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in 1, 샤워 섹스 – 전성기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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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in 1, 샤워 섹스

2016.03.21 · 윤수은(섹스 칼럼니스트) 작성
샤워 섹스는 함께 씻으면서 냄새에 대한 걱정을 덜고, 상대방의 몸을 씻겨 주면서 자연스레 스킨십을 늘릴 수 있다. ⒸOLJ Studio/Shutterstock
샤워 섹스는 함께 씻으면서 냄새에 대한 걱정을 덜고, 상대방의 몸을 씻겨 주면서 자연스레 스킨십을 늘릴 수 있다. ⒸOLJ Studio/Shutterstock

청결함과 섹시 무드, 두 마리 토끼 잡는 샤워 섹스

샴푸와 보디 클렌저 겸용의 액체 비누를 샀다. 사람들이 멀티 제품을 이용하는 이유는, 할 일을 빨리 마무리 짓고 싶어서다. 하지만 이유가 단지 그것뿐이면 다용도 제품에 손이 잘 가지 않을 거다. 손쉬움 더하기 알파가 있어야 한다. 내가 산 다용도 비누는 코코넛과 레몬 향의 조합이 기가 막히게 좋아서 샤워 무드를 ‘업’시켜 준다. 씻는 일을 간단하게 만들어 줄 뿐만 아니라 자주 씻고 싶게 만드는 유혹의 향기가 있다. 새삼 멀티 제품으로 씻는 재미에 빠졌지만 그래도 욕실에서 멀티로 할 수 있는 것 중에 몸을 씻으면서 섹스를 하는 것보다 흥미로운 일은 없다.

무엇보다 샤워 섹스는 현실의 섹스에서 천 년의 사랑으로도 극복할 수 없는 문제를 간단히 해결해 준다. 위생 문제다. 성기가 바깥으로 튀어나와 무시하기 힘든 구조임에도 불구하고 볼일을 보고 휴지로도 제대로 그 곳을 닦지 않는 남자들이 많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 한동안 좋아하던 오럴 섹스에 대한 마음이 식어 버릴 정도였다.

몸을 함께 씻으면 청결해지고, 씻기 전보다 당연히 기분이 나아진다. 그리고 수증기로 가득 찬 욕실에서 상대방의 피부와 목소리는 평소보다 더 촉촉해지니 자연스레 무드가 잡힌다.

나이가 적든 많든 섹스 신에서 여자들이 남자에게 일차적으로 바라는 것은 무드다. 페니스 크기가 아니다. 물론 성기가 크면 좋지만 이건 바란다고 마음대로 바꿀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니 제외하자. 향긋한 몸 내음과 진득한 스킨십은 진정으로 섹스에 몸이 동하게 만드는 도우미다.

그런 의미에서 샤워 섹스는 무드 조성의 두 가지 전제 조건을 손쉽게 해결한다. 함께 씻으면서 냄새에 대한 걱정을 덜고, 상대방의 몸을 씻겨 주면서 자연스레 스킨십을 늘릴 수 있다. 하지만 모두가 그렇게 생각하는 건 아닌 것 같다.

“생각만 해도 불편하다. 침대를 놔두고 꼭 욕실에서 그래야 해?”

동네 친구 J는 내가 글감이 막힐 때마다 만나는 사람이다. 샤워 섹스를 주제로 칼럼을 쓸 생각이라고 말했더니 바로 나오는 말이 “귀찮아!”다. 중년층을 대상으로 하는 글을 쓰면서 너무 요란한 건 좀 그렇지 않느냐며, 그리고 너는 왜 동네에서 사람을 만나는데 하이힐을 신고 나오느냐, 불편하지도 않느냐고 한 소리를 들었다. 나이가 들면 샤워 섹스는 하이힐과 비슷한 취급을 받는구나, 하고 잠시 하이힐과 샤워 섹스의 평행 관계에 대한 망상에 빠졌다.

구두 이야기가 나와서 하는 말이지만 내가 높은 구두를 즐겨 신는 이유는 단순하다. 다리 선이 더 예쁘고, 슬림해 보이니까. 플랫 슈즈가 몇 년 동안 유행한다고 해서 자신의 다리 선은 무시하고 낮은 신발을 신으면 안 된다. 슈퍼모델들이 굽이 없는 구두를 신어도 멋스러운 건 충분히 다리가 길어서 구태여 하이힐의 도움 없이도 라인이 살기 때문이다. 관절이 심각하게 나쁘지 않고서야 못생긴 걸 감수하면서까지 편해질 필요는 없지 않나. 편한 걸 찾으려면 침대에 누우면 된다. 파자마를 입고 티브이나 보면서 뒹굴거려라. 약간의 불편함을 감수하는 모험심이 사람을 긴장시키고, 도태시키지 않는다. 수십 년을 함께 산 사람과 여전히 긴장감 있는 잠자리를 나누려면 ‘불편’한 상황을 즐기는 여유가 필요하다. 익숙하지만 익숙하지 않게 쓰는 공간, 그 속에서 섹시한 무드를 고조시키는 데 샤워 섹스만큼 어울리는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수십 년을 함께 산 사람과 여전히 긴장감 있는 잠자리를 나누려면 ‘불편’한 상황을 즐기는 여유가 필요하다. ⒸTobias Steinert/Shutterstock
수십 년을 함께 산 사람과 여전히 긴장감 있는 잠자리를 나누려면 ‘불편’한 상황을 즐기는 여유가 필요하다. ⒸTobias Steinert/Shutterstock

 

샤워 섹스를 즐기는 노하우

일단 보디 클렌저를 이용해 서로의 몸에 거품을 잔뜩 묻힌 다음 자신의 몸 전체가 손이라 생각하고 상대의 몸을 마사지한다. 단언컨대 섹스 라이프의 초기를 제외하고 파트너의 몸 구석구석을 매만지는 게 자연스러운 타이밍은 샤워 섹스뿐이라고 믿는다. 특히 상대방의 특정 부위, 예를 들면 가슴이나 엉덩이만 몇 번 만지는 걸로 애무를 퉁 치려는 게으른 파트너를 반강제로 전희에 몰두하게 하는 데 특효이니 참고할 것. 조금 더 과감한 것을 곁들이고 싶다면 남성의 팔이나 허벅지와 같은 부위를 여성의 음부 아래에 놓고 앞뒤로 밀듯이 마사지할 것. 여성은 음부를 남성의 살에 비비면서 클리토리스를 압박할 수 있고, 남성은 시각적, 촉각적으로 만족할 수 있어 좋다. 전신 마사지를 하다 눈이 진득하게 얽히면 그때가 인터코스 타임.

안전한 섹스를 위해 두 다리가 욕조에서 떨어지지 않는 것이 좋다. 나는 뒤에서 밀고 들어오는 남자의 각도를 좀 더 편하게 맞추려고 오른쪽 다리를 욕실 벽에 올리려다 왼발이 미끄러져 수명보다 먼저 우주의 에너지로 흡수될 뻔한 경험이 있다. 이런 이유로 샤워 섹스는 여행지의 호텔에서 즐기는 게 더 어울릴 수도 있다. 좋은 호텔의 욕조는 일반 가정의 욕조보다 넓고, 바닥은 미끄럼 방지 처리가 잘 되어 있다. 조명도 미등과 백열등이 함께 있어 손쉽게 분위기가 잡힌다. 좀 더 무드 업그레이드를 하고 싶다면 양초를 미리 준비해 몇 개 켠다. 이제 샤워기에서 쏟아지는 물줄기를 배경으로 뜨거운 섹스를 할 차례인데, 여성이 벽을 짚은 채 남성에게 등을 보이고 서며, 남성은 물줄기를 맞으며 여성의 뒤에 서는 것을 추천한다. 욕조 벽에 손잡이가 부착된 욕실이라면 손잡이를 두 손으로 꼭 붙든 채 삽입을 한다. 욕조 바닥에 여성이 엎드리고, 남성이 뒤에서 삽입하는 자세도 사실 가장 안정적이긴 하나 무릎이 쓸리고 아파서 다시는 샤워하면서 엄한(?) 짓을 하지 않으리라 다짐하는 사태가 벌어질지도 모른다.

물과 함께 하는 섹스지만 성기로 직접 내리꽂히는 샤워기의 물은 질을 더욱 건조하게 만든다. 여성은 갱년기 이후가 지나면 섹스 시 분비되는 윤활액이 현저히 줄어들기 때문에 매끄러운 잠자리를 위해서는 윤활제가 필요하다. 나도 집에 수용성 윤활제가 있지만 확실히 침대에서 쓰기는 애매한 감이 있다. 액체다 보니 흘러 내려 침대 시트를 적시니 뒤처리가 귀찮다. 그런 번거로운 윤활제가 가장 빛을 발하는 곳은 아이러니하게도 물을 쓰는 욕실이나 수영장이다.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윤활제는 세월의 흐름을 슬프게 인식하는 도구가 될 수 있고, 스피디하고 촉촉한 사랑을 위한 촉매제가 될 수도 있다. 선택은 당신의 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