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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성>을 스포하다! 이 영화 볼까? 말까?

2016.06.03 · HEYDAY 작성

곡성,영화,나홍진*이 글은 사방에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그러므로 영화를 보신 다음, 이 글을 읽기를 권합니다.


 

소문난 잔치, 영화 <곡성>

모두가 기다렸다. 별별 소문이 다 들려왔다. 나홍진 감독이 직접 시나리오를 쓰고 연출을 한 <곡성>은 지난 몇 년 동안 한국 영화에 몸담은 모든 사람이 매년 연말 가장 궁금한 영화로 꼽는 작품이었다. 시나리오를 읽은 사람들은 지난 몇 년 동안 읽은 것 중 최고라고 전했고 현장에서는 몇 차례나 연출부가 바뀌었다는 이야기도 들려왔다. 나홍진은 고작해야 이제까지 두 편의 영화 <추격자>와 <황해>를 연출했을 뿐이다. 그런데도 모두들 기다린 건 (소문이야 어찌 되었건) 이 감독이 일단 찍기 시작하면 현장에서 ‘끝장을 본다’는 데에 이견이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곡성>이 시골 마을에서 벌어지는 연쇄살인과 무속에 관한 이야기라는 말이 흘러나오면서 ‘본 적이 없는 공포’를 만나게 될 것이라며 모두들 기대의 아드레날린이 거의 최고치에 이르렀다. 심지어 공포 영화의 러닝타임이 상업 영화로서는 이례적으로 2시간 36분에 이른다는 사실까지 알려지자 약간 전율마저 느껴졌다.

자, 이제 마침내 영화를 보았다. 보고 나자 무언가 보긴 보았는데 이게 무슨 이야기인지를 모르겠다고 모두들 어리둥절하게 서로를 쳐다보았다. 누군가는 거만하게 이 복잡한 이야기에는 심오한 비밀이 담겨 있는 것처럼 설명했다. 반대로 누군가는 냉소적으로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게 없다는 푸념을 늘어놓았다.

이야기는 간단하다. (소문대로) 시골 마을에 연속적으로 정체불명의 살인 사건이 벌어지고 현장을 수색하던 동네 경찰 종구는, 수상하기 짝이 없는 한 일본인의 오두막에서 어린 딸의 신발을 발견한다. 그리고 그날부터 딸은 신열을 앓기 시작한다. 무당이 등장하고 점입가경으로 동네 사람들은 하나둘 좀비가 되어가고, 여기에 엑소시즘을 하기 위해 신부님까지 가세한다. 좀 더 놀라운 건 처녀 귀신도 깊은 밤에 동네를 나돌아 다닌다는 것이다. 아버지는 딸을 구하기 위해서 악전고투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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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하게 말하겠다. 나홍진은 한 영화 안에 있어서는 안 될 서로 다른 것들을 뒤죽박죽으로 섞었다. 장르는 규칙의 게임이다. 그런데 <곡성>은 공포 영화 안에서 서로 다른 게임을 거의 폭력적인 수준으로 뒤섞기 시작한다. 좀비는 살아난 시체이고 귀신은 누군가의 눈에만 나타나는 허깨비이다. 물론 둘 다 영화적 상상력의 창조물이다. 하지만 그 둘은 서로의 경계를 넘어서면 안 된다. 왜냐하면 좀비는 과학이 실패한 생명의 영역이고, 귀신은 종교가 자신을 의심할 때 나타나는 영혼이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실험적인 스토리텔링이라고 감탄할 것이고, 반대로 누군가는 반칙이라고 화를 낼 것이다. 문제는 실험이라기에는 이야기가 앞뒤가 안 맞는 정도를 넘어서 거의 부조리하게 느껴질 정도이고, 그렇다고 반칙이라고 하기에는 거의 모든 장면에 몹시 공을 들여 안정된 톤을 유지하면서 그 긴 시간 동안 끝까지 간다는 것이다. 아마 다짜고짜 대답을 요구하고 싶을 것이다. 무서운가요? 내 대답은 “그렇다”이다. 하지만 종종 어처구니가 없어서 웃을 준비도 함께해야 한다. <곡성>에서 가장 무서운 건 나홍진의 연출 솜씨가 아니라 미술부가 붉은 페인트로 뒤범벅을 한 시골집 폐허의 오싹한 방 안 풍경들이다.

그럼 도대체 <곡성>은 무슨 영화인가요? 가장 쉽게 설명해주겠다. 이 영화는 <살인의 추억>의 심령학적 공포 영화 버전이다. 두 영화의 공통점 한 가지 더. 둘 다 범인이 안 잡히고 결론도 안 난다. 몹시 ‘찝찝한’ 상태로 극장을 떠난 당신이 카페에서 열띤 토론을 할지 짜증을 내면서 집에 갈지는 누구와 영화를 보러 갔느냐에 따라 다를 것이다. 영화 속 대사. “놈은 지금 낚시를 하는 거여.” 나는 그걸 고스란히 돌려주고 싶다. 이 영화는 낚시다. 그걸 물지 말지는 당신의 몫이다.


 

< 그 밖에 6월 개봉 예정작! >

오베라는 남자,영화오베라는 남자   5월 26일 개봉

59세에 평생을 헌신했던 직장에서 잘린 오베는 아내마저 세상을 떠나자 자살을 결심한다. 차근차근 죽을 준비를 하고 있던 그에게 복병이 등장했으니 바로 새로 이사온 이웃. 융통성 제로, 깐깐함의 극치인 그는 동네 사람들과 엮여 복닥복닥 크고 작은 일들을 겪으면서 점점 딴사람이 되어간다. 스웨덴 소설 <오베라는 남자>를 영화화했다는 점에서 기대가 큰 작품이다.

 

아가씨,박찬욱아가씨   6월 1일 개봉

‘박찬욱 감독의 신작’이라는 단순한 수식만으로도 충분히 관심이 가는 작품이다. 1930년대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영화는 거대한 재산을 상속받게 된 귀족 아가씨(김민희)와 그녀의 재산을 노리는 백작(하정우), 백작과 손잡고 계략을 꾸미는 하녀(김태리)가 뒤엉켜 복잡 미묘한 구조를 만들어 낸다. 아가씨의 후견인이자 이모부로 등장하는 조진웅이 합세해 ‘역대급 캐스팅’을 완성.

 

연애의 발동연애의 발동   6월 2일 개봉

천방지축으로 날뛰는 어린 딸 재희(혜림)가 충격의 결혼 발표를 하자 아빠 준호(지진희)는 이를 뜯어 말린다. 남자 쪽 사정도 마찬가지. 유명 점성가인 누나 황얼샨(진의함)은 남동생 이펑(진학동)과 재희의 궁합이 나쁘다는 이유로 결혼을 반대한다. 목적이 같은 두 사람은 동맹을 맺는데 문제는 본래의 목적을 잊고 서로에게 자꾸 끌린다는 사실. 과연 두 사람의 결말은?

 

컨저링컨저링 2   6월 9일 개봉

무서운 장면 없이도 공포가 느껴진다는 사실을 일깨워준 영화 <컨저링>이 후속편 개봉을 앞두고 있다. 국내에서 23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화제의 작품인 만큼 공포 영화 마니아들은 올 것이 왔다는 반응. 미국의 초자연 현상 전문가 워렌 부부가 영국 엔필드에서 겪은 실화를 바탕으로 하는 영화는 밤마다 물건을 들어 올리고, 아이들을 공중에 띄우는 폴터가이스트 유령이 등장해 긴장감을 높인다.

기획 장혜정 정성일(영화 평론가)
※ 이 기사는 <헤이데이> 25호에 게재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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