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경제학] 창을 든 미국과 방패를 든 중국 – 전성기뉴스
콘텐츠 바로가기

top

[시사경제학] 창을 든 미국과 방패를 든 중국

탈냉전이후 모든 국가들이 시장경제를 지향하는 글로벌 사회가 되면서 상대방을 위협할 수 있는 강력한 무기는 총칼 보다 시장(무역)이라는 사실이 거듭 확인되고 있다. 최근 미중 관계에서도 이 사실은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줄곧 시장과 무역을 지렛대로 삼아 중국을 압박하고 있다. 트럼프 이전에도 미국은 시장과 무역을 지렛대 삼아 일본의 자동차와 반도체 산업을, 한국의 지적소유권제도와 노동 및 환경정책까지 간섭해 온 전력이 있다. 트럼프가 무역의 힘을 이용해 중국으로부터 얻으려는 것이 국내 문제 해결이 아닌 북한문제 해결(핵포기)이라는 점에서 과거와 다른 부분이 있긴 하다. 트럼프는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과 가진 정상회담에서 이러한 큰 거래(Great deal)를 제시했다고 밝혔다. 트럼프가 자신의 대표공약인 환율조작국지정과 세계무역기구 제소 등 중국에 대한 무역보복을 포기하는 대가로 북핵문제 해결을 얻겠다는 빅딜의 속셈을 파악하기 쉽지 않지만 분명한 것은 무역의 지렛대를 외교나 국제분야까지 활용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이런 전략이 과연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도 이해가 쉽지 않다.

 

여하튼 트럼프가 이런 빅딜을 내놓은 것은 아마 북한 핵문제 해결로 얻는 혜택이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액인 3500억 달러 이상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설령 중국이 이 딜을 거부해도 트럼프는 여전히 명분과 실리를 챙길 수 있을 것이란 계산도 포함되어 있다. 중국기업에 대한 세컨더리보이콧과 독자적인 군사적 대북위협에 대한 명분을 살려 나갈 수 있고, 미국 일자리 확대를 위한 타개책 가운데 하나로 대중 무역 보복 역시 살아 있는 카드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이란 대국을 무역이란 지렛대로 최대한 활용하는 트럼프의 수완은 역시 사업가적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는 지난 4월 6일과 7일 이틀간 자신 소유의 고급 별장인 플로리다 주 팜비치에 있는 마라라고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초정해 놓고 그에 앞선 지난 4월 2일 파이낸셜타임즈(FT)와 인터뷰를 통해 “중국을 움직일 수 있는 인센티브는 무역(시장)이다”며 자신에게 힘이 있음을 과시했다. 미중 정상회담에 앞서 트럼프가 큰 소리를 칠 수 있었던 이유가 있었다. 작년 미국시장에서 가장 많이 상품을 판매한 나라는 중국이다. 중국의 대미흑자액은 3470억 달러로 세계 1위다. 2위에서 4위인 일본(689억 달러), 독일649억 달러), 멕시코(632억 달러) 등 각 나라 들 보다 5배나 많다. 미국의 상품수지 적자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무려 46%에 이른다. 반면 미국은 자신들의 주력 대표상품인 자동차판매의 중국 점유율은 겨우 12.5%에 그친다. 중국의 미국시장의존도가 높은 것은 분명하다. 이 같은 사실은 중국에 대한 미국의 지렛대가 분명 존재함을 암시한다.

 

풀기 어려운 북핵 난제 해결에 중국을 앞세우기 위해 시장이란 힘을 동원한 트럼프의 전략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대단한 관전거리다. 이제 공은 중국으로 넘어갔다. 중국으로서도 쉽지 않은 선택이다. 중국의 동맹국, 북한을 어찌 할 것인가. 중국에도 묘수가 필요한 상황이다. 시장의 약점으로 수세에 몰린 중국이 공세로 돌아서게 할 지렛대가 없는 것도 아니다. 중국이 이 지렛대를 동원 할 경우 자칫 미국이 역공을 당할 2차전이 개전될지도 모른다. 바로 중국이 보유하고 있는 미국채다. 2017년 1월 현재 1조 달러가 넘는 미국채를 보유하고 있는 중국은 미국의 달러와 금리정책을 쥐락펴락할 수 있다. 만약 미국의 무역보복에 대한 반격으로 중국이 미국채를 대량으로 내다 팔기 시작할 경우 달러가치가 흔들리고 미국의 금리정책은 자신들의 노선대로 가기 힘들게 된다. 물론 중국도 미국채를 매각함에 따라 위험에 노출되기는 마찬가지지만 당장의 타격은 미국이 훨씬 클 것이기 때문이다. 중국은 이런 지렛대를 어떻게, 그리고 언제 사용하는 것이 가장 유리한지를 놓고 저울질하고 있을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