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치계의 럭비공 ‘도널드 트럼프’ – 전성기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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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치계의 럭비공 ‘도널드 트럼프’

 

연설하는 '도널드 트럼프'
입만 열면 논쟁거리와 웃음거리를 만든 희대 재주꾼 ‘도널드 트럼프’, 그가 만든 이야기만으로도 한 시대의 풍자적 만화를 시리즈로 만들기에 충분하다. ⓒJoseph Sohm/Shutterstock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의 고공행진

올 연말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정치판을 송두리째 흔들고 있다. 소위 예상치 못했던 사람이 난데없이 등장해 어안을 벙벙하게 만들어 버린 셈이다. 후보자 지명 선거에서 줄곧 1위로 달리는 바람에 공화당원들과 미국인들은 혼란스럽다. 부동산 재벌이 정치를 하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여타 후보를 제치고 경선 돌풍을 제대로 일으키고 있다. 조지 부시 동생인 젭 부시는 기 한 번 펴지 못하고 중도 탈락했다. 당초 유력한 후보가 없는 마당에 트럼프는 이제 막강한 대통령 후보로 확실시되고 있다. 당황한 건 기존 공화당의 골수 원로와 보수 인사들이다. 시간이 갈수록 현격한 차이로 선두를 치고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시간도 없다. 대의원 과반수를 차지하지 못하는 선두라면 다른 방법이 있긴 하다. 중재 전당대회에서 지명할 수 있는 방법이다.

그러나 지금의 여세로 보면 트럼프가 대의원 과반수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트럼프로 대선을 치러야 한다. 지금 그게 현실화되고 있다.

날카로운 독설과 톡톡 튀는 행보, 여성들과의 염문설 등 좌충우돌 럭비공 ‘트럼프’, 그는 누구인가. 그는 어떤 인물이기에 호불호가 그렇게 극명하게 나뉘는 걸까?

트럼프는 뉴욕시에서 태어났다. 1946년 맨해튼 이스트리버 동쪽 건너편인 퀸즈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 과격한 행동 때문에 부모는 고민이 깊었다. 13세 어린 아이를 군사 학교에 입교시켰다. 좀 더 온화하고 긍정적인 아이로 변하길 바라는 마음이었는데, 절반의 성공이었다. 어느 정도는 긍정적이고 규율을 지키는 학생으로 변했다. 많은걸 포기한 부모는 만족했다. 포드햄대학교에 입학, 2년 후에 명문 유펜의 왓튼 스쿨로 편입한다. 1971년에 아버지 회사에 입사, 곧이어 바통을 이어 받는다. 집안은 넉넉했다. 소위 금수저 물고 태어났다. 그의 말대로 ‘푼돈 11억원’을 부모한데 빌려서 사업을 시작했다. 그는 ‘인생이 결코 쉽지만은 않고 힘들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곧장 사업 본거지를 롱아일랜드에서 맨해튼으로 옮긴다. 소위 ‘파워풀한 사람’과의 네트워크로 사업은 승승장구한다. 뉴욕시의 대형 부동산 프로젝트를 연이어 성공시킨다. 소위 ‘부동산업계’에 진하게 이름을 올린다. 1980년 중견 규모인 그의 회사는 미드타운 한복판에 있는 그랜드 센트럴역 바로 옆, 하얏트 호텔을 합작 형태로 오픈하면서 일약 스타덤에 오른다. 이어 5번가 최고 비싼 동네인 티파니 매장 바로 옆에 럭셔리한 ‘트럼프 타워’ 주상 복합을 분양, 성공하면서 맨해튼에서 최고의 부동산 재벌이자, 영파워로 급부상한다. 트럼프 타워는 우리 국내 연예인들도 적지 않게 구매한 아파트다. 그의 회사는 승승장구한다. 센트럴파크가 보이는 곳에 또 하나 럭셔리 아파트를 성공리에 공급하고, 허드슨강이 보이는 웨스트지역에 대단위 주상 복합 아파트 단지를 분양, 완판시킨다.

그가 손대면 족족 성공했다. 과거에는 위치가 좋은 곳에 ‘있는 자들 간의 관계’의 위력으로 개발시키고 성공했다면, 지금은 변두리의 허름한 지역을 그가 손대면 그 건물은 물론이고 주변 지역도 덩달아 가격이 오를 정도로 마법의 손으로 바뀌었다. 돌파력과 과감한 결단, 발 빠른 행동이 그를 지금에 이르게 했다.

‘과유불급(過猶不及)’. 1990년대 부동산 경기 쇠퇴로 한때 고충을 겪기도 했다. 그러나 ‘대마불사(大馬不死)’. 금융 기관 등의 지원 혜택으로 사업은 그다지 어려움이 없었다. ‘죽 먹은 자리 곧바로 사라지듯’ 별 탈 없이 진행되어 간다. 그 사이 그는 두 번의 이혼, 세 번의 결혼으로 세간의 주목을 받는다. 자식도 무려 5명이나 된다.

미국 국기인 성조기가 펄럭이고 있다.
올 연말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미국의 정치판이 알 수 없는 요지경 속으로 들어가고 있다. ⓒM DOGAN/Shutterstock

미국 내 민감한 사안, 서슴없는 발언이 인기 이유

그에 대한 이미지는 2004년 시작된 리얼티리 tv 쇼 <셀레브러티 어프렌티스>를 통해서 또 한 번 강하게 인식된다. ‘너는 해고야’라는 말이 프로그램의 브랜드명이 될 정도였다. 참가자들의 생존 노력과 투쟁은 그의 날카로운 질문 한 마디에 쉽게 떨어져 나간다. 미국 최대 공영방송 NBC 방송 프로그램의 최고 승자는 트럼프였다. 그의 사정없는 속사포와 막말은 해를 거듭할수록 시청률을 끌어 올린다. 날카로운 비판과 해고 선언은 긴장과 스릴 속에서 시청자들의 인기를 독차지한다. 이 열기는 결국 그를 정치판으로 끌어들인다. 2000년에 대선판에 잠깐 나왔다가 사퇴한 적도 있기는 하다. 당시 그는 잠깐 속마음을 내비친 셈이고, 정치판에 한 방 잽을 날려 맛보기를 한 셈이다.

작년 이맘때만 해도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도 그가 선두로 치고 나설 것이라고는 예상 못했다. 나온다 해도 중위권에서 머물다가 결국 사라질 것이라는 게 주변의 예상이었다. 그러나 보기 좋게 빗나갔다. 지지도는 갈수록 높아졌고 예상 후보들이 하나둘씩 맥을 못 추고 떨어져 나갔다. 폭발적인 망언을 퍼부어도 지지도는 고공행진이다. 이제 후보 결정은 종반전으로 흐르고 있다. 확실한 후보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형국이다.

입만 열면 논쟁거리와 웃음거리를 만든 희대 재주꾼 트럼프, 그가 만든 이야기만으로도 한 시대의 풍자적 만화를 시리즈로 만들기에 충분하다.

이슬람 이민자를 받지 않겠다면서 미국 내 있는 기존 무슬림은 전면적으로 데이터 베이스화해야 한다고 했다. 나아가 “우리는 한국을 돕고 있지만 정작 한국은 우리한테 해 주는 게 없다. 미친 짓이다”라는 극언도 서슴치 않는다.

지난 1월에는 플로리다 연설장에서 마이크 상태가 불량하자 크게 짜증을 내며 “마이크 담당자 이 새끼야. 돈 절대 안 준다”라고 망언도 내뱉었다.

이어 세인트루이스에서는 백인 남성이 흑인 남성 지지자를 폭행하자 “반대파를 때리고 조져라. 소송비는 내가 부담한다”라고 했으며, 불법 이민자 반대 연설을 하는 도중에 어느 여성이 야유를 보내며 방해 행위를 하자 그는 “멕시코에서 온 년이냐?” 하는 등 셀 수 없는 극언과 폭탄 발언으로 연일 화제의 인물로 등장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그가 떠벌릴수록 그의 지지도는 흔들림 없이 상승한다는 점이다. 남들이 꺼려하는 인종, 종교, 이민 및 약자 문제 등을 과감히 끄집어낸다. 그 점이 유권자들의 공감을 얻어내는 것 같다.

관록의 공화당이 이렇게까지 극언과 망언자로 유명한 이가 1위 후보를 한다는 점에서 꿀 먹은 벙어리와 냉가슴으로 전전긍긍하고 있다. 미국의 정치판도 알 수 없는 요지경 속으로 들어간 정국이다.

‘Grand Old Pary’ 공화당 역사에 이러한 후보가 있었는지 자못 궁금해진다.

그의 인기는 거품인지 아닌지는 이제 곧 결판난다. 대선 당락도 6개월 후면 결정된다. 자못 미국의 희극적 정치 드라마인 ‘공화당 방송의 어프렌티스 프로그램’은 전 세계인들을 대상으로 시청률을 착실히 끌어올리고 있는 것만큼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