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섭의 유럽기행] 가우디가 꽃피운 도시 스페인 바르셀로나 – 전성기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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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섭의 유럽기행] 가우디가 꽃피운 도시 스페인 바르셀로나

바르셀로나는 천재 건축가 안토니오 가우디(1852~1926)가 꽃피운 스페인 도시다.

 

가우디의 창조적 건축물들이 런던과 파리 다음으로 관광객을 끌어 들이는 힘이다. 그의 미완성 걸작품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성가족 대성당)을 비롯하여 구엘공원과 카사 밀라 등 6개의 건축물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그가 남긴 걸출한 건축물을 보려는 가우디 투어가 인기 있는 이유다. 메시가 뛰는 축구 명문 FC바르셀로나의 열기는 여전히 뜨겁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마라톤을 재패한 황영조 선수의 조각상이 세워진 몬주익 언덕도 한국인의 자긍심을 뿌듯하게 해준다.

 

바르셀로나의 랜드마크 사그라다 파밀리아성당. 천재 건축가 가우디의 미완성 건축물로 130년이 지난 현재도 공사가 진행 중이다. ⓒ이규섭

 

‘구엘공원’ 환상적인 동화나라


구엘공원은 동화나라다. 요정의 집처럼 예쁜 정문 출입구의 두 건물부터 눈길을 사로잡는다. 모자이크로 뒤덮인 외관이 독특한 사무실과 경비실은 아이스크림과 초콜릿이 녹아 흐르는 것 같다. ‘과자의 집’으로도 불린다. 정문 쪽을 통과하면 계단 한가운데에 화려한 색상으로 모자이크한 2개의 분수대가 시선을 끈다. 의술의 신을 상징하는 도룡농이 물을 뿜고, 뿔 달린 뱀 머리 청동 조각이 유혹의 혀를 널름거린다. 사진을 찍으려는 줄이 길게 이어졌다.

 

요정의 집처럼 예쁜 구엘공원 정문의 두 건물. 기념품 숍 및 사무실(왼쪽)과 경비실은 '과자의 집'으로도 불린다. ⓒ이규섭


계단을 올려서면 86개의 도리아식 기둥이 늘어선 ‘중앙광장 룸’이다. 시장을 만들려던 곳이다. 천장은 울퉁불퉁하여 편편하다는 개념을 뒤집어 놓았다. 천장엔 타일조각과 자갈, 유리병 파편을 재료로 만든 태양 모양의 원반형 모자이크 4개가 장식돼 있으며 사계절을 의미한다. 독특한 모양의 경사진 통로를 통해 2층으로 올라가면 운동장처럼 넓은 중앙광장이 펼쳐진다. 널따란 광장을 86개의 기둥이 떠받치고 있는 구조다.

 

분수대엔 의술의 신을 상징하는 도룡농이 물을 뿜고 있다. 계단 위쪽은 86개의 도리아식 기둥이 늘어선 ‘중앙광장 룸’으로 시장을 만들려던 곳이다. ⓒ이규섭


광장의 3면엔 타일 벤치가 뱀처럼 구불구불 이어져 있다. 타일을 이용하여 형형색색으로 조합한 모자이크는 현란하다. 꽃과 나뭇잎, 별 모양 등 기하학적 무늬가 다채롭다. 가우디는 베네치아에서 배달된 아름다운 문양의 타일을 산산조각 내 인부들을 놀라게 했다. 깨진 타일로 독창적인 모자이크 작품으로 재탄생시켰다. 역발상과 창조 정신이 반짝반짝 빛난다. 벤치는 양반다리를 하고 앉을 만큼 넓다. 시민들과 관광객들로 빈자리가 거의 없다. 시가지와 지중해가 발아래 펼쳐진다. 구엘공원은 가우디의 경제적 후원자이자 실업가인 구엘의 의뢰로 전원주택 단지를 조성하려고 했다. 1914년까지 가우디가 사용하는 집(현재 가우디 박물관)과 수위실과 경비실, 중앙광장, 파도동굴 등을 지은 채 재정적 이유로 중단됐다. 1922년 바르셀로나 시의회가 이 땅을 사들여 시립공원으로 꾸며 시민에게 무료로 개방했다. 방문객들이 늘자 2013년부터 유료로 전환하여 8유로를 받는다.

 

구엘공원 중앙광장에 서면 시가지와 지중해가 풍경화처럼 펼쳐진다. ⓒ이규섭

 

타일을 이용하여 다채롭게 모자이크한 벤치(왼쪽)가 광장 3면에 뱀처럼 이어져 있다. 파도가 소용돌이치는 듯한 ‘파도동굴’(오른쪽) ⓒ이규섭

 

직선 보다 곡선에 자연의 아름다움 담아


가우디는 1852년 카탈로냐 지방의 작은 도시 레우스에서 가난한 구리세공의 아들로 태어났다. 어린 시절 건강이 좋지 않아 자연을 관찰하며 지내는 시간이 많았다. 바르셀로나 대학에서 이공학부를 나닐 때까지 성적은 별로 좋지 않았다. 시립 건축전문학교시절부터 대담하고 혁신적인 설계를 내놓아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대학 졸업 후 구엘을 만나면서 건축 이상을 펼치기 시작했다. 가우디는 “나의 스승은 곧 자연이다”라고 말할 정도로 자연을 닮은 독창적 건축물을 내놓으며 천재성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직선 보다는 곡선을 사용하여 자연의 아름다움을 담았다. 구엘광장 뒤편은 자연과의 조화가 돋보이는 건축물들이 많다. 보행자통로는 현지 돌을 사용해 아치형으로 만들었다. 돌과 흙으로 축조한 비스듬하게 기울어진 ‘파도동굴’을 걸으면 마치 파도의 소용돌이 속에 있는 착각이 든다.

 

카사 밀라 외관은 파도가 물결치듯 리드미컬하다. ⓒ이규섭


파도처럼 물결치는 외관 ‘카사 밀라’


가우디가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을 건축하기 전에 지은 건물이 연립주택 카사 밀라다. 카사는 스페인어로 집이라는 뜻이다. 카사 밀라는 밀라의 집이라는 의미다. 지붕은 버섯 같기도 하고 초가지붕처럼 완만한 곡선이 부드럽다. 6개 층의 발코니는 석회암을 사용하여 파도가 물결치듯 리드미컬하다. 철제 난간은 해초를 표현해 놓았다.
자연광이 골고루 스며들 수 있게 중정을 꾸몄다. 옥상 테라스에는 투구를 쓴 병사 같은 모양의 굴뚝과 수십 개의 환기구도 다양한 디자인으로 예술의 옷을 입혔다. 전문가들은 “집으로서의 효용성과 건축 작품으로서의 심미성을 함께 갖춘 건축물”이라고 평가한다.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1층 내부의 기하학적 천장. ⓒ이규섭

 

성당 1층 내부의 성스러운 기둥(왼쪽)과 스테인드글라스를 통해 들어오는 빛은 몽환적이다. ⓒ이규섭

 

미완성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의 위용


“와, 대단하다” “놀랍다”는 탄성이 절로 나온다. 건축이 예술임을 실감한다. 바르셀로나의 랜드 마크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앞에 서니 가슴이 먹먹해진다. 가우디는 천재 건축가라는 칭송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은 마리아, 요셉, 예수를 뜻하는 ‘성(聖)가족 대성당’이다. 옥수수처럼 생긴 종탑이 하늘을 찌를 듯 높이 솟았다. 까마득한 높이에서 크레인이 움직인다. 130여년이 지나도 여전히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증표다.
외관이 웅장하고 종탑이 높아 전경을 카메라에 잡으려면 뒷걸음질 쳐야하고 파사드(출입구가 있는 정면부)를 감상하려면 바짝 다가가야 한다. 세 개의 파사드에는 예수의 탄생, 수난, 영광을 주제로 구성한 조각들을 정교하게 새겨놓아 성경의 입체조각 같다. 동쪽 탄생 파사드에는 예수, 마리아, 요셉의 이야기를 조각 작품에 담아 가우디가 생전에 완성해 놓았다.

 

서쪽 수난 파사드에는 십자가를 메고 골고다를 오르고 공중에 매달린 예수상이 입체적으로 담겨있다. 1954년에 착공하여 1976년 완성됐다. 남쪽 영광의 파사드는 예수의 부활 이야기를 현대적 감각으로 담는다고 한다. 2002년에 공사가 시작되어 가우디 사후 100주년인 2026년에 완공될 예정이다. 3개 파사드의 첨탑이 모두 들어서면 12개로 12제자를 의미한다. 현재는 탄생과 수난 파사드와 8개의 첨탑이 마무리 된 상태다. 성당 내부는 기하학적 무늬의 천장을 받친 거대한 기둥의 숲이다. 오색의 스테인드글라스를 통해 들어 온 빛은 몽환적이다. 지중해를 닮은 파란색 채광과 태양빛의 붉은 채광이 스며들어 천상의 세상을 펼쳐 놓은 것 같다. 가우디는 31세가 되던 1883년부터 74세가 된 1926년까지 40 여년을 이 성당의 건축과 함께 했다. 말년의 10년은 오로지 사그리다 파밀리아 성당 건축에 매달렸다. 전차 사고로 숨진 가우디는 성당 지하에 안치되어 미완성 건축의 완공을 기다린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마라톤 금메달리스트 황영조기념비가 몬주익 언덕에 있어 긍지를 느끼게 한다. ⓒ이규섭


황영조 기념비 세워진 몬주익 언덕


몬주익 언덕은 낯선 곳이 아니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마라톤 생중계를 통해 황영조 선수가 마지막 피치를 올리며 언덕을 숨 가쁘게 달려 올림픽 주경기장으로 빨려 들어갔다. 남자 마라톤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텅 빈 스타디움에 서서 애국가가 울러 퍼지던 그날의 감격을 떠올린다. 맞은 켠에는 마라톤을 재패한 황영조 기념비를 세워놓았다. 카탈루냐주와 경기도는 1999년 자매결연을 하면서 그 증표로 기념비를 세웠다. 몬주익 언덕에서도 바르셀로나 시가지와 바다가 한 눈에 들어온다. 공원과 박물관, 갤러리, 야외극장, 음악분수 등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푸짐하여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몬주익 성은 군사요새다. 프랑코 정권이 들어선 19세기 공산주의자를 수용하는 감옥으로 쓰였으나 1960년대 군사무기박물관으로 바뀌었다. 지하철역과 몬주익 언덕을 잇는 케이블카를 타고 오를 수도 있다.

 

람블라스 거리의 화가(왼쪽)와 포르탈 데 라 파우 광장 콜럼버스 탑 좌대의 사자상. ⓒ이규섭

 

세계인의 산책로 람블라스 거리

 

바르셀로나는 카탈루냐 광장을 중심으로 북쪽 신시가와 남쪽 구시가로 나뉜다. 람블라스 거리는 카탈루냐 광장에서 포르탈 데 라 파우 광장까지 1.3㎞다. 시민들의 영원한 산책로이자 바르셀로나를 찾는 세계인들의 산책로다. 플라타너스 가로수, 중세풍의 건축물과 박물관, 미술관, 격조 높은 카페 등이 몰려 있어 인파로 북적인다.
메트로 리세우역 부근 산책로 바닥에는 흰색 바탕의 원에 노랑, 빨강, 파랑 타일로 모자이크해 놓았다. 이곳 출신의 초현실주의 화가 후안 미로가 디자인한 작품이다. 거리의 초상화 화가들이 걸어놓은 유명인들의 그림은 해학적이다. 행위예술가들의 퍼포먼스도 눈을 즐겁게 한다. 유럽에서 가장 큰 규모의 보케리아 재래시장으로 이어진다. 싱싱한 과일과 다양한 채소, 하몽 등이 진열되어 가볍게 요기를 할 수 있다.
람블라스 거리의 종점인 포르탈 데 라파우 광장에는 높이 60m의 콜럼버스 탑이 지중해를 굽어본다. 항구에는 수 백 척의 요트들이 정박해 있고 다리를 건너면 복합쇼핑몰 마레마그눔으로 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