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들여지지 않은 야생, 아프리카를 가다 [그때 그 사건] – 전성기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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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들여지지 않은 야생, 아프리카를 가다 [그때 그 사건]

1982년, 한국 TV에서 아프리카라는 큰 취재를 맡게 되었다. 4명의 취재팀이 꾸려져 60일이란 긴 시간동안 아프리카를 취재하기로 하고 출발하기 열흘 전부터 말라리아 약을 복용하고 황열병 예방주사를 맞았다. 취재팀은 외무부를 통해 케냐, 자이레, 나이지리아, 가봉 그리고 세네갈 주재 한국 대사관에 협조 공문을 보내고 곧 아프리카로 향하는 비행기에 올랐다.

# 1 킬리만자로 국립공원에 가다

눈 덮인 킬리만자로 산 정상 아래로 구름이 에워싸고 초원에는 기린 무리와 코끼리 무리가 번갈아 가며 풀을 뜯으며 지나간다. 이 광경을 국립공원 안에 있는 호텔 커피숍에서 바라본다. 그 사이, 아기 원숭이는 커피에 넣으려던 각 설탕을 집어간다.

우리 일행은 비행기를 갈아타며 하루를 보내고 케냐 나이로비 공항에 도착하였다. 공항에서 자동차를 타고 한참을 달려 도착한 이곳은 탄자니아 국경 근처인 킬리만자로 산이 잘 보이는 곳이다. 진짜 아프리카에 왔음을 실감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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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덮인 킬리만자로 산 정상 아래로 구름이 에워싸고 초원에는 기린 무리와 코끼리 무리가 번갈아 가며 풀을 뜯으며 지나간다. ⓒ황성규

이곳은 암보셀리 국립공원 내 호텔이다. 충격을 받았다. 이 호텔에는 TV도, 전화도, 라디오도, 심지어 음악도 없다. 자연을 보고 느끼고 자연 속에서 하루를 보내라는 관광 정책이란다. 깨끗하게 잘 정리된 객실과 우리가 이야기하는 양식 요리가 전부다.

카메라를 메고 나가 촬영 할 수도 없다. 안내인이 사파리용 차량으로 허가를 받고 움직여야 한다. 그것도 일몰 후에는 절대 금지다. 다음 일정은 새벽에 일어나 ‘양육강식’ 동물들의 사냥터에 간다.

 

# 2  철창 밖 동물을 처음보다

동이 틀 무렵 사파리 차량(우리나라 봉고차량에 천장 열림 장치 한 것)에 탑승하고 카메라를 멨다. 동이 트는 아프리카 초원에 코끼리 가족이 킬리만자로 산을 배경으로 행진한다. 기린 가족이 높은 나뭇가지 위의 연한 풀을 뜯는다. 사자 가족들이 밤에 사냥한 동물을 새끼들에 먹이고 있다. 필자는 또 충격이었다. 한국의 동물원에서 철창 밖에서 매일 잠만 자던 사자를 본 것이 전부인데, 지금 필자의 수 미터 앞에서 암사자가 그리고 수사자가 어슬렁거리고 새끼들은 열심히 먹이를 먹는다. 역시 아프리카는 동물의 천국이었다. 촬영은 계속 되었다.

 

# 3  키가 크고 강인한 마사이족

케냐는 전 국토의 80%가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철저히 보호되고 있다. 또한 키가 크고 강인한 종족인 ‘마사이족’도 국립공원 안에 보금자리를 만들어 옛 방식 그대로 생활 할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이 생활 터전이 지금은 전 세계인들이 찾는 관광지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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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가 크고 강인한 종족인 ‘마사이족’은 케냐 국립공원 내 보호구역에 살고 있다. ⓒ황성규

동물의 배설물을 흙과 함께 섞어 벽돌을 만들고 그 벽돌로 움막을 짓는다. 또 배설물을 말려 땔감으로 쓰고 기르던 동물의 목에 빨대를 꽂고 피를 빨아 먹고 젖을 짜 우유를 마신다. 이렇게 마사이족은 보호구역 내에서 지금도 생활한다. 취재팀은 하나도 빼놓지 않고 촬영했다. 동물도, 사람도 수천 년을 살아온 그대로 그 자리에서 살아간다.

 

# 4  성인 신장 1m 20cm인 피그미족

마사이족이 키다리라면 피그미족은 성인이 1m 20cm 밖에 안 되는 작은 종족이다. 어렵게 한 명의 피그미족을 만났다. 난장이와는 달랐다. 난장이는 팔과 다리만 짧지만 피그미족은 전체적으로 균형감이 있지만 체구가 작았다. 그들은 주로 숲속 나무 위에서 생활을 하며, 긴 대롱에 화살을 넣어 입으로 불어 사냥을 한다. 문명세계를 등지고 사는 그들은 국가의 보호를 원하지 않는 세계에서 몇 안되는 희귀 종족이다.

 

# 5  순결을 강요하는 종족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아프리카에서 의료봉사를 하는 한국 의사를 만났다. 그는 케냐 옆 나라 소말리아 오지에서 근무할 때, 종종 갓 결혼한 어린 신부를 만난다고 한다. 그 곳 종족들은 여성의 순결을 지키기 위해 여아가 태어나면 성기 부분을 소 힘줄로 꿰매는데 이를 신혼 첫날밤 신랑이 자른다고 한다. 실수로 다른 곳을 베어 응급환자로 병원을 찾는다는 것이다.

 

# 6  높은 빌딩과 세련된 복장의 사람들

높은 빌딩과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 아프리카인데 아프리카 같지 않은 곳도 있었다. 아프리카에는 술집도 있었다.

‘아프리카’하면 드넓은 초원을 먼저 떠올리겠지만 여느 도시 못지않은 높은 빌딩과 세련된 옷을 입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황성규

누군가 필자에게 여행지를 추천하라고 한다면, 주저 없이 아프리카의 케냐를 권할 것이다. 자연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잠시 현재를 잊고 과거를 보며, 내일을 다시 설계하는 곳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