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심야방송 DJ, 이성화 아나운서 – 전성기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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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 심야방송 DJ, 이성화 아나운서

2015.09.01 · 안훈(전 여성동아 기자) 작성

직업이란 한 사람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필요불가결한 경제적 방편이며, 자아실현의 수단이기에 누구에게나 막중한 의미를 갖는다. 자신이 선택한 직업을 통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며 거기에 부가해 사회적 지위도 인정받고 또한 그것으로 하여 사회적 기여를 할 수 있다면, 거기에 더하여 평생을 자신이 선택한 직업을 사랑하고 삶이 다하는 날까지 함께할 수 있다면, 그만한 축복이 어디 있겠는가.

이성화 아나운서 메인
언론통폐합 때 마이크를 놓았던 그녀는 관악FM에서 다시 마이크를 잡고 있다. ⓒ안훈

1959년 국내 최초 민간 상업방송 부산 MBC 개국 멤버로 출발한 이성화 아나운서는 서울 MBC를 거쳐 1964년 RSB 라디오 서울(TBC 라디오 전신) 개국 요원으로 스카우트되면서 본격적인 아나운서 생활을 시작했다.

국내 최초의 심야방송 <밤을 잊은 그대에게>를 필두로 해서 헤아릴 수 없이 많은 TBC 라디오 간판 프로그램, 크고 작은 생방송, 수많은 공개방송, <가로수를 누비며> 등 시간대를 가리지 않고 그녀의 활동은 큰 궤적을 만들어갔다.

이성화 아나운서의 화려한 경력은 그녀의 뛰어난 순발력과 열정, 센스 그리고 대중들 가까이 어디에서나 들을 수 있을 법한 친근하고 부드러운 음성의 매력이 만들어낸 노고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예나 지금이나 아나운서는 대중과 밀착해 있는 인기 직업. 그러다 보니 수없이 군집해 있는 현역들 가운데 대표 아나운서로 서기까지는 탁월한 재능이나 어필이 있어야 한다. 그녀는 이런 면에서 아낌없는 박수를 받았다.

이렇게 잘나가던 그녀가 1980년 언론통폐합 때 마이크를 놓고 나왔다. 누구보다 방송에 집착했고 사랑했고 전력을 기울였던 그녀이기에 하루아침에 방송을 놓는다는 것은 그녀에겐 상당한 고통이었다.

 

다문화인을 위해 자신의 재능을 다시 펼치다

서울시 관악구 중앙동에는 (사)관악공동체라디오 관악FM(100.3㎒)이라는 방송이 있다. 현재 그녀는 이곳에서 송출되는 <쾌지나 청춘>(월요일 오전 6~7시, 오후 3시 재방송)의 MC를 맡아 활약하고 있다.

박현숙 PD와 함께하고 있는 <쾌지나 청춘>은 1부에서 노래, 생활의 지혜, 생활 건강을, 2부에선 ‘인생은 아름다워’로 꾸며진다. 주로 게스트를 초대해 흥미 있는 이야기쇼를 마련해 방송한다. 여름휴가가 끼어 있어 그녀와 PD, 게스트 등과 녹음 시간을 맞추어가며 시간을 잡기가 쉽지 않았다.

“동해안을 700㎞ 정도 걸은 것 같습니다. 동해안은 ‘해파랑길’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어요.” ‘인생은 아름다워’ 녹음시간, 전 KBS 프로듀서였던 염기철 씨와의 대담을 이끌고 있는 그녀는 젊은 날 방송을 하던 그때의 모습이나 크게 다를 것이 없다. 다소 나이를 먹었다는 것 빼고는 노련함은 더욱 배가한 듯싶다.

그녀는 이 프로그램을 하기 전 3년 동안을 관악방송에서 다문화인을 위한 우리말 회화 <노래 속에 말 속에>(토요일 오전 10~11시)를 맡아했다. 그녀는 이때부터 재능기부, 자신이 가진 재능 ‘말’, 곧 소통을 바르게 하는 최일선에서 역할을 하고 싶었다고 했다. 다문화인을 위한 우리말 방송을 하면서 노래(‘고향집 그리워’ ‘코리아 정들었어요’ 등 2곡)도 직접 만들고 일상의 회화를 중심으로 우리말 원고도 썼다. 게스트 섭외도 직접 하면서 방송을 하다 보니 젊은 날 PD가 준비해준 원고를 중심으로 아나운싱만 하던 때보다 자신의 감정과 소견, 가치관을 피력할 수 있어서 훨씬 더 애착이 간다고 했다.

“내가 쉬고 있는 동안 이미 우리나라는 다문화사회에 들어섰고 재능기부라는 새로운 트렌드가 생겨있었어요. 여기 관악공동체라디오는 프로그램이 굉장히 다각적, 다목적으로 그야말로 공동체로서 큰 목소리, 작은 목소리를 모두 담을 수 있어서 제가 재능봉사 하는 데 매우 적절했지요.”

이성화 아나운서-2
그녀는 목소리가 받쳐줄 때까지 방송을 계속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안훈

다문화인에 대해 특히 집착하는 까닭은?

다문화인들이 뿌리를 내리려면 우선 우리말을 적절히 구사할 수 있어야 하죠. 말이 기초가 돼야 하는데 제 주변엔 바른 말의 기초를 도와줄 수 있는 많은 아나운서들이 있거든요. 정부에서도 다문화인에 대한 좋은 정책들을 실행한다기에 내 길을 가면서도 재능봉사를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 어차피 날로 늘어나는 국제결혼을 통해 우리 사회에 다문화 가정이 한 축으로 존재하는 한 이들에 대해 이해하고 지원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요.

또 다른 방송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KTV라고 세종시에 있는 인터넷 방송인데 시각장애인을 위한 영상해설 방송을 일주일에 한 번씩 하고 있지요. 광복 70주년 연중기획 <다시 보는 문화영화>를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우리도 한번 잘 살아보세’ ‘원각사 개관 예술제’ ‘쇼는 즐거워’ 같은 필름을 보면서 그것을 시각장애인들이 가장 쉽게 영상을 떠올릴 수 있도록 적절한 말로 해설함으로써 그들의 눈이 되고 뇌에 각인시키는데 도움이 되고자 하는 것이지요. 여기에 곽규석, 구봉서, 김희갑, 패티김, 이미자 등 당시의 연예인들이 나오는데 그들의 젊은 모습을 보면서 지난 시절의 우리 문화를 되짚어보는 느낌이 꽤나 흥미롭고 감격스러웠어요.

 

그녀는 과거 현업 시절보다 지금 다시 하는 방송에 더 큰 애착을 느낀다고 거듭 강조했다. 과거의 방송이 피동적이었던 것에 비해 지금은 모든 것을 그녀 자신이 컨트롤하기 때문이다. 또 주체성을 갖고 임하기 때문에 살아있는 방송을 할 수 있어서 즐거움도 크다고. 이 나이까지 살아온 경험이나 농축된 감정이 바탕이 되기 때문에 생명력이 부가된 방송을 한다는 자부심을 갖는다고 했다.

언제까지 할 것 같은가에 대해서는 “목소리가 받쳐줄 때까지 계속할 것”이라 했다. 또 그녀는 앞으로 ‘다문화인을 위한 공개방송’ 같은 것을 하고 싶다고 했다. 다문화 가정이 안고 있는 여러 가지 사회, 교육, 인권 문제 등을 풀어가는 데 일조할 수 있다면 미천한 경험이지만 최선을 하고 싶은 것이 그녀의 뜻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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