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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컴퓨터 알파고도 모를 ‘한자(漢字)의 매력’

‘교과서 한자병기’로 초등4년 공부 시작

한자(漢字)실력이 좋은 편이 못됩니다. 30년 넘게 원고지를 메우며 살아온 덕에 비슷한 또래의 보통 사람들보다는 읽고, 쓰는 게 익숙합니다만 조금만 파고 들어가면 얄팍한 밑천이 그대로 드러납니다. 탄탄한 한자실력을 갖추지 못한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도회지에서 자란 필자는 어린 시절 서당이라는 곳을 구경한 적도, 다녀본 적도 없습니다. 어깨 너머로 접한 천자문을 대충대충 공부하다 만 것이 전부인 것 같습니다. 부모님께서 야단 맞아가며 한자를 외워본 적도, 요즘 흔해 빠진 사설 학원 같은 곳을 다녀 본 적도 없습니다. 그러다가 한자를 초등학교에서 처음 접한 것이 4학년 1학기 때인 1966년의 일이었습니다. 한글 전용이었던 국어 교과서에 갑자기 한자가 나타나기 시작해 국어 공부가 점점 힘들어지고 싫어졌던 기억이 납니다. 물론 그 당시의 국어책은 한자 옆에 한글을 따로 표기해 놓고 있었지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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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를 처음 접한 것이 4학년 1학기 때인 1966년의 일이었습니다. 한글 전용이었던 국어 교과서에 갑자기 한자가 나타나기 시작해 국어 공부가 점점 힘들어지고 싫어졌던 기억이 납니다. ⓒikuyan/Shutterstock

하는 수 없이 열심히 익히고 외우다 보니 한자가 점점 친숙해져 갔습니다. 하지만 그런 경험도 오래 가지는 않았습니다. 문교부가 한글 전용과 한문 혼용 사이에서 왔다 갔다 했기 때문이었지요. 5학년인가, 6학년에 올라가니 갑자기 한글로만 된 국어 교과서가 지급됐습니다. 그리고 중학교에 진학했지만 한문을 체계적으로 가르치는 시간은 없었습니다.

한자와 한문을 제대로 배우고 공부에 매달린 것은 고등학교에 올라가서부터였습니다. 한자, 한문을 모르고는 대학 입시 준비를 할 수 없었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엉터리 대학 시절을 거친 후 언론사에서 한자 공부를 조금 더 강도 높게 하게 됐습니다. 80년대에는 인명, 지명은 물론 나라 이름에도 한자를 썼을 만큼 언론사들이 철저히 한자 표기를 고수했기 때문입니다. ‘형편없는 친구’라는 놀림을 받지 않기 위해서라도 모르는 한자가 나올 때마다 얼른 머릿속에 담아두려 애썼던 그 시절을 생각하면 지금도 웃음이 나옵니다.

 

한자 앞에선 기가 죽는 코쟁이 외국 기자

한자 이야기를 꺼낸 것은 자라나는 세대에게 한자를 가르치고 배우는 것이 참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입니다. 물론 필자의 경험을 통해서이지요. 주지하시다시피 한국은 일본과 함께 한자문화권의 한 복판에 있는 나라입니다. 한국과 일본이 모두 말은 달라도 글자에 관한 한 과거는 물론이고 현재도 중국의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는 이야기지요. 한자의 중요성을 절감하게 된 것은 일본 생활을 통해서였습니다. 서울에서 일본어를 공부할 때만 해도 한자, 한문이 일본어 이해와 습득에 큰 도움이 된다는 걸 크게 느끼진 못했습니다. 필자 자신이 이미 일본어 공부에 필요한 한자, 한문 정도는 제법 익혀 놓고 있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일본 땅에서 경험한 한자의 위력은 엄청났습니다. 한국보다 훨씬 오래 전에 서구와 외국을 향해 문을 열어 놓은 일본에는 아시아인은 물론 코쟁이 외국인들이 많았습니다. 외국인이 흔하다 보니 비즈니스는 물론 연예, 스포츠, 방송을 통해 접할 수 있는 서양인들의 수도 한국을 훨씬 웃돌았습니다. 2000년대 중반까지의 일이긴 해도 말입니다. 이뿐이 아닙니다. 외국인들 중에도 일본어를 유창하고 능통하게 구사하는 이들이 넘쳐났습니다. 연예 프로그램은 물론 경제뉴스 시간에도 일본어를 모국어처럼 자유롭게 말하는 노랑머리 외국인이 적지 않았습니다. 벅벅거리기만 했던 저의 짧은 일본어 실력을 조롱하는 것 같아 제 자신이 창피할 정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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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기자 회견장 등에서 만나는 코쟁이 기자들 중에는 일본어 보도 자료만 나오면 난감한 표정을 짓는 이들이 적지 않았습니다. 원인은 한자였습니다. 한자 읽는 법은 둘째 치고 뜻도 파악하기 힘든 코쟁이 기자는 기가 죽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Matej Hudovernik/Shutterstock

그런데 희한한 일이었습니다. 외신기자 회견장 등에서 만나는 코쟁이 기자들 중에는 일본어 보도 자료만 나오면 난감한 표정을 짓는 이들이 적지 않았습니다. 원인은 한자였습니다. 일본어는 같은 한자를 놓고도 뜻과 음이 다르고 단어 속의 위치에 따라 읽는 법도 달리합니다. 한자의 뜻은 일단 알아듣고 들어가는 한국 기자 앞에서 읽는 법은 둘째 치고 뜻도 파악하기 힘든 코쟁이 기자는 기가 죽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입과 귀는 자연스럽게 돌아가도 자료 속의 한자는 넘을 수 없는 벽이 되고 마니 그들의 속내가 어떠했겠습니까? 그렇다고 한자 공부가 하루아침에 뚝딱 끝나는 것도 아니지 않습니까?

 

16억 인구 문화권에서 ‘왕따’될 필요 있나

어린 시절부터 한자를 일상적으로 접해 왔던 한국, 중국 기자들과는 아예 경쟁이 되지 않으니 이들은 영문으로 번역된 자료에만 의존할 수밖에 없었던 겁니다. 신문 등 인쇄매체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들이 고를 수 있는 매체는 일본어로 된 신문, 잡지보다 영자 일간지와 주간지로 좁혀질 수밖에 없어 일본 사회를 들여다 볼 눈이 한자문화권의 기자들보다 훨씬 엉성했을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필자의 개인적인 경험에 편중됐을 수 있지만 일본 생활에서 확인한 한자의 위력을 통해 내린 결론은 이랬습니다.

“한자를 외면해서는 일본과 중국을 파고 들어가는 것은 물론 제대로 이해하기도 힘들다. 인구 16억 명 규모의 한, 중, 일 3국 문화권에서 고립과 도태를 자초하는 것이나 마찬가지 아닌가? 한자에 까막눈이 된다면 지피지기(知彼知己)는 고사하고 왕따도 면하기 어려울 테니 언어습득이 자연스런 어린 시절부터 한자 교육을 빨리 시키는 것이 좋을 것이다”

요즘의 한국은 중국이라는 나라를 떼어놓고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을 것처럼 사방이 차이나열풍입니다. 어린이도, 어른도 중국어 공부에 빠져들고 있고 서울 시내 간판도 중국어로 도배를 한지 오래입니다. 조기 한자교육을 찬성하는 필자의 입장에서 본다면 다행스런 일로 보입니다.

그러나 중국어 학습과 한자, 한문 공부가 100% 같은 것으로는 생각되지 않습니다. 우리 고전을 깊숙이 들여다보고, 역사와 문화를 보다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한 한국식 한자 공부는 나름대로의 노력과 정성을 쏟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입니다.

한글 전용이나 혼용여부를 떠나 부모들이 관심과 노력을 조금만 기울여도 한국의 꿈나무들은 어린 시절부터 한자를 자유롭게 쓰고 익히며 또 다른 넓은 세계로 뻗어갈 실력을 기를 수 있을 것입니다. 어떻습니까? 이런 것이야말로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의 표본이 아니겠습니까? 참고로 덧붙이면 일본은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단계별로 익혀야 할 한자를 정해 놓고 가르쳐 온지 오래라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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