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스레 통통] 새해에는 목계의 카리스마를 – 전성기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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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스레 통통] 새해에는 목계의 카리스마를

정유년(丁酉年) 닭띠해가 왔네요. 그래서 ‘나무로 깎아 만든 닭’ 곧 목계(木鷄)이야기로 시작할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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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삼성그룹이 이런저런 문제로 언론에 계속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삼성의 창업주인 호암 이병철(湖巖 李秉喆). 그는 누가 뭐래도 우리나라 최초의 최고 부자였습니다. ‘돈 병철’이라는 닉네임까지 붙어있을 정도였으니까요.

그가 후계자인 이건희 회장에게 기업경영권과 함께 넘겨준 것이 리더로서의 경영철학이었다고 전해집니다. 바로 ‘경청(傾聽)과 목계지덕(木鷄之德)’입니다.

그래서인지 사람들은 그가 거실에 진짜로 나무 닭을 두고 엄청 아끼고 좋아했다고까지 말합니다.

‘남의 말을 귀담아 잘 들어라’는 경청은 소통의 구체적 방법 제1조쯤 되는 것이니 그가 소통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지를 잘 말해주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듣기의 중요성은 여러 차례 언급했으므로 여기서는 생략하고 목계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삼성의 최고 리더로서 지녀야 할 카리스마가 목계라는 말씀인데 이것이 꼭 삼성그룹 부자(父子)만이 지녀야하는 전유물은 아니지 않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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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다시피 목계는 싸우지 않고도 이기는 경지의 최고수 싸움닭(투계:鬪鷄)을 말합니다. 모든 전쟁이나 게임에서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게 고수 중에 고수잖습니까.

물론 이야기가 있지요. 초급은 싸움만 잘 하는 정도면서 자기가 최고인 줄로 아는, 주먹으로 말하면 동네깡패정도의 싸움닭입니다.  중급은 자기가 최고라는 교만함은 버렸으나 상대방에 너무 민감한 아직은 인내심과 평정심이 부족한 수준이지요. 상급은 어느 정도 수준에 오르긴 했으나 눈매가 너무 매서워 상대방에게 자신의 감정 상태를 보이는 허점을 지닌다는 것이고요.

상급을 넘어 최고수준에 오르면 다른 닭들이 덤벼도, 천둥번개가 쳐도 눈도 꿈쩍않는 목계같은 경지에 이른다는 이야기 말입니다. 싸움판에 서면 다른 닭들은 도전은커녕 감히 쳐다보지도 못하고 그대로 달아나 버린다는 것이지요.

그러니까 목계지덕이란 것이 경영철학만이 아니라 카리스마 있는 대화의 기술과 맥을 같이한다고 해도 될 것 같습니다.

우선 대화의 상대방과 앉았을 때의 자세입니다. 움츠리고 축 처진 어깨 구부정한 허리에 맥이 하나도 없어 보이면 신뢰나 자신감은커녕 우습게 보일 뿐이겠지요. 머리와 허리를 곳 추세우되 뻣뻣하지 않게, 가슴은 쫙 편 상태로 여유 있게 앉아 있으면 권위 있게 보입니다. 바로 목계같이 말입니다.

다음 대화가 시작되었습니다. 상대방이 목소리를 높여 마구 떠들면서 얕잡아 보는 말투로 나를 화나고 열 받게 만듭니다. 욱하는 심정에 주먹이 불끈하겠지만 맞잡아 싸울 경우 중급 싸움닭 수준에 머물잖아요. 찬물 한잔 들이키고 숨 한번 크게 들여 마시고는 미동(微動)도 않은 채 잠자코 듣기만 하는 것입니다.  이 경우 아예 ‘침묵은 금’이거든요. 끝까지 평정심을 잃지 않고  상대가 제풀에 지쳐 수그러들 때까지 기다리는 것입니다. 결국 상대방이 미안해진다는 이야기입니다. 목계같은 자세를 유지하라는 것이지요.

그다음 내가 질문을 했거나 무언가를 요구했는데 상대방은 동문서답을 늘어놓거나 중언부언 말도 안 되는 횡설수설만 합니다. 이 경우, 더 이상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그냥 그 사람의 눈만 똑바로 쳐다보고 있으면 됩니다. 그렇다고 눈에 불꽃을 태울 필요도 없습니다. 있는 그대로 자연스런 눈초리로 마냥 쳐다보면 됩니다. 눈에는 당사자의 마음의 상태가 그대로 나타납니다. 그리고 눈을 마주치게 되면 일반적으로 거짓말을 못하게 됩니다. 결국 상대방이 어색함을 느끼게 되어 자신의 생각을 보다 성실하고 예의바르게 말하기 마련이라는 것입니다. 바로 목계가 되라는 것이지요.

새해에는 이처럼 모두가 ‘싸우지 않고 이기는’ 목계의 카리스마를 지닌 리더가 되어 상대방과의 대화를 잘 이끌어 가기를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