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섭의 유럽기행] ‘다뉴브 강의 진주’ 헝가리 부다페스트 – 전성기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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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섭의 유럽기행] ‘다뉴브 강의 진주’ 헝가리 부다페스트

헝가리 수도 부다패스트는 야경이 황홀한 다뉴브 강의 진주다. 프랑스 센 강, 체코 프라하와 함께 유럽 3대 야경 가운데서도 으뜸이다.

 

헝가리 국회의사당이 화려한 조명으로 예술의 옷을 갈아입고 다뉴브 강에 황금빛 그림자를 드리웠다. ©이규섭

어둠이 내린 저녁, 유람선을 타고 다뉴브 강을 거슬러 올라간다. 화려한 불빛이 중세 건축물에 예술의 옷을 입힌다. 세체니 다리의 조명등은 은빛 구슬을 꿴 듯 은은하다. 다리 밑을 지나면 야경의 하이라이트인 국회의사당이 강물에 황금빛 그림자를 드리웠다. 오렌지 속살처럼 상큼하고 맛있는 풍경이다. 탄성이 절로 나온다. 맞은 켠 어부의 요새 원추형 탑도 하얀 분칠을 했다. 헝가리 와인 토까이 한 잔을 주문해 마시며 밤 경치에 취한다.

 

마차시 교회는 88m 높이의 첨탑 조각이 정교하고 웅장하다. 성 이슈트반 1세 초대 국왕 동상이 첨탑을 응시하고 있다.©이규섭

모자이크 지붕이 화려한 마차시 교회

부다페스트는 부다와 페스트가 합쳐진 도시다. 다뉴브 강 서쪽 부다 지역은 13세기 이후 헝가리 왕이 거주하던 곳으로 귀족과 부호의 영역이다. 페스트 지역은 중세 이후 상업과 예술의 도시로 성장했다. 두 도시는 16∼17세기 터키와 오스트리아의 합스부르크 왕조의 지배를 받아오다 1872년 합병하여 하나의 도시가 됐다. 부다 지역 다뉴브 강 언덕의 마차시 교회는 88m 높이의 첨탑이 웅장하다. 관람 포인트는 기하학적 무늬의 타일로 장식한 모자이크 지붕이다. 정교하고 화려하다. 마차시 왕을 비롯하여 역대 국왕의 결혼식과 대관식이 열린 곳이다. 터키에 점령당했을 때는 이슬람 사원으로 쓰였으나 흔적은 남아 있지 않다. 내부는 황금으로 장식 된 주 제단과 대관식에 사용된 베일과 성물, 프레스코 벽화가 보전돼 있다.

 

일곱 개의 원추형 건물 어부의 요새

광장엔 헝가리 초대 왕 성 이슈트반 1세가 말을 타고 창검을 쥔 채 교회 첨탑을 바라보고 있다. 마차시 교회를 돌아 나오면 뾰족한 지붕의 은회색 원추형 건물 일곱 개가 늘어선 어부의 요새와 만난다. 일곱 개의 탑은 이곳에 국가를 세운 동야인의 후예 마자르족의 일곱 부족을 상징한다. 생일 파티의 고깔모자 같아 정감이 간다. 1890년 건국 1000년을 기념하기 위해 지은 건물이다. 마차시 교회를 재 설계한 슐래크에 의해 네오고딕과 로마네스크 양식으로 1902년 완성됐다. 17세기 어부들이 이곳에서 파수를 맡아 적들을 방어한데서 이름이 유래됐다. ‘어부의 성채’라고도 한다.

 

뾰족한 지붕의 은회색 원추형 건물 일곱 개가 늘어선 어부의 요새. ©이규섭

 

부다와 페스트를 잇는 세체니 다리

어부의 요새 언덕은 페스트 지역을 감상하는 전망대 구실도 한다. 페스트 쪽 강변에 성처럼 솟아있는 건물은 부다페스트가 자랑하는 국회의사당이다. 건국 1000년을 기념하여 1884년부터 짓기 시작하여 1904년에 완공했다. 건물 벽을 따라 헝가리 역대 통치자 88명의 동상이 서 있다. 내부에는 691개의 방이 있다니 그 규모를 짐작케 한다. 내부는 가이드 투어로 사전에 신청해만 하는데 못 본 게 아쉽다. 다뉴브 강을 연결하는 8개의 다리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세체니 다리가 발아래 펼쳐진다.  1839년부터 10년간에 걸쳐 건설했다. 1999년에 만든 독일 영화 ‘글루미 선데이’의 배경이 되면서 더 유명해졌다. 밤에 불을 밝히는 전구가 멀리서 보면 사슬처럼 보인다고 해서 세체니(사슬)라는 이름이 붙었다고도 한다. 세체니 다리 양 끝에는 혀가 없는 사자상이 있다. 조각가가 깜빡 잊고 혀를 만들지 않았다는 설이 있으나 혀를 함부로 놀리지 말라는 경고의 의미가 담겨 있는 것 같다. 

 

부다와 페스트를 잇는 다뉴브 강 8개의 다리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세체니 다리. ©이규섭

 

근위병 두 명이 지키는 왕 집무실  

마차시 교회와 어부의 요새를 나와 부다 왕궁으로 향하는 길목엔 기념품을 파는 간이 상점이 즐비하다. 눈길을 끄는 것은 고추와 비슷한 빨간 파프리카다. 헝가리 사람들은 대부분의 음식에 파프리카 가루를 넣어 매콤한 맛을 낸다고 한다. 특식으로 먹은 ‘굴라쉬 스프’에도 파프리카를 넣어 매운맛이 풍겨 입맛에 맞다.

 

마차시 교회의 지붕은 기하학적 무늬의 타일로 장식한 모자이크가 화려하다.(사진 위) 고추와 비슷한 파프리카는 가루를 내어 음식의 매콤한 맛을 낸다.(사진 왼쪽) 헝가리 민족의 상징인 전설의 새 ‘투루’ 조각상이 하늘을 비상할 자세다. ©이규섭

 

부다 왕궁은 우아하고 품격 넘치는 외관과는 달리 숱한 상처를 입었다. 13세기 중반에 성을 지었으나 몽골군의 습격을 받아 파괴됐다. 마차시 1세가 15세기 르네상스 양식으로 재건했으나 이번엔 오스만투르크에 의해 파괴됐다. 17세기에 오늘과 같은 모습을 갖췄으나 1,2차 세계대전으로 또 손상을 입었다. 1950년 복원 된 뒤 현재는 국립현대미술관, 부다패스트역사박물관, 국립세체니도서관 등으로 사용한다.

 

부다 왕궁은 우아하고 품격 넘치는 외관과는 달리 숱한 상처를 입었다. 지금은 박물관과 미술관 등으로 사용한다. ©이규섭

 

다뉴브 강 쪽으로 난 왕궁 정원 중앙에는 오스만투르크를 무찌른 외젠 왕자 청동상을 세워 놓았다. 꽃미남 국민 왕자와 사진을 찍으려는 여성 관광객들로 북적인다. 정원 입구에는 헝가리 민족의 상징인 전설의 새 ‘투루’ 조각상이 하늘을 비상할 자세다. 독수리와 비슷하며 한 쪽 발가락에 왕의 칼이 쥐어져 있는 게 특징이다. 언덕 위 왕의 집무실은 2층 규모로 여염집처럼 소박하다. 출입구 앞 양쪽에 근위병이 두 명이 서있다. 삼엄한 경호와는 거리가 멀어 친근감을 느낀다.

 

왕의 집무실 출입구에 근위병 두 명이 서있다. 삼엄한 경호와는 거리가 멀어 친근감을 느낀다. ©이규섭

 

안개에 젖은 겔레르트 언덕의 위령비

다음 날 이른 시각 부다패스트 전망대 바위산 겔레르트 언덕에 올랐으나 자욱한 안개가 시야를 뿌옇게 가린다. 안개 낀 길을 따라 정상에 오르니 헝가리의 아픈 역사가 담긴 요새가 모습을 드러낸다. 1848년 합스부르크 제국이 헝가리의 독립운동을 진압하고 1851년 헝가리를 감시하기 위해 세웠다. 제2차 세계대전 때는 독일군이 점령하여 방어기지로 사용하던 곳이다.

 소련군의 죽은 영혼을 위해 세운 위령비에는 ‘용서한다. 그러나 잊지는 않는다’는 비문을 새겨 놓았다. 용서라는 말이 묵직한 울림으로 다가온다. 전쟁의 상흔을 달래기 위해 소녀가 한 손에 횃불을 들고 양손을 치켜든 자유의 여신상이 안개에 젖은 다뉴브 강을 굽어본다.

 

‘불멸의 손’ 보관 된 성 이슈트반 성당  페스트 지역의 성 이슈트반 성당은 초대 국왕 성 이슈트반을 기리기 위해 1851년부터 50년에 걸쳐 지었다. 성당 안에는 성 이슈트반의 ‘불멸의 손’이 보관돼 있다. 그가 죽은 지 50년이 지난 뒤 오른 팔이 썩지 않은 채 발견되어 성인으로 추대되었다고 한다. 그 손은 약 700년 동안 주변국들에게 빼앗겼다가 1771년 헝가리의 품으로 돌아왔다. 헝가리 사람들은 이 성스러운 손이 옛 소련을 물리칠 수 있게 도왔다고 믿는다.

 

성 이슈트반 성당은 초대 국왕 성 이슈트반 1세의 ‘불멸의 손’이 보관돼 있어 관심을 끈다. ©이규섭

 

 주 제단 뒤쪽 ‘신성한 오른손 예배당’에 보석상자 같은 유리 궤가 있다. 구멍에 100FT(포린트) 동전을 넣으면 1분간 불이 켜지면서 금으로 감싼 ‘불멸의 손’을 볼 수 있다. 성 이슈트반 성당의 중앙 돔 높이는 96m다. 헝가리인의 조상인 마자르 족이 이 땅에 자리 잡아 건국한 원년인 896년을 기념하는 의미다. 국회의사당 돔 높이도 96m이다. 다뉴브 강의 모든 건축물들은 도시 미관을 위해 이 보다 높이 지을 수 없도록 규제하고 있다. 마자르족의 후예인 성 이슈트반 1세는 국가의 성립 토대를 마련한 건국의 시조이자 초대 국왕이다. 기독교를 국교로 삼고 서유럽을 모델로 한 행정조직과 중앙집권적인 성당 조직을 도입했다. 페스트 지역의 바치 거리는 젊음과 활기로 넘친다. 보행자 전용 거리로 고급호텔과 레스토랑, 노천카페와 기념품 숍이 즐비하다.

 

영웅광장엔 헝가리를 빛낸 영웅들이 동상이 즐비하다. 높이 36m의 중앙 탑 위에 가브리엘 대천사가 날개를 활짝 펴고 서있다. ©이규섭

 

헝가리를 빛낸 영웅들 한자리에

페스트 지역 영웅광장엔 헝가리를 빛낸 영웅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헝가리 건국 1000년을 기념하기 위해 1896년에 조성한 광장이다. 높이 36m의 중앙 탑 위에 가브리엘 대천사가 날개를 활짝 펴고 서있다. 중앙 기둥 대좌에는 9세기 경 이 땅에 온 초기 마자르족 일곱 명 수장들의 기마상이 늠름하다. 주변에는 초대 국왕 성 이슈트반 1세부터 독립운동가 코수트 러요시까지 헝가리의 위대한 지도자 14명의 동상이 있다. 해마다 노동절인 5월 1일에는 영웅광장에서 행사를 치른 뒤 에르제베트 광장까지 퍼레이드를 펼친다. 광장 오른쪽에 있는 미술사박물관엔 스페인을 제외하고 스페인의 명작 미술품을 가장 많이 소장하고 있다고 한다. 맞은편은 현대미술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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