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이야기] 1 욕망과 희망으로 가득한 도시, 뉴욕 – 전성기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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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이야기] 1 욕망과 희망으로 가득한 도시, 뉴욕

1200여 년 전 신라의 천재 최치원은 당나라로 유학을 떠난다. 6두품제 신분사회로 굳어진 신라에서 아들의 꿈을 더 이상 펼치기 힘들어 그의 아버지가 눈물을 머금고 결정한 것이었다. 당나라 수도 장안에 도착한 18세 소년 최치원은 지독하게 공부한다. 이역만리 떨어진 가족과 나라를 생각하며 이를 악물고 공부에 전념한 끝에 국가 최고 시험인 과거에서 1등인 장원으로 합격한다. 그리고 공무원 생활을 하게 된다. 외국인 신분으로 적지 않은 지위까지 오르며….

지금 이 지구상에 이러한 환경과 기회를 주는 곳이 있던가. 사실 최치원이 아니라 당나라 수도 장안이 우리가 관심을 가져볼 만한 점이다. 그리고 오늘의 뉴욕을 떠올려 본다. 꿈과 희망의 도시, 멜팅 다운(Melting Down), 전 세계 모든 이의 로망…. 2000년 전 로마에서, 최치원의 당나라에서 그리고 몽골제국에서 느꼈던 것을 지금 미국의 뉴욕에서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뉴욕(크기변환)
맨해튼 최고 아파트로 불리는 센트럴파크 남쪽의 ‘원57′. 보통 평당 2~3억원 한다. 이 건물 최고층인 펜트하우스의 경우 최근 1억 달러(약 1170억원)에 거래됐다. ⓒ곽용석

지구상에 이렇게 모든 것이 용해되는 지역이 있을까. 어느 나라에서 왔든, 어떤 인종이든, 연령과 성별 구분 없이, 누구에게나 공평한 기회를 주고 상대방을 인정해주는 사회, 지구상에 뉴욕보다 훌륭한 환경을 갖춘 곳은 적어도 현재로서는 없다.

그 증거들은 이미 200년 전 유럽인들이 밀려들어온 것에서 발견할 수 있다. 아일랜드, 영국, 독일, 이탈리아 인들이 끊임없이 밀려들어왔다. 그리고 동유럽, 중남미, 러시아, 중국, 한국 이민자들이 그 뒤를 이어 들어와 정착한 곳, 지금도 전 세계 모든 인종들이 끊이지 않고 들어오는 곳이 바로 뉴욕이다.

뉴욕은 미국 전역에서 흑인 거주 빈도가 가장 높은 지역이기도 하다. 작은 지역 안에 많은 인종과 다양한 출신 국가의 사람들이 사는 현재의 모습이 뉴욕의 특성을 결과적으로 말해주는 셈이다. 뉴욕은 미국이 아닌 신세계이자 전 세계의 인종종합국가이자 도시인 것이다.

밑에 흐르는 시스템이야 미국이지만 그 위에 그려진 문화, 비즈니스, 산업은 전 세계의 모든 것을 혼합한 모습으로 그려져 있다. 미국이라 평가하기엔 너무나 힘든 요소들이 존재하는 곳, 그래서 뉴욕을 보고 미국을 평가하는 것은 분명 단견일 것이다.

보스턴이나 필라델피아, 워싱턴DC를 가보면 확연한 차이를 느끼게 된다. 특히 워싱턴DC의 지하철을 타보면 안다. 거의 백인 일색이고 조용하고 깨끗하다. 뉴욕은 전혀 그렇지 않다. 거의 반대다. 워싱턴DC가 좋다는 것은 물론 아니다. 뉴욕이 좋다는 건 더더욱 아니다. 지저분하고 시끄럽고 복잡하다. 살기 불편하다. 생활비 또한 타 도시보다 훨씬 비싸다. 맨해튼 한 귀퉁이 방 한 칸 임대료가 한 달에 300만원을 훌쩍 넘는다.

왜 이렇게 비싼 곳에 사람들은 끊임없이 몰려드는가. 바로 꿈과 기회가 있기 때문이다. 꿈을 먹고 사는 것이 인생이란 것처럼 수많은 이들이 욕망과 희망을 찾아 뉴욕으로 간다. 그리곤 몰려온 만큼 소리 없이 퇴장한다. 죽 떠먹은 자리처럼 바로 그 자리는 다른 사람들로 금방 채워진다. 그곳이 뉴욕이고 맨해튼이다.

뉴욕 미드타운 아파트(크기변환)
미드타운 40층에서 바라본 맨해튼 북쪽 전경. 맨해튼 중간 사이즈 아파트 가격이 약 20억원이다. ⓒ곽용석

왜 사람들은 뉴욕에 매료됐고 왜 이렇게 험한 사회에 불나방처럼 몰려들고 사라지는가. 과연 뉴욕은, 맨해튼은 어떤 곳이기에 그런가. 앞으로 이 코너를 빌려 필자가 본 단견으로 풀어나가고자 한다. 그들은 왜 왔으며 여기서 어떻게 생활해왔고 지금은 어떻게 살고 있는가. 그 과정에서 현재의 뉴욕과 맨해튼의 모습은 어떠한지를 천천히 살펴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