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 인생 경험을 나누는 사람들 – 전성기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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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인생 경험을 나누는 사람들

2016.06.02 · HEYDAY 작성

가족아카데미아,이근후,이화여대 명예교수,젊은리더,아름다운서당,서재경,1인기업인,전기보,행복한 은퇴연구소,인생나눔교실,김태훈,멘토인생의 후반, 그간 쌓아온 지식과 삶의 노하우를 다른 이와 나누며 사는 일은 삶을 한층 풍요롭게 만들어준다. 때로는 멘토로, 때로는 엄격한 선생님으로서 새로운 인생의 문을 연 사람들의 이야기.


 

인생 이모작을 위한 인생학교  ‘가족아카데미아’ 이근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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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후 이화여대 명예교수는 50년간 정신과 교수로 지내다 은퇴했다. 의사라는 직업 특성상 정년이 늦었지만 자신의 삶을 일모작으로 끝내지 않고 은퇴 후부터 다시 이모작의 삶을 몸소 실천했다. 젊어서부터 꾸준히 글을 쓰고 책을 스무 권 이상 펴낸 그는 은퇴 이후인 2013년에 낸 책 <나는 죽을 때까지 재미있게 살고 싶다>가 50만 권 가까이 판매되며 베스트셀러 작가가 됐고, 사이버대학에 다시 입학해 최고령으로 수석 졸업(문화학과)을 했다.

하지만 은퇴 후 이근후 교수가 가장 공을 들이는 것은 은퇴 후 노년의 삶을 준비하도록 돕는 ‘가족아카데미아’ 운영이다. 가족아카데미아는 그가 부인인 이동원 씨와 함께 만든 연구 모임으로, 현대사회에 바람직한 가족의 역할을 제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그 안에 다양한 활동이 있는데, 매주 토요일에는 인문학적 소양을 넓혀서 그동안의 인생 경험을 토대로 앞으로의 삶을 더 너른 시야로 볼 수 있도록 하는 ‘스마트 인생학교’가 진행 중이다. 현재 스무 명 남짓한 소수 인원이 함께하고 있다.

“1990년대 초반에 한 회사와 은퇴를 앞둔 사람들을 교육해주는 프로젝트를 진행한 적이 있습니다. 회사에서는 참가자들에게 교육 기간 동안 휴가까지 주었지만 사람들이 오지 않더군요. 정년 이후는 생각하지 않고 당장을 바쁘게만 살려고 했던 것이죠. 요즘은 분위기가 많이 달라져서 노년을 미리 준비하는 사람이 늘었습니다. 반응이 좋아요.”

인생학교에는 주로 40~50대가 모이는데 자신의 삶 자체를 나누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 얘기해보면 다 비슷한 경험을 했고 힘들게 애쓰며 산 것이 나만이 아니었다는 사실에서 먼저 위로를 받는다.

가족아카데미아,이근후,이화여대 명예교수,젊은리더,아름다운서당,서재경,1인기업인,전기보,행복한 은퇴연구소,인생나눔교실,김태훈,멘토은퇴 후의 삶을 준비할 수 있도록 인생 이모작 교육을 해보겠다고 생각한 것은 특별한 계기가 있다기보다는 자연스러운 귀결이었다. 100세 시대라는 말을 흔히 하는 요즘, 실제로 100세까지 사는 것은 아닐지라도 50대가 되면 그동안 해왔던 일을 일단락하고 정년퇴직을 준비하거나 직업을 바꾸는 고비가 한 차례 반드시 찾아오기 마련인데 그때를 준비하려는 사람들을 교육해야 한다는 생각에 자연스럽게 이르게 된 것이다.

“굳이 따지자면 그 나이의 저 역시 미숙한 부분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미숙하거나 부족한 것을 가르치려는 것이 스마트 인생학교가 아니에요.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이 가진 탤런트(재능)가 있는데 그것을 발견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일모작에서의 삶을 정리하도록 돕고 그 과정에서 자신의 탤런트를 찾아서 그동안의 경험에 기초해 어떻게 이 탤런트를 활용할 것인지, 그래서 인생 이모작을 어떻게 풍요롭게 일굴 것인지 방향을 제시해주자는 것이지요.”

스마트 인생학교에는 상담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이 많이 참여한다. 자신의 삶에도 적용하고 일에도 적용해보려는 것. 이근후 교수는 평생 자신이 해온 정신과 의사 일에 기반을 두고 심층 교육이 가능하도록 다양한 프로그램과 분석 방법을 연구해서 적용하고 있다.


 

젊은 리더를 만드는 어른의 가르침  ‘아름다운서당’ 서재경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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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경 이사장은 퇴직 후, 취업난에 시달리는 젊은이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었다. 직장에 다니던 시절 면접위원을 지내고 신입 사원 교육을 맡은 경험을 통해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식에는 형식지와 암묵지 두 종류가 있습니다. 학교에서 책이나 글로 배우는 형식지, 경험의 노하우에서 얻을 수 있는 암묵지 이 두 가지가 조화를 이룰 때 이상적 교육이라 볼 수 있는데 아름다운서당은 교과서에 없는 경험의 노하우를 배울 수 있는 곳입니다.”

아름다운서당은 사실 제법 유명한 교육 단체다. 이곳을 졸업한 학생 대부분이 원하는 기업에 취업하면서 많은 이들이 주목하기 시작했다. 서재경 이사장은 아름다운서당의 교육 프로그램 덕분도 있지만 이곳에서 활동하는 60여 명의 교수진 역할도 적지 않다고 말한다.

“아름다운서당의 교수가 되기 위해서는 몇 가지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첫째, 먹고사는 데 걱정이 없는 분이어야 합니다. 아름다운서당은 교육 봉사 단체라서 돈을 번다는 목적보다는 봉사하는 마음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둘째, 자기 분야에서 최고로 인정받고 선진국에서 다양한 경험을 하신 분이어야 합니다. 선진 문화를 접한 사람은 넓은 시각과 식견으로 학생을 가르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또 자녀 교육에 성공한 사람이어야 합니다. 자신의 자녀를 잘 성장시키지 못한 부모는 다른 사람의 아이도 잘 돌볼 수 없기 때문이죠. 마지막, 적극적으로 사회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조건이 정말 까다롭지요?”

그는 사실 이 모든 조건을 충족시키는 사람을 만나기는 어렵다고 했다. 하지만 그만큼 올곧고 바른 선생이어야 학생들이 존경할 수 있고, 따라서 바르게 변화할 수 있기 때문에 깐깐한 조건을 건 것이다. 아름다운서당에서는 전문 지식도 가르치지만 주목할 만한 점은 바로 인성 교육이다.

“오랜 옛날부터 우리는 소위 ‘밥상머리 교육’이라고 해서 가정에서 부모가 아이에게 예의범절을 가르쳐왔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다양한 이유로 가정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요. 취업이 잘 안 되는 이유가 사실 여기에 있습니다. 대부분 기업이 바라는 인재상은 과거나 지금이나 크게 변함이 없어요. 오히려 학생들은 과거보다 더 뛰어나죠. 문제는 바로 밥상머리 교육에 있다는 뜻입니다.”

그는 이 원칙 아래 학생들을 가르치다 보면 교수들도 자연스레 마음가짐에 변화가 생긴다고 했다. 힘든 공부를 열심히 따라오며 서로를 존중하는 법을 배우는 학생들의 모습도 감동적인데, 그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스승이 되어야겠다는 마음이 들어 삶에 더욱 정직하고 바르게 임하게 된다는 것. 서재경 이사장은 이 생경한 경험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수업이 있는 날 매번 학생들에게 점심을 사주거든요. 사실 비용이 만만치는 않아요. 그런데 아름다운서당 교수라는 가치는 ‘돈이 조금도 아깝지 않을 정도’입니다.”


 

행복을 강의하는 은퇴 전문가 ‘행복한 은퇴연구소’ 전기보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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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은퇴연구소’의 소장이자 ‘술빚는 전가네’의 대표인 전기보 소장은 전국 방방곡곡을 돌며 은퇴 후 행복한 삶에 관해 이야기하는 강사다. 보통의 은퇴 설계 강의는 현재 있는 돈을 어떤 방법으로 활용해 효과적으로 잘 쓸지에 대한 재테크 내용이 대부분. 그런데 그의 강의는 조금 다르다. ‘은퇴는 곧 돈’이라는 게 일반적 생각이지만, 그 이야기는 하지 않는 것.

“회사를 다니면서 국제 공인 재무설계사 자격증(CFP)을 땄어요. 당시에 그 자격증이 있는 사람이 많지 않아서 회사를 그만둔 후 CFP 강사로 처음 강의를 시작한 게 시작이라면 시작이죠. 학생들이 늘어날수록 강사도 많아졌어요. 자연스레 제가 설 자리가 줄어들더라고요. 그래서 은퇴 설계로 방향을 바꿨어요. CFP 공부를 하면서 흥미로운 내용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주로 재테크에 가까운 은퇴 강의를 했어요. 그러다가 미국 CFP 콘퍼런스에 참여하면서 완전히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미국에서 최고라는 은퇴 전문가들이 나와서 돈 이야기는 하지 않는 거예요. 어디서 누구와 살 것인지에 대해서만 이야기하는 것에 큰 충격을 받았죠. 아예 삶의 기준이 다르다는 걸 알았습니다.”

콘퍼런스에서 돌아온 그는 강의 내용을 완전히 바꿨다. 은퇴의 정의를 다시 세워 ‘진짜’ 강의를 시작했다. 강사로서 전환점을 맞이한 것이다. 진짜 강의에 사람들이 몰리는 것은 당연한 이치. “한국에 재테크나 재무 설계에 대한 강의는 많았지만 비재무적인 내용을 강의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습니다. 은퇴 설계라고 해서 왔는데 행복 추구 이야기를 하니 좀 독특했나 봐요. 그 후로 방송도 나가고 책도 내고 박사 학위를 받아 대학교에서 교수를 하기도 했죠.”

강의하면서 교수 자리까지 오른 그가 교수를 그만둬야겠다고 생각한 건 아이러니하게도 강의를 할 때였다.“사람들에게 삶의 목적을 우선시하라고 이야기하면서 정작 내 자신은 그러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강의 내용과 강사 자신의 삶이 불일치한데, 어떻게 다른 사람을 가르칠 수 있었겠어요.”

그는 돌연 어린 시절을 보낸 포천으로 돌아가 양조장과 직접 빚은 술을 파는 주막을 열었다. 아내와 둘이 운영하며 진짜 살고 싶었던 삶을 누리기 시작한 95것이다. 물론 주막을 시작한 후에도 행복에 대한 강의는 계속하고 있다.

“이제야 삶의 균형이 맞는 듯한 느낌입니다. 이상적 삶에 조금 다가갔다고 해야 할까요? 강연장에서도 전보다 훨씬 진심 어린 내용을 전달할 수 있게 됐고요. 또 강의를 들었던 사람들이 직접 양조장으로 찾아와 제 삶을 보고 깊이 있는 질문을 던지기도 해요. 솔직히 은퇴 후 위기 탈출을 위해 시작한 일이었지만, 다른 사람을 가르치면서 오히려 제 삶의 방향을 찾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자격증 강사에서 행복을 설파하는 연구소 소장으로, 그리고 양조장 대표로 다양한 명함으로 삶의 얼굴을 바꿔가는 그의 모습에서 인생 2막을 개척하는 새로운 길이 보이는 듯하다.


 

아이들과 친구가 되는 선생님  ‘인생나눔교실’ 김태훈 멘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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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여 년이 넘는 세월 동안 무기 전문가로 나라를 위해 일해온 김태훈 씨는 퇴직 후 다양한 봉사 활동을 통해 학생들을 만나면서 멘토로 거듭났다. 원래 봉사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자원봉사대학을 다니며 깊이 있는 공부를 하고 다양한 해설사 자격증을 따 전시 해설사, 문화 해설사 등 다채로운 공간에서 재능을 나눴다. 그러다가 우연히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진행하는 인생나눔교실을 알게 된 뒤 본격적으로 선생의 길을 걷고 있다.  “인생나눔교실에 지원하고 멘토로 선정되면서 정말 다양한 곳을 다녔어요. 초등학교는 물론 군대, 보호관찰소 등에서 젊은 친구들과 만났습니다. 그 전에 하던 봉사 활동에서는 가기 어려운 곳이었죠.”

그는 학생들에게 딱히 무언가를 가르치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다양한 아이들이 모이는 곳에서는 정해진 수업보다 그저 편하게 대화할 수 있는 분위기 조성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물론, 정말 대화만 하는 것은 아니다.

“스포츠 스태킹을 해요. 스포츠 스태킹은 종이컵 같은 스피드 스택스 컵을 피라미드 형식으로 쌓고 내리는 스포츠 경기예요. 그 코치 자격증을 제가 가지고 있거든요. 스포츠 경기이긴 한데 학생들과 허물없이 친해지기에 그만이에요. 이 게임을 즐기면서 아이들과 마음의 거리를 좁히는 게 제 수업의 노하우입니다.”

보호관찰소에서의 수업은 김태훈 씨에게도 특별한 경험이었다. 그곳에는 곧 재판을 앞둔 아이들이 있었다. 어른을 바라보는 시각이 조금 다른 아이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실제로 그곳에 가기 두려워하는 선생도 있다고. “사실 어느 세대에나 말을 안 듣는 학생들이 있었습니다. 그 아이들이 무언가를 잘못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편견을 가지면 안 돼요. 그러면 아이도 어른에 대한 편견을 버릴 수 없습니다. 어른답게 넓은 마음을 가지고 아이들을 보듬어줘야 한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무기 전문가로 조직 사회의 틀 안에서 살던 김태훈 씨는 그조차도 삶이 이렇게 바뀔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물론 봉사에 관심이 많았지만 이렇게 스스로 즐거움을 느낀 적이 없었단다. 선생으로, 멘토로 삶을 살면서 그간 몰랐던 자신을 알게 된 것이 가장 큰 수확이다.

“저뿐 아니라 가족, 지인들도 모두 놀랐어요. 그동안 어떻게 조직 생활을 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할 정도로요. 특히 어린 학생들에게 제가 뭔가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행복입니다. 또 많은 사람을 만나면서 새로운 관계가 형성되고 그 인연이 또 다른 인연을 낳고, 솔직히 젊었을 때보다 훨씬 바쁘게 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는 선생으로서 가장 필요한 것은 교감 능력이라고 했다. 교감이 곧 신뢰이고, 그 신뢰가 단단해질수록 서로에 대한 존경과 사랑이 깊어지기 때문이다.

기획 이은석, 서희라 사진 박충열(스튜디오 텐), 임익순
※ 이 기사는 <헤이데이> 25호에 게재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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