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약자를 위한 승강기에 교통약자는 없다 – 전성기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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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약자를 위한 승강기에 교통약자는 없다

질서 무너진 지하철 승강기 앞 풍경

나는 웬만하면 지하철을 이용한다. 지하철을 이용하면 정확한 도착 시간을 예측할 수가 있어 좋다. 게다가 지하철 역사나 전동차 안은 냉난방 시설도 좋아 추위와 더위에 약한 사람들에게는 금상첨화다. 물론 지하철을 타려면 긴 계단을 걸어서 오르내려야 하는 수고로움은 있다. 그러나 요즘은 거의 모든 지하철역에 에스컬레이터나 대형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어 있어 이용이 편하다. 그런데 이러한 시설이 노약자나 교통 약자를 위한 것임을 의심하게 하는 일들이 자주 보여 안타깝다.

며칠 전 군자역 승강장에서 좋지 않은 광경을 보았다. 친구들과 등산을 마치고 7호선을 타고 5호선으로 환승하러 가던 중이었다. 군자역에서 7호선은 5호선 아래를 직각으로 교차하게 되어 있어 환승하려면 사람들이 아주 긴 승강 통로나 옆에 있는 계단을 이용해야 한다. 노인들이나 교통 약자들은 승강장 중간에 있는 엘리베이터를 이용한다. 이 역은 환승객이 많아 엘리베이터 앞에는 항상 긴 줄을 서야 한다. 줄을 선 사람들은 대부분 나이가 지긋한 분들이다.

엘리베이터 앞의 장사진이야 대부분의 지하철역에서 자주 볼 수 있지만, 이 줄은 승강기를 기다리는 동안에만 유지될 뿐이다. 엘리베이터가 오면 줄은 일시에 허물어지고 만다. 뭐가 그리 급한지 사람들은 한꺼번에 승강기로 몰려든다. 지하철의 승강기 문은 오래 열려 있다 닫히기 때문에 결코 서둘러 탈 필요가 없는데도 그렇다. 또 젊은 사람들보다는 나이 많은 사람들이 오히려 줄을 안서거나 새치기하려는 경향이 강한 것 같았다.

요즘은 거의 모든 지하철역에 에스컬레이터나 대형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어 있어 있지만, 이러한 시설이 노약자나 교통 약자를 위한 것임을 의심하게 하는 일들이 자주 보여 안타깝다. Ⓒgillmar/Shutterstock
요즘은 거의 모든 지하철역에 에스컬레이터나 대형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어 있어 있지만, 이러한 시설이 노약자나 교통 약자를 위한 것임을 의심하게 하는 일들이 자주 보여 안타깝다. Ⓒgillmar/Shutterstock

교통 약자 배려 없이 승강기에 오른 사람들

그런데 그 날 군자 역 7호선 승강장 엘리베이터 앞에서 벌어진 난해한 광경은 필자를 매우 화나게 했다. 엘리베이터 앞에는 사람들이 가운데를 비워두고 좌우 두 줄로 서 있었다. 엘리베이터 운행 간격이 긴 탓인지 서 있는 행렬도 꽤 길었다. 한쪽 줄에 휠체어를 탄 사람도 있었다. 휠체어 앞에는 2명이 서 있었다. 그 옆줄 중간쯤에는 유모차를 미는 젊은 여자도 있었다. 그렇게 늘어선 행렬을 피해 환승객들은 지나가고 있었다. 내가 그 곁을 지날 무렵 엘리베이터가 내려와 사람들이 우르르 나왔다. 엘리베이터 앞은 더 복잡해졌다.

사람들이 모두 내리고 나자 ‘그 이해가 안되는 광경’이 벌어졌다. 얌전히 줄을 서있던 사람들이 순식간에 엘리베이터를 타려고 몰리면서 줄이 없어지고 말았다. 거기까지는 그래도 이해할 수 있었다. 모두가 집이나 목적지로 빨리 가고 싶었을 테니까. 문제는 그 난리법석으로 휠체어에 탄 사람과 유모차 엄마는 탈 수 없어져 버린 것이다. 줄섰던 사람들이 그들을 제치고 마구 올라탔기 때문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것은 도리가 아닌 것 같았다. 그렇게 타는 순서를 안 지키려면 왜 줄은 얌전히 서 있었는지 모르겠다. 순서대로 앞에서부터 타고 정원이 차면 다음에 타야 된다는 것쯤은 그들도 잘 알 것이다. 또 장애로 교통 약자가 된 사람과 아기를 데리고 있는 엄마까지 뒤로 밀어낸 것은 용서가 안 된다. 만약 그런 사람들이 뒤에 있었다면 우선 그들부터 태우고 나서 타는 게 도리일 것이다. 엘리베이터에 탄 사람들 대부분이 나이가 지긋한 편이어서 더욱 화가 난다. 그런 행동을 하고서도 나이 든 사람이라고 대접받으려 한다 말인가.

약자에 대한 배려를 조금이라도 해 줄 수는 없었을까? 나름 세상을 오래 산 사람들이 도대체 무었을 보고 배웠는지 의심스럽다. 철없는 아이들이라면 가르쳐 주기라도 할텐데. 더 이상 탈 수가 없게 된 엘리베이터를 바라보면서 교통 약자들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 지나가던 필자도 화가 나는데 그것을 꼭 타야만 환승이 가능한 두 사람의 심정은 어땠을까? 엘리베이터 안에 있는 사람들을 향해 한바탕 소리라도 질러주고 싶었다. 이런 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엘리베이터 문이 스르르 닫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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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로 교통 약자가 된 장애인이나 아기를 데리고 있는 엄마 등 교통 약자가 뒤에 서 있다면 우선 그들부터 태우고 나서 타는 게 도리다. Ⓒriopatuca/Shutter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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