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과 취향, 그리고 인생이 담긴 ‘개인 박물관’ – 전성기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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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과 취향, 그리고 인생이 담긴 ‘개인 박물관’

2016.06.03 · HEYDAY 작성

한국근현대사박물관,개인박물관수집은 인류 역사에서 가장 오래된 취미 생활로 알려져 있다. 수집은 켜켜이 쌓인 시간만큼 특정 시대의 역사와 수집가의 취향을 보여주는 행위다. 한 사람의 개성과 취향, 그리고 인생이 담긴 곳, 개인 박물관에 가봐야 하는 이유다.


 

1950~70년대의 역사와 추억  <한국근현대사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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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근현대사박물관,개인박물관파주 헤이리에 있는 한국근현대사박물관은 1950~70년대 서민들의 생활상을 고스란히 재현해놓은 곳이다.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이 모든 공간을 최봉권 관장의 수집품으로 채웠다. 박물관에는 7만여 점이 전시되어 있는데, 수장고에 3만 점 정도가 더 있다고 하니 최봉권 관장의 일생이 담겨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난히 빠르게 성장한 우리의 이면에는 그만큼 빨리 사라진 것들이 너무 많아 그 아쉬움을 채우고자 하나 둘 모은 것이 지금에 이르렀다고. 전국 방방곡곡 쓰레기통까지 뒤져 모아 이룬 것이 바로 이 박물관이다.

지하 1층 풍물관은 1960년대 골목길과 저잣거리 풍경으로 구성해놓았다. 방앗간과 이발소, 지금은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얼음집 등이 들어서 있고 각 점포 내부는 그 시절 실제 사용했던 물건들로 채워져 실감을 더한다. 지상으로 올라가면 가난했던 살림살이를 재현한 문화관이 펼쳐진다. 문방구, 분식점, 교복집 등을 볼 수 있고 그 시절 교복을 입고 사진 촬영을 할 수 있는 장소도 있다.

address 경기도 파주시 헤이리마을길 59-85   tel 031-957-1125

 

핸드백에 대한 모든 것 <시몬느 핸드백 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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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몬느 핸드백 박물관,핸드백2012년 가로수길에 문을 연 시몬느 핸드백 박물관은 세계 최초의 서양식 핸드백 박물관이다. 어떻게 한국에 서양식 핸드백 박물관이 들어설 수 있을까 의구심이 들지만 사실 시몬느는 버버리, 지방시, 도나카란뉴욕, 마이클 코어스, 랄프 로렌 등 명품 브랜드의 가방을 ODM(제조자 개발 생산)으로 만드는 가방 제조 회사다. 전 세계 명품 가방의 9%를 시몬느가 제작한다고 하니 사실상 세계 최대 제조사라 할 수 있다. 시몬느 핸드백 박물관은 시몬느의 회장이자 관장인 박은관 회장이 가방에 대한 애정으로 세운 곳이다. 해외 출장, 여행을 다니며 모은 가방을 창립 25주년에 맞춰 박물관 문을 열며 공개한 것.

박은관 회장은 박물관을 세울 결심을 하고 전시 디자이너인 주디스 클락과 함께 세계를 돌며 적극적으로 수집을 했다. 공식 경매에 참석하기도 하고 세계의 컬렉터들을 통해 수집한 결과 16세기부터 21세기까지의 핸드백을 모을 수 있었다고. 박물관은 3층과 4층 두 개의 층으로 이루어져 있다. 3층에는 19세기 이후의 모던한 가방이, 4층에는 16~19세기의 앤티크한 디자인의 가방을 만날 수 있다. 특히 1920년대 제작된 보석 장식의 까르띠에 핸드백과 1996년 루이비통 모노그램 백 100주년을 기념해 제작된 비비안 웨스트우드의 가방은 놓칠 수 없는 볼거리다.

address 서울시 강남구 도산대로 13길 17   tel 02-3444-0912

 

품격 있는 앤티크 갤러리  <갤러리 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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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티크,갤러리 이고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갤러리 이고는 이곳이 어떤 곳이지 알려주는 흔한 간판도 없다. 이곳은 갤러리 이고의 백정림 관장이 20여 년 넘게 수집해온 앤티크 가구와 테이블웨어를 즐기는 하우스 갤러리로, 그녀가 진행하는 테이블웨어 클래스를 듣는 사람이나 앤티크에 관심 있는 사람만이 알음알음 찾아올 수 있는 곳이다. 푸른 잔디 정원을 지나 갤러리 안으로 들어서면 앤티크 갤러리다운 고풍스러운 느낌이 물씬 풍긴다. 특히 한국의 앤티크 가구와 서양의 앤티크 테이블웨어가 절묘하게 어우러진 모습이 흥미롭다.

“앤티크, 빈티지라고 하면 많은 사람이 그저 오래된 것, 낡은 것이라는 편견이 있어요. 하지만 진짜 앤티크, 빈티지라고 불리는 것들은 그만큼 보관이 잘 되었기 때문에 지금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다는 의미고, 나라나 시대를 떠나 한자리에 놓으면 서로 반짝이며 어울리는 것을 알 수 있어요.”

백정림 관장은 이런 어울림이 앤티크의 매력이자 클래스를 여는 이유라고 했다. 오랜 시간 소중히 보관되어온 것들을 공부하고 그 쓰임새에 대해 알았을 때 그동안 알지 못했던 새로운 품격을 경험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다. 이 때문에 백정림 관장은 단순히 이것들을 ‘모셔두지’ 않는다. 그녀는 앤티크에 대해 배웠다면 직접 앤티크 식기를 가지고 세팅해보고 찻잔에 차도 마셔볼 수 있어야 진짜 배움이 완성된다고 믿는다. “제가 갤러리 이고의 문을 연 이유는 바로 즐기면서 소통하기 위해서예요. 직접 써보며 앤티크의 가치를 느끼고 그 문화의 즐거움을 알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address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동천동 9-4   tel 02-6221-4988 

 

장난감의 보고  <뽈랄라 수집관>

장난감,뽈랄라수집관

장난감,뽈랄라수집관

박물관이라고 하기에는 규모가 작고 갤러리라 부르기에는 성격이 조금 달라 보이는 이곳은 홍대 부근의 뽈랄라수집관이다. ‘포르노’와 ‘랄랄라’의 합성어인 ‘뽈랄라’는 관장인 현태준 대표의 인생 철학을 대변하는 단어이자 어른의 성과 놀이 문화를 즐겁게 표현한 말이기도 하다. 이곳에 전시된 수집품은 약 3만 점. 건담, 태권V, 드래곤볼 등 시대를 대표하는 장난감을 비롯해 만화책, 학용품, 전단지, 오락기 등이 가득하다. 요즘 말로 ‘장난감 덕후’의 놀이터를 구경하는 느낌이다.

현태준 대표가 본격적으로 수집을 시작한 건 1998년 IMF 때 일자리를 잃은 뒤부터다. 아내와 떠났던 여행에서 본 낡고 오래된 것에 매력을 느꼈고, 언젠가 사라질 문방구에서 장난감을 사 모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전국을 돌며 하나씩 모으고 경매에 참여하거나 정말 갖고 싶은 장난감이 생기면 해외로 직접 나가기도 했다. 그러다 보니 잊혀진 옛 장난감에 대한 기록을 남기고 싶어졌다고. 왕실이나 귀족들이 쓰던 물건에 대한 기록은 많은 반면 서민들의 일상생활과 관련된 물건이나 기록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는 데 집중했다.

실제로 뽈랄라수집관에는 고가의 장난감보다는 쉽게 버려지고 사라지는 것들이 더 많다. 그래서 더 친근하고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어린 시절 추억과 사라진 동심까지 채울 수 있는 뽈랄라수집관에는 일상의 재미와 기록이 있어 더욱 특별하다.

address 서울시 마포구 와우산로29길 27   tel 02-3143-3392

 

기획 서희라 사진 박충열, 이대원(스튜디오 텐)
※ 이 기사는 <헤이데이> 25호에 게재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