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의 보석’ 독일 로텐부르크의 매력에 홀리다 – 전성기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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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의 보석’ 독일 로텐부르크의 매력에 홀리다

중세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도시

4월 9일 독일 중남부 소도시 로텐부르크를 찾았다. 독일 중서부 고도(古都) 드레스덴에서 기차를 다섯 번이나 갈아타고 5시간 반 만에 도착해서 본 로텐부르크는 역사(驛舍)부터 작고 소박했다. 하지만 예뻤다. 역과 10여 분 거리에 있는 유럽풍의 자그마한 호텔에 여장을 풀고 3박을 했다. 9세기 중엽부터 1000여 년 동안 갖은 풍상을 딛고 중세의 아름다움을 잘 전해오고 있는 이곳은 얼른 보기에도 그 아기자기한 모습이 여행객을 설레게 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로텐부르크. 중세 건물의 작은 카페테리아들. ⓒ성태원
로텐부르크는 1000여 년 동안 갖은 풍상을 딛고도 중세의 아름다움을 잘 간직하고 있다. 중세 건물의 작은 카페테리아들. ⓒ성태원

이 소도시가 왜 독일에서도 1, 2위를 다툰다는 세계적 관광지가 됐을까. 무엇보다 ‘중세’라는 콘셉트 때문일 것이다. 구시가지의 건축물과 가로(街路), 도시구조 등이 중세 모습 그대로여서 ‘중세의 보석’으로 불리고 있다. 사실 독일에서 중세의 모습을 간직한 도시는 수도 없이 많다. 하지만 로텐부르크 만한 곳이 없다는 점이 1년 내내 세계 각지로부터 관광객을 불러 모으고 있는 매력의 원천이다. 도착 이튿날 관광에 나서 보니 한국인, 중국인, 일본인 등 아시아인들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마침 날씨도 좋았다. 맑은가 싶으면 흐린 게 유럽 날씨인데 이날만큼은 하늘이 맑고 햇빛도 좋았다. 낮 기온도 15도 정도로 무난했다.

옛 도시를 쭉 둘러본 소감을 한 마디로 말하면 무슨 ‘테마 파크’처럼 아기자기하게 잘 꾸며져 있다는 것이다. 꼭지가 가파른 삼각형의 붉은 지붕들이 조화롭게 줄지어 있는 가운데 건축물과 거리 구석구석이 중세의 모습으로 잘 가꾸어져 어디에서 카메라를 들이대도 그림이 될 정도였다. 저녁 어스름에 도시를 둘러싼 성벽을 타고 돌며 쳐다본 도시는 마치 동화 속의 한 장면처럼 환상적이었다.

붉은 지붕들. 로텐부르크 풍경. ⓒ성태원
꼭지가 가파른 삼각형의 붉은 지붕들이 조화롭게 줄지어 있는 로텐부르크 풍경. ⓒ성태원

관광명소인 구(舊) 도시는 그리 크지 않았다. 도시를 둘러싼 성벽과 도시 중앙의 마르크트 광장 주변을 쭉 둘러보는 데 한나절이면 될 정도였다. 하지만 곳곳의 건축물이나 역사물, 가로변의 인형 등 각종 수공예 상점들을 더 자세히 살펴보고, 이곳저곳에서 사진을 찍고, 음식도 먹으려면 하루나 이틀은 걸릴 규모였다. 인구는 1만1000명 정도로 소개돼 있다.

호텔 주인이 건네준 관광 안내서에는 시청사, 제국도시박물관, 중세범죄박물관, 역사의 지하실, 인형완구박물관, 장인의 집, 부르크 정원, 성곽과 성곽문 및 성곽 정원, 크리스마스 박물관, 성 야곱 교회, 프란치스카나 교회, 요한네스 교회 등을 둘러보라고 적혀 있다. 실제로 다녀 보니 발길이 가는 대로, 눈길이 가는 대로 즐겨도 될 정도로 도시 전체가 명소처럼 꾸며져 있었다.

멀리 보이는 교회 풍경. ⓒ성태원
멀리 보이는 교회 풍경. 로텐부르크는 볼 거리가 다양하다. ⓒ성태원

 

3.25리터 와인을 마시고 구한 도시

‘중세의 보석’으로 불리는 로텐부르크도 1000여 년 동안 갖은 풍상을 겪으면서 오늘에 이르렀다. 9세기 중엽에 부락을 형성한 이후 여러 번 도시 존망(存亡)의 기로를 거치면서도 주옥같은 자신의 모습은 지켜온 것이다. 흔히 인용되는 일화가 있다. 30년 전쟁(1618~1648년) 중 신교도 편에 섰던 이 도시는 여러 번 점령을 당하면서도 간신히 도시 파괴를 면할 수 있었다. 당시 독일 대부분이 전쟁터로 변한 가운데 이 도시를 점령한 구교도 측 황제군 장수가 커다란 잔에 담긴 와인(3.25리터)을 보고 로텐부르크 시장에게 시험을 걸었다. “이 와인을 단숨에 들이키면 이 도시를 돌려주겠다”는 제안에 시장이 그 많은 와인을 단숨에 마시고 도시를 구했다고 한다. 이 일화는 5~6월에 펼쳐지는 축제의 소재가 될 뿐 아니라 마르크트 광장 바로 옆 시의회 연회관 시계탑의 신기한 인형놀이 소재도 되고 있다. 정해진 시각이 되면 시계탑 옆의 두 창이 열리고 그 속에서 인형이 나와 잔을 들이키는 장면이 연출된다. 때마침 광장에서 그 순간을 기다린 끝에 많은 관광객들과 함께 인형놀이를 목격할 수 있었다.

광장의 시계탑 모습. ⓒ성태원
광장의 시계탑 모습. ⓒ성태원

아픔을 딛고 일어선 역사는 또 있다. 2차 대전 때인 1945년 이 도시 역시 연합군의 폭격에 의해 크게 희생됐다. 동쪽 구시가지가 많이 파괴되고 오래된 건물의 40% 이상이 소실됐다고 한다. 세계 각지의 후원과 도움을 받아 파괴된 도시가 복구돼 오늘에 이르고 있다. 성곽 가운데를 가로질러 난 길을 타고 돌면서 세계 각지의 도시나 호텔, 항공사, 기업 등 복구 후원자들이 성벽 재건에 1m, 2m, 5m를 후원했다는 내용이 성곽 곳곳에 새겨진 것을 볼 수 있었다. 1980년대 후원 내용이 많았는데 유럽이나 독일, 미국 등은 물론 일본이나 중국계도 보였는데 한국은 잘 보이지 않았다. 세계적 명소를 복구하기 위한 후원 사업이 국력의 경연장이 된 셈이다.

 

중세에서 온 다채로운 볼거리

중세범죄박물관은 과거 700여 년에 걸친 유럽의 법과 형벌의 역사를 소개하고 있다. 단두대와 목 자르는 칼, 정조대, 사기범에게 씌웠다고 전해지는 징계용 마스크 등 특이한 전시품 3000여 점이 선보이고 있다. 주식인 빵을 잘못 구운 제빵사를 의자 틀에 앉혀 우물이나 강물에 떨어뜨리는 ‘제빵사 처벌’ 등 특이한 징벌 자료도 있다. 독일 내 법률관련 역사 전시관 중에서는 가장 이채롭다는 평을 듣고 있다고 한다.

시청사는 앞쪽 부분은 16세기에 지어진 르네상스 양식이며, 높이 약 60m의 탑이 있는 안쪽 부분은 13세기 지어진 고딕 양식이다. 이 탑에 올라 보니 도시 사방 풍경이 한눈에 들어와 좋았다. 그밖에 1년 내내 운영되는 크리스마스 빌리지, 1780~1940년 사이 유럽에서 제작된 각종 인형이 전시되고 있는 인형완구박물관 등도 찾아볼 만하다.

로텐부르크의 거리 모습. ⓒ성태원
로텐부르크의 거리 모습. 아기자기하게 볼거리가 많다. ⓒ성태원

음식으로는 향토 와인인 타우버 와인이 유명하다. 로텐부르크의 포도 재배 역사는 도시 역사와 맞먹는 1000여 년의 전통을 자랑한다. 빵도 맛있는데 특히 이 지역 특산품인 슈네발 빵은 여행기념품으로 많이 사 간다고 한다. 눈싸움 할 때 던지는 눈덩이처럼 생겼다고 해서 이 같은 빵 이름이 붙여졌다는 것. 성 야곱 교회의 ‘거룩한 피의 제단’도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명소가 되고 있다.

천년의 역사를 간직해 온 중세의 보석, 로텐부르크의 아름다움은 두고두고 잊혀지지 않을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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