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와인 주문, 이렇게 하면 참 쉬워요 – 전성기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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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와인 주문, 이렇게 하면 참 쉬워요

2015.08.17 · 조순용(전 KBS 정치부장) 작성
와인 주문(크기변환)
레스토랑 와인 리스트에 오를 정도의 와인이면 어떤 것이나 합격점을 줄 수 있다. ⓒRossHelen/Shutterstock

식사자리에서 와인을 선택해야 할 경우가 있습니다. 접대하는 자리건, 접대를 받는 자리건 신경이 쓰이는 일입니다. 어느 정도의 와인을 골라야 하는지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사실인지는 확인할 수 없지만, 어느 회사 사장이 저녁식사를 접대하는데 “좋은 와인으로 고르시지요”라고 하니까 상대방이 1000만원이 넘는 와인을 골라 속을 앓았다는 얘기도 있지 않습니까?

특히 저는 와인에 대해 무식하다고 고백해야 합니다. 아무리 공부하려고 해도 너무 어려웠습니다. 와인 얘기가 나오면 말수가 적어질 뿐이지요. 제가 흉내도 낼 수 없는 와인박사(?)를 만나는 날이면 몹시 초라해지곤 했습니다.

어쩌다 와인을 제가 골라야 할 경우가 생기면 더 어려워집니다. 잘못 골랐다가 무식쟁이 취급이나 받지 않을까 노심초사 하면서 와인 리스트 중간에서 아래쪽, 그러니까 아래에서 ¼ 정도에 위치한 와인을 선택하곤 했습니다. 다른 건 잘 모르고 가격 면에서 중하위의 것을 고른 것이지요. 호스트에게도 부담이 덜할 것이고 여러 가지로 무난한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식의 와인 선택은 저의 원칙 같은 것이었습니다. 한 사람을 만나기 전까지는 말입니다. 독일인에서 한국인으로 귀화한 이참 씨가 그 분입니다. 한국관광공사 사장도 지내신 분이지요. 한국관광공사 사장이 되기 전 그 분과 몇 사람이 함께 점심식사를 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호스트가 제게 와인을 골라보라고 해서 와인 리스트를 한참 들여다보고 있었습니다. 예의 하위 ¼ 라인을 주시하는데 이참 씨가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맨 아랫줄의 와인을 고르세요. 그게 좀 뭐하다 싶으면 하나 위의 와인을 고르세요”라고. 제가 뜨악한 표정을 짓자 그는 설명했습니다. “레스토랑 와인 리스트에 오를 정도의 와인이면 어떤 것이나 합격점을 줄 수 있습니다. 한국 사람들은 체면 때문에 괜히 비싼 와인을 마십니다. 그럴 필요가 전혀 없어요. 안심하고 고르세요.”

그 뒤로 저는 와인을 골라야 할 때는 이참 씨의 말을 인용하면서 와인을 선택합니다. 제가 밥값을 내지 않는 경우는 반드시 그랬습니다. 이참 씨의 팁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여러분께서도 이 방법을 따라 와인을 고르시기 바랍니다. 아마 호스트도 좋아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