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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로 인생을 바꾼 사람들] 사업에서 실패한 그가 운동화를 신은 까닭은?

2017.04.18 · 이영란(전 매일경제 기자) 작성

걷기와 마라톤을 통해 삶의 위기를 바꾼 사람들의 이야기.

 

 

젊은 시절 무일푼으로 미국에 건너간 김승호 대표. 처음에 그가 시작한 사업은 온 가족이 운영하는 조그만 식품점이었다. 주말도 없이 1년 내내 일해야 했다. 아이들이 태어나자 주말에는 쉬어보자는 단순한 생각에 컴퓨터 조립회사를 차렸지만 몇 개월도 못 버티고 문을 닫았다.이후 몇 명이서 조그만 증권거래회사를 차렸다. 그럭저럭 돌아가는 듯 했지만 거래수수료만으로는 욕심이 차지 않아 주식과 선물에 직접 투자했다가 몽땅 날리고 말았다. 상처가 너무 깊었다. 이민 10년 만에 다시 원점으로 돌아온 셈이었다.  

 

몸과 마음이 균형을 찾아가고

 

이번엔 유기농 식품 회사를 시작했다. 성공하는 듯 했다. 9.11테러라는 대형 암초를 만났다. 소비자 구매심리는 바닥을 지나 지하실까지 내려가는 듯 했다. 사태가 진정되는가 했더니 8개월에 걸친 매장 앞 도로 확장공사가 시작됐다. 완전히 빈털터리가 됐다. 심장이 벌렁거리는데다 원형탈모증까지 왔다. 몸도 마음도 황폐해졌다. 반복된 사업 실패 이후에 그가 유일한 희망으로 찾아낸 것이 바로 운동이었다. 우선 걷기부터 시작했다. 처음엔 걷기조차도 힘들었다. 터벅거리고 때로 비틀거리며 운동화로 바닥을 끌었다. 하지만 걷는 동안 문제에 대해 골똘히 생각하는 것도 가능해졌고 머릿속도 맑아지는 듯 했다. 몸과 마음은 천천히 균형을 유지해 갔고, 꾸준한 걷기를 통해 다리에 힘이 붙기 시작했다. 움츠렸던 가슴과 어깨가 펴지며 허리가 곧아졌고, 당당해졌다.

초심으로 돌아가 김밥집을 다시 시작한 김승호 대표는 이민 20여년 만에 ‘가장 성공한 재미 사업가 10인’ 중 한 명으로 꼽힌다. 미국에서 연 매출 3000억원의 도시락 프랜차이즈 ‘스노우폭스’를 운영하는 한편 자신의 경영철학을 후배들에게 가르치고 있다. 그는 “실패한 사람이 처음 해야 하는 일을 바로 운동”으로 꼽는다.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이렇게 말했다. “좌절했을 때 회복하기 제일 쉬운 방법이 의외로 운동하는 겁니다. 좌절하면 정신적으로 고독해지거든요. 운동을 해서 몸이 건강해지면 정신은 따라오더라고요. 몸을 건강하게 만들면 자신감도 회복되고 다시 재기할 수 있는 마음이 생깁니다.”

자신이 쓴 책 <김밥 마는 CEO>에서도 그는 “도저히 이겨낼 수 없는 좌절에 빠졌을 때, 먼저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을 정도로 운동을 하라”고 강조한다.

 

이혼의 아픔을 마라톤으로 극복

 

이런 사례는 또 어떤가. 70대 몸짱 할아버지로 유명한 김현수 씨(가명)는 젊은 시절 수십대의 트럭으로 운송사업을 크게 했다. 하지만 보증을 섰던 후배의 고의부도로 연쇄 부도에 휘말리게 됐다. 당시 몇 억원의 재산을 모두 날린 것도 모자라 감옥까지 가게 됐다. 김 씨는 복수를 하겠다는 일념에 불탔다. 복수를 하는 방법은 단 하나. 감옥에서 나가면 후배를 죽이기로 결심하고 몸을 단련하기 시작했다. 하루도 빠짐없이 몸을 만들어가던 어느 날, 그는 뜻밖에도 자신의 복수심이 사라지는 걸 깨닫게 됐다. 모 프로그램에 출연한 그에게 PD가 물었다.

“복수심이 없어지는 걸 발견한 건 언제쯤인가요?”

“한 3년 지나자 복수하겠다는 마음이 완전히 사라지데. 그 사람이 오히려 불쌍한 생각이 들고…”할아버지는 감옥에서 운동을 계속해 몸짱이 됐고, 출소한 현재는 정화조 청소차 운전기사로 열심히 살고 있다. 그는 TV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내가 그 재산 다 갖고 있었으면 흥청망청 하면서 제 명에 살지도 못했을 거야. 전화위복이지… 몸을 닦으니까, 마음이 따라오더라구…”

또 다른 사례. 아마추어 마라토너 유명인사인 정석근 씨는 사업실패 후 “나 자신부터 이겨보자”는 생각에 마라톤을 시작했다. 실업팀에서 잠깐 마라톤선수 생활을 했지만 직장에 다니면서부터 달리기와는 담을 쌓고 살았다. 사업 실패 후 달리기로 돌아온 그는 일주일 내내 집 근처를 10㎞ 안팎으로 달렸다. 훈련 겸 연습 삼아 나간 마라톤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그는 마라톤을 통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사업에 실패해 아무 것도 손에 쥔 게 없을 때 떠오른 것이 마라톤이었다”고 그는 말한다.

 

 

좌절은 사업이나 취직, 시험 실패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드라마 같은 삶을 산 독일의 유명한 외무상 요슈카 피셔는 <신화를 쓰는 마라토너, 요슈카 피셔>라는 책에서 이혼의 아픔을 마라톤으로 이겨냈다고 말한다. 피셔는 폭식을 거듭하며 몸무게가 무섭게 불어났고 고혈압, 당뇨병 등을 달고 지냈다. 어느 날 그는 운동화를 꺼내 신고 달리기를 시작해 위기를 극복했다.

 

힘든 일을 겪었다면, 비틀거리면서라도 걷기부터 시작하자. 그 다음에는 가벼운 조깅, 그 다음에는 천천히 달리기. 마음이 몸을 지배한다고 하지만, 한편으로는 몸이 마음을 지배한다. 몸을 건강하게 만들면 자신감이 회복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연간 3000억원 매출을 올리는 CEO, 경영자를 가르치는 경영자인 김승호 대표가 강조하는 것도 바로 이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