적자재정을 통해 자금을 마련해 오늘날 OECD국가를 만들었다.

오늘 날 부채가 문제가 되는 것은 마치 기업이 부채로 인해 좀비 기업이 되듯이 국가도 ‘좀비’ 국가로 전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부채가 레버리지 역할을 해 부채상환능력을 키우는데 실패할 경우 ‘좀비’로 전락한다. 부채가 만들어내는 소득증가 효과보다 금융 부담규모가 더 커질 경우 가는 길은 하나, 곧 파산이다. 지난 2월 23일 세계경제연구원(IGE) 컨퍼런스에 참석하기 위해 내한한 홍 트란 국제금융협회(IIF) 수석전무는 세계경제의 부채 리스크가 커졌다고 우려했다. 그는 “과거엔 1달러를 빌리면 1달러에 달하는 GDP가 창출됐다면 지금은 더 많은 부채가 있어야 GDP를 높일 수 있는 상황을 맞이했다”고 말했다.

 

세계 경제를 흔드는 부채 위기

1990년대 초 이후 일본이 버블 붕괴 후 잃어버린 20년을 지내온 것이나 한국이 1997년 외환 위기를 맞은 것, 그리고 미국의 2008년 금융 위기와 이어 터진 유럽의 재정 위기 등은 모두 부채라는 한 뿌리 때문이었다. 지금도 그 부채 위기가 여전히 세계 경제를 짓누르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유럽 일본이 부채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다시 부채를 불러 들였기 때문이다. 양적완화를 과감하게 시행한 정책은 다름 아닌 부채 증가(레버리지)를 통한 돌파구였지만 과거와 달리 세계 경제가 별로 좋아지지 않았다. 미국은 달러라는 세계 통화를 발행하는 덕분에 상대적으로 부채 위기에서는 비켜서있을 뿐이다. 기축통화를 발행하는 특혜를 갖지 못했었다면 미국은 이미 파산한 국가나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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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초 이후 일본이 버블 붕괴 후 잃어버린 20년을 지내온 것이나 한국이 1997년 외환위기를 맞은 것, 그리고 미국의 2008년 금융위기와 이어 터진 유럽의 재정위기 등은 모두 부채라는 한 뿌리 때문이었다. ⓒKieferPix/Shutterstock

부채의 늪에서 탈출하는 길

세계 각국이 양적완화를 하다못해 이제 마이너스 금리까지 동원했는데도 고개 숙인 세계경제가 좀처럼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 이유가 바로 이 부채의 발목 때문이다. 중앙은행이 공급해 준 돈으로 은행들이 대출을 확대해야 하는데 대출해 줄 만한 기업이 눈에 보이질 않는다. 은행에 자금이 쌓였다고 좀비기업들에게 대출할 수는 없지 않은가?

그나마 대출대상이 될 만한 괜찮은 기업들이나 개인들은 현재의 부채비중을 줄이는 것이 급선무이다. 대출을 원치 않는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돈이 실물부문보다 자칫 머니게임 현장으로 흘러 들어간다면 버블이라는 암 덩어리만 키우는 꼴이 될 것이다. 유럽 일본 등 세계 각국들이 돈의 홍수 속에서도 소비와 투자가 살아나지 못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마치 항생제가 처음엔 놀라운 치료효과를 냈지만 항생제 누적으로 몸에서 항력이 생겨 고단위 항생제가 아니면 이제 치료가 안 되듯이 세계 경제가 그런 지경으로 치닫고 있다. 각국이 불경기를 쉽게 해결할 수 있는 수단으로 재정 금융정책을 항생제처럼 남용해 왔지만 이제 그 한계에 직면하고 있는 것이다.

인간 몸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필요에 따라 단식도, 그리고 다이어트도 감수할 수 있다. 하지만 국가경제에 단식이나 다이어트라는 수단을 동원할 수 없다는 점이 문제다. 부채는 늘어나기만 하는 하방경직성이 존재한다. 부채가 정치에 종속되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제에도 절제가 분명 필요해 보인다. 감속성장에 적응하는 것도 절제의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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