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 열정, 인내의 화신 울트라 마라토너 – 전성기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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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 열정, 인내의 화신 울트라 마라토너

마라톤 대회.  ⓒ문인수
2016년 4월 2일 서울 금천구 한내천 둔치에서 열린 24시간 주 울트라 마라톤 대회. 한내천 둔치 산책길 500m를 24시간 동안 왕복해 가장 긴 거리를 달린 사람이 우승한다. ⓒ문인수

Beyond the marathon!

고정관념을 깨라. 인내와 끈기를 시험하라. 인간한계를 극복하라. 마라톤엔 이 세 가지 함의가 있다. 그런 마라톤의 한계를 또 뛰어넘는 슈퍼 마라톤이 있다. 이른바 울트라 마라톤(Beyond the marathon)이다. 지난 4월 2일과 3일, 서울 금천구 한내천에서 이 울트라 마라톤대회가 열렸다. 쉬지 않고 12시간 달리기와 24시간 달리기 대회. 참가선수는 60명. 그 가운데는 3명의 철녀도 끼어있었다. 이 울트라 마라톤대회는 세계대회에 파견할 한국 대표선수를 뽑는 대회였다. 참가선수들은 2일 오전 10시에 출발해 한내천 둔치 산책도로 500m 구간을 밤새껏 왕복했다. 필자는 선수 가운데 최고령자와 철녀 이렇게 두 선수를 인터뷰했다.

중년의 마라토너. ⓒ문인수
철녀 3인방 중 한 명인 송순옥 선수. ⓒ문인수
여성 마라토너. ⓒ문인수
철녀 3인방 중 한 명인 정희경 선수. ⓒ문인수
중년의 마라토너. ⓒ문인수
철녀 3인방 중 한 명인 정미자 선수. ⓒ문인수

정미자(61, 인천시 서구 검암동) 씨는 강화에서 강릉까지 무박 4일 동안 308km를 달린 철녀다. 울트라 마라톤을 하게 된 동기를 묻자 친구 따라 강남 간다고 마라톤에 입문한 것이 울트라 마라톤까지 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처음엔 42.195km, 풀코스만 있는 줄 알았는데 달리다 보니 그게 아니었어요. 그러니까 100km, 200km, 300km. 이렇게 끝없이 달리는 울트라 마라톤이 있다는 것을 알고 호기심에 달리다 보니 여기까지 온 거죠.”

정 씨는 환갑이 넘은 나이에 건강하게 달릴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고 했다. 처음엔 남편이 퉁명스러워 했지만 지금은 이해한다며 환하게 웃었다.

울트라 러너들. ⓒ문인수
금천구청 옆 한내천을 달리는 울트라 러너들, 머리가 희끗희끗 환갑을 넘긴 노인들도 힘차게 달리고 있다. ⓒ문인수
달리는 철인 철녀들. ⓒ문인수
한내천 다리 및 둔치 500m 왕복길을 달리는 철인 철녀들. ⓒ문인수

울트라 마라톤을 즐기는 사람 가운데는 환갑을 넘긴 노인들도 많다. 김채기(66, 광주광역시 동구 용산동)씨도 강화-강릉 동서횡단 308km를 완주한 울트라 마니아다. 김 씨도 이번 12시간 주 달리기에 참가했다. 여가를 활용해서 좋고, 젊은이들과 어울려서 좋고, 잡념이 없어서 좋고, 늙어서 이렇게 좋은 운동이 어디 있겠냐고 반문한다. 장거리를 달리면 관절에 이상이 없을까? 김 씨의 대답은 관절이 더 튼튼해진다는 것. 겸손한 마음으로 충분한 훈련을 하면 문제가 없다고 했다. 러너들은 울트라 마라톤을 하면 생활에 활력이 생기고 모든 일에 자신감이 생긴다고 이구동성이다.

 

한라산을 뛰는 트레일 런

오는 4월 23일과 24일에는 제주일주 200km와 100km, 한라산을 뛰어넘는 트레일 런 대회가 열린다. 이 대회는 대한울트라연맹의 공식대회로 제주도가 후원하는 국제대회다. 일본과 미국 멀리 유럽에서까지 500여 명의 철각들이 각축한다. 필자도 2007년에 이 대회에서 200km를 32시간 23분의 기록으로 출전선수 250여 명 중에 26위로 완주한 바 있다.

마라톤 코스를 완주하고 환호하는 중년남성. ⓒ문인수
제주일주 200km를 32시간 23분에 완주하고 환호하는 필자. ⓒ문인수

우리나라의 공식 울트라 마라톤 대회는 이 제주울트라 대회를 비롯해 7월에 부산 태종대를 출발해 임진각까지 달리는 537km 종단대회와 땅끝 해남에서 강원도 고성까지 달리는 620km 국토 종단대회, 그리고 9월에 열리는 강화도 창후리를 출발해 강릉 경포대까지 달리는 308국도 횡단 레이스 등이 있다. 이밖에도 8월에 열리는 강원도 양양 트레일 런이 있고 지방에서는 광주 빛고을, 순천만울트라, 영동곶감, 강진청자, 세종울트라 등 지방 울트라 단체들이 주관하는 대회들이 있다.

한라산 트레일 런을 하는 미국선수. ⓒ문인수
한라산 트레일 런을 하는 미국선수. ⓒ문인수

극지 울트라 마라톤으로는 남극, 사하라, 고비사막 횡단을 비롯해 히말라야와 알프스 트레일 런과 함께 뉴욕에서 샌프란시스코까지 7000km 횡단 레이스도 있다. 대한울트라연맹에 소속된 울트라 러너들은 약 600명. 이들 가운데는 60여 명의 철녀들도 있다. 올해 열릴 울트라 대회는 20여 개. 울트라 러너들은 인내의 시험 경쟁에서 승리할 꿈에 부풀어 있다. 이들은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의 유명 울트라 마라톤 대회를 섭렵한다. 달리기 속에서 무심의 세계를 체험하는 것이다.

고정관념을 깨라. 인내와 끈기를 시험하라. 인간한계를 극복하라. 동서횡단의 양평구간을 달렸던 나는 체험기에서 이렇게 썼다.

‛태양은 무시무시한 직사광선으로 대지를 불사른다. 강물도 갈대숲도 나뭇잎도 맥없이 고개를 숙였다. (중략) 나는 하얀 미소를 짓는 태양의 유혹에 빠져 소름끼치는 여행을 하고 있다. 나는 누구며 왜 이곳을 달리는가. 감히 저 이글거리는 태양과 맞서 싸울 생각을 했을까.’
2015년 제주 울트라 마라톤 홍보 포스터. ⓒ문인수
2015년 제주 울트라 마라톤을 홍보하는 포스터. ⓒ문인수

울트라 러너들은 극한상황을 텅 빈 정신으로 극복한다. 모험이 없으면 니르바나의 체험도 없다. 울트라 마라톤을 통해 러너들은 무모함 속에 숨겨진 인간능력의 진실을 발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