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 울트라마라톤] 자신을 돌아보며 100㎞를 달리다 – 전성기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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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 울트라마라톤] 자신을 돌아보며 100㎞를 달리다

2015.08.20 · 이영란(전 매일경제 기자) 작성
울트라마라톤이란?마라톤 풀코스(42.195㎞) 이상의 거리를 달리는 마라톤을 울트라마라톤이라고 한다. 100㎞ 대회가 많은 편이며, 이외에도 성지순례(222㎞), 국토횡단(308㎞), 국토종단(622㎞) 등 다양하다. 일반적으로 100㎞ 울트라마라톤의 제한시간은 14~16시간 정도다.

전국 곳곳에 폭염주의보가 발령된 날씨, 광복 70주년이라 온갖 축제가 벌어지는 광화문을 뒤로 하고 서울역으로 향한다. 부산까지 가는 오후 12시 40분 KTX를 타려면 서둘러야 한다. 부산썸머비치울트라마라톤대회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자동차를 가지고 가는 방법도 있지만 체력 소모를 최소화하기 위해 일찌감치 포기했다. 부산썸머비치울트라마라톤에 참가하는 데는 비용도 제법 든다. 개인 참가비 6만원에다 KTX 왕복 차비가 11만원이 넘는다. 오며 가며 먹는 간식과 마라톤 이후에 드는 비용은 당연히 따로 지불해야 한다.

 

부산썸머비치울트라마라톤 대회 출발 전 필자의 모습. 햇빛 때문에 모자 양쪽에 가리개를 썼다. ⓒ이영란

마라톤을 시작한 지 11년이 넘었고 한 달에 연습주를 포함해 250㎞ 이상을 뛰지만 울트라마라톤 대회에 참가한 것은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다.

부산역에 도착하니 햇볕이 따갑다. 가만히 서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는 날씨다. 출발시간인 오후 6시가 넘어도 여전하지 않을까 생각하니 벌써부터 걱정이다. 해가 지고 나면 좀 덜하기는 하겠지만 출발 후 한 시간 넘게 뛰어야 일몰시각(오후 7시 13분)이 된다.

지하철을 갈아타고 울트라마라톤 출발 장소인 해운대 수영만 요트경기장에 도착했다. 오전에 집에서 나섰는데 벌써 오후 4시 반이다. 요트경기장 옆 대형 창고 바닥에 쭈그리고 앉아서 같이 온 동료와 함께 준비물을 챙겼다.

발에 물집이 생기는 것을 방지하는 발가락 양말은 필수다. 헤드랜턴 대신 손전등을 챙겨 넣고 뒤깜빡이도 매달았다. 발목과 발바닥에 스포츠 테이프를 붙이고 ‘11318 서울-이영란’이라는 배번을 상의에 부착했다.

이번 부산썸머비치울트라마라톤은 서바이벌 형식의 대회다. 주최 측에서 물과 음료만 지원하기 때문에 자신이 섭취해야 할 먹거리를 배낭에 짊어지고 뛰어야 한다. 배낭에 파워젤 몇 개와 연양갱, 홍삼사탕, 홍삼액과 매실액, 물을 각각 500㎖씩 넣었다. 배낭 무게가 4㎏이나 되는 것 같다.

여전히 햇볕은 따갑지만 바다가 가까이 있어서 그런지 생각보다 바람이 불어오는 편이다. 출발 장소에서 단체로 간단하게 몸을 풀었다. 요트경기장에서 울산 간절곶 송정공원까지 편도만 50㎞에 달하는 코스를 반환해서 그대로 돌아오게 된다. 100㎞ 대회 참가자는 총 290명으로, 이 가운데 여자는 25명에 불과하다. 오후 6시 드디어 출발!

 

드디어 100㎞ 울트라마라톤 대장정의 출발. ⓒ부산썸머비치울트라마라톤사무국(조연자 블로그)

대중가요로 더 유명한 동백섬(지금은 동백공원)을 지나 곧바로 해운대해수욕장에 도착했다. 하루 피서를 마무리하려는 사람들이 샤워장 앞에 길게 줄을 서기 시작한다. 해운대해수욕장에 와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TV에서만 봤던 해운대 백사장의 파라솔 부대를 뛰면서 보는 기분이 묘하다. 달림이들은 피서객들을 구경하고, 피서객들은 달림이들을 구경한다. 지나가던 아저씨가 내 배번을 봤는지 한 마디 한다.

“뭣하러 먼 데까지 와서 뛰어쌌노?”

그러게 서울 근교에도 울트라마라톤 대회가 없는 건 아닌데, 부산 해운대까지 와서 뛰고 있구나 싶다. 해운대를 지나 달맞이고개로 접어들었다. 말로만 들어본 달맞이고개는 드라이브 코스로도, 줄줄이 늘어선 카페촌으로도 유명하다지만 달림이 입장에서는 반갑지만은 않다. 긴 언덕과 내리막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초반이기는 하지만 달맞이고개를 걸어서 올라간다. 울트라마라톤 상위권 달림이들을 제외하고는 힘이 남는다고 언덕을 뛰어 올라갔다가는 후반에 퍼지기 십상이다.

송정해수욕장 입구에 도착하자 때마침 해가 지기 시작했다. 파장 분위기가 완연한 피서객들을 또 다시 구경하면서 천천히 달려간다. 10㎞ 지점에서 생수를 나눠주고 있다. 다행히 구름이 많이 끼고 바닷바람이 불어와서 생각보다 덥지 않다. 일반적인 마라톤 대회와 울트라마라톤 대회는 개념이 약간 다르다. 울트라마라톤을 기록 위주로 뛰는 사람도 있겠지만 내 경우 풀코스는 기록 위주로, 울트라마라톤은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으로 삼기로 하고 있다.

대변항 인근의 연화리 해안로로 접어들자 회를 먹는 사람들, 낚시를 하는 사람들이 작은 어선 10여 척과 함께 여름 풍경을 만들고 있다.

울트라마라톤 출발 시간이 오후 6시인 이유는?울트라마라톤 100㎞의 경우 제한시간이 14~16시간이다. 만약 일반적인 마라톤 대회처럼 오전 9시에 시작하면 달림이들이 골인점에 들어오는 시간이 한밤중이 된다. 또한 지방 대회에서 오전에 시작하는 참가자들의 숙식도 문제가 되기 때문에 오후 늦게 출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 2부에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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