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나귀 귀가 부끄럽다고요? – 전성기뉴스
콘텐츠 바로가기

top

당나귀 귀가 부끄럽다고요?

당나귀 귀를 가진 임금님을 알고 있나요

우선 퀴즈 하나. 우리에게 잘 알려진 귀 큰 사람 셋은 누구일까요? <삼국유사> 설화에 나오는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의 주인공인 신라 경문왕(景文王)이 있고 부처님, 그리고 중국소설 <삼국지(三國志)> 주인공 중 한명인 촉(蜀)의 유비(劉備)가 아닐까 합니다.

먼저 당나귀 귀의 주인공입니다. 신라 48대 임금 경문왕은 귀가 컸습니다. 백성들의 소리를 잘 듣기 위해 큰 귀를 원했는데 이게 너무 커져 당나귀 귀가 되어버린 것이지요.  임금은 이를 숨기기 위해 귀를 덮는 큰 모자를 쓰고 살았는데 모자쟁이 만은 그걸 알 수밖에 없지요. 임금은 그에게 비밀을 지키라고 했고요. 그는 이 비밀을 말하고 싶어 죽을 지경이었습니다. “우리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다!” 참다 참다 결국은 죽음을 눈앞에 두고서야 그는 대나무밭에 가서 소리칩니다.

우리가 잘 아는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의 내용입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만 유독 많다는 화병(火病)도 바로 ‘하고 싶은 말을 못해서’ 생긴 경우가 가장 많을 것입니다.

여기서 퀴즈 하나 더. 소통을 가장 잘 하는 사람은 ‘말을 가장 잘 하는 사람’일까요? 아님 ‘남의 말을 가장 잘 들어주는 사람’일까요? 누구나 대답할 겁니다. “말을 잘 들어주는 사람이다”라고. 그러면서 막상 자신은 남의 말을 듣기보다 상대방의 말을 가로 채서라도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떠들고 싶어 하는 게 보통사람들이지요.

남의 말을 듣고 있다는 것은 곧 상대방을 인정하고 배려하고 존중한다는 것입니다. 이미 소통을 하고 있다는 얘기지요. 내가 남의 말을 들어주게 되면 상대방은 어쩔 수 없어서라도 나의 말을 들어주게 되어있습니다. 소통, 그러고 보면 아주 간단하고 쉽기가 그지없네요. 그러나 이것도 내가 ‘먼저’ 상대방을 받아들이고 양보함으로써 이뤄질 수 있다는 것임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경청, 소통,인정, 배려, 존중,관계,인간관계학
소통을 잘 하는 사람은 말을 잘 하는 사람이 아니라 남의 말을 잘 들어주는 사람이다. 남의 말을 듣고 있다는 것은 곧 상대방을 인정하고 배려하고 존중한다는 것이다. Ⓒjorgen mcleman/Shutterstock

남의 말을 경청하는 소통의 달인

다시 당나귀 귀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모자쟁이가 소리 친 이후 대나무 숲은 바람만 불게 되면 ‘우리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다’하고 울립니다. 임금은 화가 나서 대나무 숲을 없애버리고 산수유 밭을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마찬가지로 바람만 불면 ‘우리 임금님 귀는…’이 계속 울립니다.

임금은 깨달았지요. ‘아, 내가 백성들의 말을 많이 듣는 임금이 되겠다고 큰 귀를 원했으면서 큰 귀가 왜 부끄럽다하냐’, ‘그래 내 귀는 당나귀 귀다. 백성들은 맘 놓고 하고 싶은 이야기 하도록 하라’고 했다지요. 정치를 얼마나 잘 했고 어떤 실적을 쌓았는지 몰라도 그 임금은 백성들과의 ‘소통’에 관한한 ‘슈퍼 임금’이었을 겁니다.

부처님 귀를 보세요. 널찍하고 기다랗고 참 멋있게 생겼습니다. 부처가 깨달음을 얻기 전에 그 큰 귀로서 중생들의 고통을 듣고 고민하고 했기 때문에 그의 설법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 들었을 것입니다.

촉(蜀)의 유비 현덕(玄德), 정말이지 위(魏)의 조조(曹操)나 오(吳)의 손권(孫權)에 비해 가장 별 볼일 없는 장군이었습니다. 단지 그의 휘하에는 천하의 제갈량(諸葛亮)과 관우(關羽), 장비(張飛)같은 불세출의 영웅들이 있었지요. 그것은 바로 그 큰 귀로 그들의 충언을 잘 받아들인 덕장(德將)이었기 때문에 가능했을 거란 얘깁니다.

주위를 얼른 살펴보세요. 부처님 같은 큰 귀를 가진 사람이 옆에 없는지? 있으면 빨리 쫓아가서 친구 삼자고 하세요. 그리고 우리 모두 당나귀 같은 큰 귀를 갖고 남의 말을 경청하는 ‘소통의 달인’이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