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채록사’를 아시나요? – 전성기뉴스
콘텐츠 바로가기

top

‘이야기채록사’를 아시나요?

‘나이가 들면 육체에 주름살이 생기지만 이상을 포기하면 영혼에 주름살이 생긴다.’는 말이 있다. 나이가 들어서도 자신의 이상을 추구해야 여생이 의미가 있다는 말일 것이다. 지금 방황하는 시니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이다.

필자는 이야기채록사라는 새로운 직업을 우리나라에 도입하기 위해 2014년 초 이야기채록사협동조합을 설립 해 올해로 3년째 접어들고 있다. 협동조합 설립은 창업이라기보다는 창직이었다. 그동안 우여곡절도 많았고 도중에 포기하고 싶은 생각도 많이 들었다. 기존에 없는 새로운 직업을 만들어내는 일이었기 때문에 불모지를 일구어 옥토로 만드는 일이나 다름없어서 꽤 힘이 들었다.

1970~80년대 한국민주화운동에 큰 기여를 한 미국 감리교의 패리스 하비 목사 구술채록을 위한 인터뷰 장면. Ⓒ이광희
1970~80년대 한국민주화운동에 큰 기여를 한 미국 감리교의 패리스 하비 목사 구술채록을 위한 인터뷰 장면. Ⓒ이광희

 

인생 2막을 꿈꾸며

처음 협동조합을 설립했을 때는 모두 큰 꿈을 가지고 있었다. 인생이모작을 꿈꾸는 50세 이상의 시니어들이 모여 서울인생이모작지원센터에서 채록사 양성 과정 교육을 받았다. 교육생들은 전직 교사, 기자, 작가 등 주로 글을 다루었던 사람들이 중심이 되었다. 호기심으로 교육을 받은 사람도 일부 있었지만 모두 진지하게 교육에 임했고 인생 2막 설계를 충실하게 하는 듯했다. 드디어 교육이 끝날 때 모두의 뜻을 모아 이야기채록사협동조합을 설립했다.

그러나 현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녹록치 않았다. 우선 일반인들에게는 채록사라는 직업이 너무 낯설었다. 그도 그럴 것이 생전 보지도 듣지도 못한 직업 이름을 이야기하니 어색해 하는것은 당연했다. 협동조합 이름을 대면 항상 나오는 말이 ‘이야기’는 알겠는데 ‘채록사’라는 건 처음 듣는다는 것이었다. 그러면 우리는 채록사에 대해서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려 했다.

‘채록사는 조선시대의 사관과 같이 남의 이야기를 듣고 기록하여 역사로 남기는 일을 합니다. 조선시대의 사관이 왕과 대신 등 특권층의 이야기를 듣고 기록하여 역사로 남긴다면, 채록사는 보통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기록하여 역사로 남긴다는 것이 차이가 날 뿐입니다.’

그동안 존재하지 않던 새로운 직업이다 보니 일거리를 얻는 것 또한 쉽지 않았다. 일이 생겨야 수익이 발생하고 조합원들이 계속 활동할 수 있는 터전을 마련할 텐데 그러지 못했다. 결국 처음 인생 2막에 대한 꿈을 가지고 참여한 조합원들이 이탈하는 사태가 생겼고 그럴 때마다 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고지가 보이는데 쉽게 포기할 수는 없었다. 처음에 품었던 뜻을 다시 생각하면서 마음을 다잡았다.

이야기채록사 정기총회 장면. Ⓒ이광희
이야기채록사 정기총회 장면. Ⓒ이광희

이야기산업의 잠재력

제2의 인생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기존 산업환경에서 더 이상 새로운 직업이 나올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동안 한국경제를 주도했던 주력 산업들이 성장 한계에 부딪혀 고용창출을 하지 못하면서 조기명예퇴직과 청년실업이 가속화되지 않았던가? 초미의 관심사가 된 실업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산업이 출현해야 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의 끝에 우리는 이야기산업이 향후 가장 유망한 산업 중의 하나라는 확신이 들었다.

이야기산업 강국인 영국을 보면 시사점을 얻을 수 있다. <해리 포터> 시리즈나 <반지의 제왕> 등의 이야기가 얼마나 큰 경제적 효과를 가져왔는지 생각해보면 쉽다. 이야기산업의 잠재력도 능히 짐작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이야기산업은 나이를 불문하고 모두에게 가능성이 열려있다. 아니 어찌보면 이야기채록사는 2~30대의 젊은이보다는 5~60대의 시니어들에게 더 적합한 직업이다. 이야기를 들려줄 구술자들은 대개 인생의 산전수전을 다 겪은 70대 이상의 노인들이어서 세대차이가 별로 나지 않는 5~60대가 2~30대보다 어르신들의 이야기를 더 잘 들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은퇴한 시니어들이 채록사로서 인생 2막을 시작하기에 충분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창립 후 3년 가까운 기간 동안 여러 가지 어려움에 좌절한 적도 있지만, 시니어에게 새로운 도전과 기회를 주고 싶다는 생각에 포기 할 수 없었다. 그동안 뿌린 씨앗 때문인지 올해 들어 본격적으로 일거리가 생기기 시작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생각해본다. 이야기채록사협동조합을 창립할 때의 그 마음, 시니어들이 열정적으로 사회생활을 할 수 있도록 일자리를 제공하고 싶다는 생각이 아직도 머릿속에 강하게 남아 있다. 그날이 하루빨리 오기를 기대해본다.

이야기채록사 교육장면. 이야기채록사는 2~30대의 젊은이보다는 5~60대의 시니어들에게 더 적합한 직업으로 보인다. Ⓒ이광희
이야기채록사 교육장면. 이야기채록사는 2~30대의 젊은이보다는 5~60대의 시니어들에게 더 적합한 직업으로 보인다. Ⓒ이광희



전성기뉴스가 새롭게 태어납니다.

지난 2015년 9월 첫 문을 열었던 <전성기뉴스>가 새롭게 태어납니다.

보다 가까이에서 소통하기위해 SNS 채널을 개설, 50+를 위한 유익한 콘텐츠를 지속 제공합니다.

전성기뉴스는 2017년 12월까지 운영되며, 기존 콘텐츠는 라이나전성기재단 홈페이지에서 다운로드 가능합니다.
콘텐츠 보러가기

그동안 <전성기뉴스>를 사랑해주신 여러분께 감사 드립니다. 새롭게 시작하는 SNS 채널에도 많은 관심 부탁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