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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與野) 국회의장 후보를 만나다 정갑윤 vs 정세균

2016.05.30 · HEYDAY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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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13 총선에서 당선되어 5선에 오른 새누리당 정갑윤 의원과 6선 고지에 오른 더불어민주당 정세균 의원은 각 당내에서 유력한 국회의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정치 경력과 내공으로 무장한 두 중진 의원에게 앞으로 20대 국회가 나아갈 방향과 포부에 대해 물었다.


 

새누리당 정갑윤 의원을 만나다

정갑윤,새누리당

19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를 주재할 5월 19일까지 일주일 남은 시점에 정갑윤 의원을 만났다. ‘시원섭섭하겠다’고 운을 떼니 정 부의장은 “고마운 시간이었습니다”라고 답했다. 입법부 수장인 국회의장이 국회의 꽃이라지만 국회부의장도 그 꽃을 비추는 꽃이라 했다. 역대 어느 국회의장단보다 19대 국회 하반기 의장단은 성실히 그 일을 해냈다.

 

국회부의장직을 곧 내려놓아야 하는데 그간의 소회가 어떤지요?

5월 27일, 국회의장단 퇴임식을 끝으로 국회부의장을 마무리하게 됩니다. 저는 헌정 사상 울산 최초의 국회부의장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무척 영광스러운 자리였고, 다시 올 수 없는 시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무엇보다 우리 국민과 125만 울산시민께서 늘 격려해주셨기에 별 탈 없이 소임을 마칠 수 있었어요. 이 기회를 빌려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20대 국회의원 당선자 중 새누리당에선 서청원 의원이 8선으로 최다선이고, 김무성 전 대표가 6선으로 그다음이다. 5선에는 정 부의장을 비롯해 원유철, 이주영, 심재철, 정병국 의원이 있다. 20대 국회에서 서 의원 다음으로 국회의장 후보로 정 의원이 거론되고 있었다.)

보람도 있었을 테고, 아쉬움도 많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노동절 폭력 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체포 영장이 발부돼 수배가 내려진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이 지난해 조계사로 피신했을 때입니다. 당시 얼마나 시끄러웠습니까? 경찰과 종단의 중재 역할을 하며 물리적 충돌 없이 마무리한 일이 가장 보람에 남습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국회선진화법과 여야의 양보 없는 대립으로 19대 국회가 ‘식물국회’ ‘무능국회’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는 점입니다. 새로이 개원하는 20대 국회에서는 협치와 상생을 통해 생산적인 국회가 되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20대 총선에서 국민이 내린 준엄한 심판에는 아마도 그런 의미가 담겨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사실 5선 국회의원이 어떤 자리인지 독자들이 상상하기 힘들어요. 예전에는 3선 국회의원이라고 하면 날아가는 새도 떨어뜨리는 권력을 갖고 있다고 했는데, 5선 국회의원의 하루는 어떤가요?

5선 국회의원이라고 해서 특별히 다른 것은 없습니다. 지난 10여 년간 매일 아침 4시 40분쯤 일어나 5시쯤 직접 운전해서 국회로 출근합니다. 그 시각에 운전해줄 분을 깨우는 건 큰 실례인 듯 해서요. 새벽과 이른 아침의 한 시간은 실로 어마어마한 일을 할 수 있어요. 오전 9시까지 운동과 독서를 합니다. 현안이 있다면 자료도 충분히 검토하지요. 그렇게 본격적인 일과를 시작합니다. 일과 시간에는 회의, 행사, 간담회, 토론회 등 분초를 다투는 일들이 이어집니다. 점심 식사도 쪼개서 써야 해요. 저녁에는 낮에 만나지 못한 분들에게 전화를 걸어 대화하고, 식사를 하고 보좌진과 회의를 하곤 합니다.

 

지난 20대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원내 1당 자리를 더불어민주당에 내줬습니다. 총선 결과를 어떻게 보나요?

공천 과정에서 보여준 우리 당의 불협화음이 국민에게 큰 실망을 드렸습니다. 당내 갈등이 고스란히 드러나면서 그동안 새누리당을 지지해준 분들이 등을 돌렸어요. 리더십이 부재했습니다. 또 국가 미래 비전을 명확히 제시하지 못한 점도 참패의 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국민의 준엄한 선택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국민에게 사랑받는 정당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분발해야 해요.

 

새누리당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당내에 혁신안을  내놓을 혁신위원회를 꾸리고자 합니다. 혁신안에는 어떤 내용이 포함되어야 합니까?

정말이지 재창당 수준의 혁신안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인적 쇄신이나 계파 청산에 앞서 새누리당의 이념과 가치를 재정립할 필요성이 있어요. 국민이 새누리당의 어떤 점을 믿고 성원을 주시는지 우리가 목표와 방향을 잘 설정해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당내 민주화, 국회의원의 역량 제고를 위해 의원 개개인들에게 충분한 자율성을 주고 구태의연한 줄 세우기식 당 운영은 지양하는 혁신안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박근혜 정부에 이어 다시 새누리당이 정권을 재창출할 수 있을까 걱정하는 보수 지지자들이 많습니다.

지금 시점에서 정권 재창출을 논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보지만, 저는 가능하다고 봅니다. 그 전제 조건은 당의 혁신이에요. 국민이 납득하고 지지를 이끌어 낼 수 있을 만큼의 혁신을 통해 당을 바로 세운다면 정권 재창출은 가능합니다. 정 부의장님에게 전당대회에 출마해 당을 지휘해 달라고 요구하는 목소리가 있는 것으로 압니다.

 

혹시 당권에 뜻이 있나요? 혹자들은 국회의장을 하면 본회의장 분위기가 좋아질 것이라고도 하던데요?

국회의장을 하면 좋은 분위기에서 본회의장을 이끌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상황이 상황이니만큼 욕심을 내지는 않을 작정이에요. 저는 국회윤리특별위원회 위원장,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 국회부의장 등 당직보다는 국회직을 역임해왔습니다. 국회직 중 최고 자리인 국회의장의 꿈을 꾸고 있다가 어렵게 되었다고 해서 방향을 바꿔 당직에 도전하는 것은 제가 이제까지 해왔던 정치와는 거리가 있습니다.

 

정갑윤이 추구하는 정치는 어떤 것입니까?

국민만을 바라보는 올바른 정치, 바로 그것입니다.  ‘正心正行(정심정행)’은 저의 정치 신념으로 원칙을 지키고 소통을 실천하기 위해 항상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 어릴 적 가난에서 감사의 마음을 배웠고, 함께하면 더 많은 것을 이루어 낼 수 있다는 믿음도 갖게 됐습니다. 정이 넘치는 따뜻한 정치를 실현하고 싶어요.

 

당 안팎을 가리지 않고 많은 정치인들, 나아가 언론계, 재계의 유력 인사들과 친분이 두텁다고 들었습니다. 그 비결이 궁금합니다.

(이 순간 그는 크게 웃었다) 비결이랄 게 뭐 있겠습니까? 저의 정치 신념에도 드러나 있듯이 바른 정치와 마음을 나누는 소통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들을 대할 때 바른 마음으로 대하고 그들의 입장에서 소통한다면 자연스럽게 친분을 쌓을 수 있습니다.(정 부의장은 정치부 기자들이 좋아하는 정치인 중 한 명이다. 그는 아무리 가까워도 예의에 어긋나는 말과 행동을 하지 않는다. 그리고 기자들이 부탁하는 콜백(call-back)에는 철두철미하다. 바빠서 전화를 못 받는 경우는 있어도 전화를 가려 받는 법은 없다.)


정치인으로서 마음에 새기는 문구가 있나요?

‘대인춘풍 지기추상(待人春風 持己秋霜)’이라는 말을 가슴에 새기고 있습니다. ‘항상 바른 마음으로 바른 행동을 하고, 남에게는 따뜻하되 자신에게는 냉정하라’는 뜻으로, 지금의 제가 여기까지 있을 수 있게 한 문구입니다. 많은 정치인이 함께 새겼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정갑윤 의원은 누구인가?

울산공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하고 조선대학교에서 법학 명예박사학위를 받았다. 경남도의회 의원을 거쳐 16~19대 국회의원을 지냈고 20대에도 당선됐다. 강원도와 제주특별자치도 명예도민이며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 한나라당 중소기업활력화위원회 위원장 등을 지냈다. 19대 국회부의장이다.


 

더불어민주당 정세균 의원을 만나다

정세균,더불어민주당

지난 4·13 총선에서 서울 종로에 출마해 6선 고지에 오른 더불어민주당 정세균 의원을 만났다. 경제 전문가인 정 의원은 현재 더불어민주당(이하 더민주) 내에서 유력한 국회의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게다가 대선 후보, 당 대표 등 거의 모든 자리에 이름이 오르내리면서 최고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

 

대표와 국회의장 후보 모두 거론되고 있는데 어느 쪽에 더 관심이 갑니까?

아직 결정하지 않았습니다. 원 구성 협상이 이뤄져야 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릴 것으로 봅니다. 여소야대이니깐 당연히 야권에서 국회의장을 맡는 게 정상입니다. 3당이 모여서 결정해야 하고 그게 확정되면 입장을 밝히겠습니다. 김칫국부터 마셔서는 안 되지요.

 

국회의장을 선택할 경우 곧 당내 경선을 치를 것으로 보이는데 어떤 점에서 가장 적임자라고 생각합니까?

저는 (국회의장으로서) 가장 필요한 경험을 갖춘 사람입니다. 여당의 당 의장, 원내대표, 야당 대표, 산업자원부 장관 등 여야와 정부의 중요한 자리를 두루 경험한 사람입니다. 지금 처한 현실이 국회가 정부 뒷받침만 할 때가 아닙니다. 국회 역할이 과거와 달라져야 할 시점이라는 것이죠. 이럴 때 국회가 능동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국가 미래를 준비하는 역할을 맡아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제가 가장 적임자라고 감히 말할 수 있습니다.

 

만일 국회의장이 된다면 어떤 국회의장상을 생각하는지요.

제가 오랫동안 국회에서 일을 했습니다. 그런데 우리 국회가 헌법 만나다정신을 제대로 구현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청와대 하수인이라는 비판도 들었고, 심할 때는 정부 앞잡이라는 평가도 받았습니다. 지금도 그런 부분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국회는 정부가 하는 일을 뒷받침하는 차원을 뛰어넘어 능동적인 국회가 돼야 합니다. 국가적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 있는 국회가 돼야 하는데 그런 차원에서 과거보다 유능하고 신뢰받는 국회로 만드는 역할을 새 국회의장이 해야 합니다.

 

국회선진화법 개정을 둘러싼 논란이 많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인지요?

지난 4년 동안 시행해보았으니까 여야가 태스크포스팀(TF)을 만들어 객관적으로 평가해서 개정하는 게 좋다고 봅니다. 물론 개정할 필요가 없으면 현행대로 가면 되지요. 저는 15대 때부터 국회를 지켜봐왔고, 원내 수석부대표, 정책위의장, 원내대표를 다 해보았습니다. 현장에서 중심적 역할을 했고, 우리 국회 20년 동안의 명암을 직접 경험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1만 건이 넘는 법안이 지금 발의만 되고 폐기될 우려에 있습니다. 이런 점이 과연 국회선진화법과 관계가 없는지 정확하게 되돌아볼 시점이 됐습니다. 가능한 한 빨리 초당적으로 검토해서 이 문제에 대한 입장을 정리해야 합니다.

 

야권이 20대 총선에서 과반을 훌쩍 넘겨 이른바 여소야대가 됐습니다. 하지만 야권이 분열됐는데 내년 대선을 앞두고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보나요?

통합이 최선입니다. 저는 언제나 통합이 최선, 연대는 차선이고 단일화는 기본이라는 입장입니다. 분열은 최악입니다. 하지만 통합이나 연대의 전망이 밝은 것은 아닙니다. 총선 때도 단일화를 못 이루고 상당한 장애 요인이 있지 않았습니까. 정치 공학적으로 다른 평가도 있지만 연대나 단일화가 됐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더민주가 의회 권력을 어떻게 이끌어가야 한다고 보는지요?

민생 문제를 비롯해 경제 위기를 극복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역할의 일부를 국회가 맡아야 합니다. 그 역할과 책무를 제대로 수행하면서 수권 능력이 있다는 걸 보여줘야 합니다. 그러면 의회 권력을 맡은 것이 정권 교체에 도움을 줄 것이고, 그걸 못해내면 걸림돌이 될 것입니다.

 

정치 1번지라고 불리는 종로에서 구민들이 정세균 의원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는지요?

제가 종로하고 잘 맞는 사람입니다. 종로는 진성성과 책임 의식과 품격을 요구하는 그런 곳입니다. 훌륭한 분이 많지만 ‘정세균이라는 정치인이 그런 잣대에 잘 맞는 사람이다’ 생각하셔서 선택받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또 소통을 열심히 했습니다. 일도 열심히 했고요. 주민들과 잘 소통하면서 해야 할 일에 대해 성과를 내는 것이지요. 일꾼은 일하라고 있는 것입니다. 이 두 가지를 잘하면 자연히 신뢰를 받게 됩니다.


최근 건국대 학생들을 상대로 한 조사에서 ‘가장 만나고 싶은 정치인’으로 뽑혀서 지난 5월 16일 특강까지 했습니다. 젊은 세대와는 어떤 식으로 소통하는지요?

제가 원래 청년 문제에 관심이 많습니다. 이대로 청년 문제를 방치하면 우리나라의 미래는 없습니다. 청년 실업, 신용 불량 문제 등을 국가적 차원의 과제로 격상해 해결하려고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저는 그런 점 때문에 청년 관련 입법에 굉장히 노력했습니다. 청년세 입법안을 발의했고 정책 발표 등을 통해 젊은이들에게 희망을전달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청년세는 일정 금액 이상의 이익을 내는 기업들로부터 법인세 과세표준에서 1억원을 초과하는 금액의 1%를 청년세 기금으로 조성해 청년 실업·신용 불량 문제 해결에 쓰자는 것입니다. 20대 국회에서는 청년 문제를 좀 더 정책적으로 깊이 있게 연구하고 이를 뒷받침하는 법과 제도를 만들어가야 합니다.

 

좌우명이 무엇입니까?

‘정법보국(正法報國)’을 좌우명으로 삼고 있습니다. 바른 법으로 국가에 보답하자는 것입니다. 현재는 국회에 있는 입장이기 때문에 좋은 법을 만들어 국가와 민족을 위해 헌신하는 것입니다. 과거에는 ‘내 할 일을 다하자’ 이런 좌우명도 있었습니다. 각자가 자기 자리에서 역할을 다하면 사회가 좋아진다는 의미입니다.

 

마지막으로 정치하면서 꼭 이루고 싶은 포부가 있다면 밝혀주십시오.

우리 사회는 급변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과거의 잣대로 현재를 재단해서는 안됩니다. 무엇이든 미래 지향적으로 준비해야 하고 특히 경제문제에 있어서 새로운 산업과 미래 먹거리를 찾아야 합니다. 변화하는 시대에 잘 대응하고 준비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국회든 정부든 기업이든 국민 개개인이든 20~30년 후를 내다보고 열심히 준비해야 국제사회에서 낙오되지 않습니다. 그런 일을 국회가 할 수 있어야 하고 저는 거기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는 사람이 되고자 합니다.

정세균 의원은 누구인가?

전주 신흥고와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1995년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권유로 정계에 입문했다. 15대부터 20대 총선까지 모두 당선된 6선 의원이다. 열린우리당 정책위의장과 원내 대표, 당 의장을 지냈다. 민주당 대표, 산업자원부 장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 등도 역임했다.

 

기획 박미순, 소종섭(시사평론가) 인터뷰 서상현(정갑윤, 한국일보 기자), 박석호(정세균, 부산일보 기자) 사진 박충열(스튜디오 텐)

※ 이 기사는 <헤이데이> 25호에 게재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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