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부머 세대, 노년은 몇살부터? – 전성기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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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부머 세대, 노년은 몇살부터?

수 천년동안 인류는 노년이 언제 시작되는지 의문을 가져왔다. 고대에는 대체로 사춘기(puberty) 1주일 후부터 시작된다고 하다가, 중세 시대에는 21세에 노년에 이른다고 했으며 그 때까지 사는 게 목표였다. 그 나이를 훌쩍 넘겼다면 그 당시 60대까지 살아갈 예상도 해 볼 수 있었다. 물론 치아는 다 썩고 시력은 잃었지만, 전염병과 사혈(bloodletting)이 없다면 장수할 수도 있었다.

그러다 20세기에 들어오면서 평균 수명이 대폭 상승, 45.7세에서 계속 올라 지금은 82세다. 그런 급상승의 원인은 위생과 영양상태 개선으로 영아 사망률이 감소하고 다양하고 수많은 약들이 발명 시판되었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끊임없이 새로운 약이 시장에 도입되면서 장수 인구는 더욱 늘어나 100세 시대를 내다보게 되고 나아가 120세 시대도 멀지 않았다 한다.

 

미 대선 후보, 나이의 반란

현재 미국 대선 후보 경쟁을 보면 ‘나이의 반란’이다. 이전의 ‘젊은 기수론’은 전혀 힘을 쓰지 못하고 70대가 40대를 압도하여 현재 민주당·공화당의 선두 주자인 힐러리 클린턴이나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돼 2017년 취임하면 각각 미국 나이로 70세와 71세가 된다. 두 사람 중 당선자가 나오면 미국 역사상 기록도 만들어진다. 힐러리(취임식 때 69세 3개월)가 되면 도널드 레이건(69세 11개월) 이후 역대 두 번째 최고령 대통령이 되고, 트럼프(70세 7개월)가 되면 레이건을 넘어 역대 최고령 대통령에 오른다.

미 전 대통령 로널드 레이건.
미국 역대 최고령 대통령 로널드 레이건. 하지만 이번에 ‘최고령’이라는 타이틀을 넘겨줘야 할지도 모른다. ⓒJoseph Sohm/Shutterstock

민주당 경선은 버니 샌더스(75) 상원의원이 한때 힐러리를 위협하며 처음부터 노장 간의 경쟁이었다. 공화당에선 40대인 테드 크루즈,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이 트럼프를 뒤쫓다가 트럼프의 위세에 눌려 자진 사퇴하고 말았다.

도널드 트럼프의 연설 모습.
미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40대인 테드 크루즈,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은 70대인 도널드 트럼프의 위세에 눌리고 말았다. ⓒJoseph Sohm/Shutterstock

오히려 힐러리의 경륜과 트럼프의 말발이 나이에 대한 관심을 사그라지게 만들었다. 힐러리는 올봄 “당선돼 연임하면 (미국 나이로)77세에도 대통령 자리에 있게 된다”고 공화당 일각에서 문제를 삼자 “내가 당선되면 미국 역사상 최연소 여성 대통령”이라며 받아넘겼다. 인간의 수명이 전례 없이 길어지고 노인인구가 늘어나며 미국 유권자들도 나이에 대해 관대해진 걸까?

 

노년의 시작은 언제? 베이비부머 세대, 노년의 개념 바꾸다

“베이비부머 세대가 지구상에 나타나 마침내 노년의 개념을 위협하기 시작했다”고 코칭과 컨설팅 전문가 겸 저자인 르네 피셔는 일갈했다. 그녀의 블로그 글 “When Does Old Age Begin?”은 <허핑턴 포스트>에 공유되어 순식간에 104개의 댓글이 달리는 등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베이비부머들은 노년을 완전히 없애버리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스팽스(Spanx, 보정속옷), 성형수술, 비아그라를 발명하여 실제 나이보다 10살은 어려 보인다는 믿음을 주기 충분하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그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노년은 물러가길 거부한다. 그러면 진짜 노년(old age)은 언제 시작되는지 질문을 해보기로 하자. 사람들마다 서로 대답이 다르니 매우 혼란스럽다. 5살 아이에게 물어보면 13살에 시작된다 하고, 13살짜리는 30살, 30살 먹은 이에게 질문하니 50살, 50살은 75살, 75살에게 물어보니 그런 건 사라지고 전혀 오지 않는단다.

힐러리 클린턴 연설 모습.
힐러리 클린턴은 나이가 많다는 질문에 최연소 미 여성 대통령 후보라고 재치있는 대답을 했다. ⓒGino Santa Maria/Shutterstock

“다행스럽게 언제 노인이 되는지 우린 확실히 알고 있다”고 피셔는 말한다. 시그나 생명이 작년 말 2000명의 영국인에게 “언제부터 노년인가?”라는 설문조사를 실시했는데 그들은 평균 68세 생일까지 중년(middle age)이며, 68.1세부터 진짜 노년(old age)이 시작되는 나이라고 답했다. 연령별로 큰 차이를 보여 35세 이하는 평균적으로 61세, 60대 사람들은 77세라고 말했다. 성별로도 여성은 69세, 남성은 67세로 차이가 난다.

이 연구의 사소한 부분을 왜 파고드는지 의아해 할지도 모른다. ‘노년의 시작을 몇 살이라고 보는가’에 대한 질문에 비교가 될 만한 다른 유사한 연구가 있기 때문이다. 이보다 불과 1년 전에 실시한 40세 이상 3000명의 영국인 대상 서베이의 대답은 80살이었다.

노년의 시작에 대한 이처럼 놀라운 의견 차이가 왜 나타났는가? 그렇다면 작년 말 서베이에 영향을 줄만한 미국 등 세계적으로 어떤 사건이 있었나? 피셔는 지대한 관심을 품었고, 이런 효과를 가져 온 주요한 사건에 주목했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자 경선에서 초반에 파란을 일으키며 대중의 시선을 사로잡은 70세 도널드 트럼프와 65세 벤 카슨의 잦은 노출과 셀카 사진의 엄청난 유행을 그 원인으로 지목한다고 피셔는 지적한다. 젊은이들이 ‘늙은 대선 후보자들의 판단이 흐려져 막말을 퍼붓는다’고 여기고 노인의 나이를 앞당겨 답했다는 분석이다.

이 부분이 상당히 우려할 만하다고 69세의 시니어 전문가 피셔는 말한다. “12년(80세~68세)의 안정적인 중년을 잃어버리고 어떤 세리머니도 없이 노년으로 단번에 뛰어오른 셈”이라고 불평한다. 그래서 아무런 준비도 못했고 ‘노인’이 뭘 의미하는지 이해할 시간도 없었다고. 그는 노인의 정의를 온라인 사전으로 찾아보았단다. 그 정의는 ‘인생의 마지막 단계’ ‘할아버지나 할머니가 되는 시기’ ‘은퇴한 이후’ 등으로 모호하기 짝이 없이 설명해 놓았다. 즉 아무런 도움이 안됐다. 인생의 마지막 단계라는 건 무의미한 어구일 뿐이고, 피셔 자신은 할머니이지만 은퇴하지 않았고 여전히 하이힐을 신는다고 강조한다.

 

젊은 노인, 중간 늙은 노인, 늙은 노인

피셔는 연구 중 도움이 될 만한 것을 찾았다. 노년을 젊은 노인, 중년 노인, 매우 나이든 노인(the ‘young old’, the ‘middle old’, and the ‘very old’)으로 세분화한 여러 연구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각 그룹에 속한 실제 나이는 매우 다양할 수 있다. 이것은 피셔 본인에게 큰 위안이 된단다. 어떤 차이가 있든 그녀 나이 69세는 항상 ‘young old’ 그룹에 확실히 자리매김하니까. 그녀는 ‘young’이라는 말이 매우 힘 있고 유쾌한 깜짝 선물 같은 느낌을 준다고 말한다.

“하지만 내년에 또 어떤 설문조사가 나와 노년의 시작이 앞당겨져 내 나이가 ‘young old’에서 ‘old old’로 추락하는 건 아닐까 걱정도 된다. ‘나를 참고 기다려주자. 노인이 되어가는 훈련 중이므로(Be patient with me. I’m training to be an old person)’라고 쓴 배지를 착용할까 생각하고 있다”며 글을 맺고 있다.

노년의 정의는 나이와 성별에 따라 차이가 난다고 또 다른 시니어 전문가인 세론 오브라이언은 말한다. 퓨연구소(the Pew Research Center)에서 18~65세의 성인 3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언급하며 30~49세 성인들은 노년의 시작을 평균적으로 69세, 50~64세는 72세, 65세 이상은 74세라고 답했단다. 또 성별로는 여성들은 70세, 남성들은 66세가 되면 노인에 접어든다고 말해 여성들이 관대한 시각을 보였다.

하이힐 신는 노인.
어떤 문구나 설문조사 보다 중요한 것은 본인 스스로 젊게 느끼고 생활하는 것이다. 노년 세대 연구자 피셔는 자신은 노년에도 하이힐을 신겠다고 말했다. ⓒKulniz/Shutterstock

내년 백악관의 새 주인은 분명 70대이다. 재선까지 성공한다면 퇴임 시에는 80세를 바라본다. 세계를 호령할 리더에게 노인이란 말은 어울리지 않는다. 미국의 베이비부머 세대는 1946년~1964년 태생이므로 1947년생인 힐러리 클린턴, 1946년생인 도널드 트럼프 둘 다 베이비부머이다. 영양상태 양호하고 기대여명이 길어진 베이비부머들의 나이에 0.8을 곱해야 옛날 나이와 같다고 한다. ‘80세×0.8=(과거)64세’와 맞먹는다니 노년의 시작을 80세라하면 적당해 보인다.

여러분은 노인의 시작을 언제라고 생각하는가? 이전 세대보다 훨씬 늦은 은퇴, 매우 활동적인 라이프스타일, 80대에도 여전히 원기 왕성한 유명인들이 늘어 친근감 상승 등의 이유로 우리나라에서도 노인의 나이는 늦춰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그런 현상이나 정의가 중요한 게 아니라 본인 스스로 느끼고 생활할 때 액티브한 중년을 더 오래 즐길 수 있고 노년은 더 멀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