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미의 전성기는 아직 오지 않았다 – 전성기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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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미의 전성기는 아직 오지 않았다

2015.09.02 · HEYDAY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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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 박해미“사람들에게는 누구나 자기 나이만큼 키워온 개 두 마리가 있다. 그 개의 이름은 ‘편견’과 ‘선입견’이다.” 스튜디오에서 셔터 소리에 맞춰 열정적으로 촬영하는 박해미를 보며 얼마 전 책에서 본 이 말장난 같은 구절이 떠올랐다. 스스로 어린 시절에 도도했다고 말하는, 딱 봐도 ‘오만’하고 강해 보이는 이 여배우에게 사람들은 얼마나 많은 ‘편견’을 가지고 있을까? 그러나 카메라를 벗어난 그곳에는 집 앞 텃밭에서 자라는 호박을 보며 행복을 느끼고, 어려운 환경의 아이를 안으며 눈물을 흘리는 그녀가 있었다. 우리가 몰랐던, 그녀는 정말 예뻤다.

촬영하는 모습을 보니까, TV에서보다 여성스러움도 보이고, 섹시한 느낌도 나는데요. 지금까지 그런 모습을 유지하려면 노력을 많이 해야 할 것 같은데요?

남들처럼 운동을 하거나 특별한 관리를 하지는 않아요. 그래도 항상 긴장감을 유지하려고 노력해요. 작은 긴장감이 있어야 몸도 마음도 흐트러지지 않으니까요. 부부 관계에서도 긴장이 필요하잖아요? ‘난 네 거야’라는 느낌 대신 나를 불안한 존재로 느끼게 만드는 거예요. 그렇게 긴장감을 주면 남편도 권태기를 못 느끼겠지요. 남편에게 아직까지 박해미보다 더 좋은 여자가 있냐는 거죠. 어제도 사람들 앞에서 그런 이야기를 했어요. 사람들은 야유를 보냈지만 그게 사실이니까요.


최근 드라마, 뮤지컬, 예능, 라디오 진행까지 활동 영역이 무척 다양해요. 그렇게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원동력은 어디에서 오나요?

제가 좋아서 하는 거죠. 사실 시기에 따라 원동력이 되는 에너지가 다른데, 30~40대에는 오로지 가족을 위해서 살았죠. 제가 없었어요. 50대가 되니까 제가 보이기 시작했고, 저를 위한 삶이 시작되면서, 지금은 나를 사랑하는 마음 자체가 저의 원동력이 되고 있어요.

 

그 열정을 한 분야에 집중할 수도 있었을 텐데요? 

워낙 호기심이 많고 산만해요. 이제 웬만큼 하고 싶은 건 다 해봤고, 앞으로 영화에 도전해서 칸에 가고 싶어요. 그걸 이루고 나면 또 다른 꿈이 생기겠죠. 꿈이라는 게 하나만 있는 건 아니잖아요. 그리고 나이에 따라 달라지기도 하고요. 누구나 살면서 계속 꿈을 꾸잖아요. 저는 꿈이 없다면 사람이 사는 의미가 있을까 싶어요. 꿈 없이 삶의 에너지가 생길까요?

 

보통 ‘센 이미지’를 갖고 있는 분들은 그 이미지를 벗고자 하는데, 강한 이미지 때문에 손해 본 적은 없었나요?

글쎄요. 오히려 세 보이니까 남들이 조심스러워하지 않았을까요? 물론 많은 사람들이 ‘박해미는 세고 무섭다’고 이야기를 하죠.  그건 저를 잘 모르는 사람들 이야기죠. 욱하는 성격이 있긴 해요. 그래서 불합리한 상황이나 정의롭지 못한 일이 있으면 제가 십자가를 지고 나서는 편이죠.  저를 오래도록 알고 지낸 사람들은 제 성격이 어떻다는 걸 잘 알고 있죠. 저는 그냥 가는 거예요. 뒤끝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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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서 무명 기간이 그렇게 길었을까요?

사실 무명 때 유혹의 손길이 많았어요. 여배우를 배우로 본다기보다 여자로 보는 거죠. 그런 부분에서 타협을 안 했어요. 그래도 언젠가는 분명히 될 거라고 믿고 있었어요. 남들은 여배우 나이 마흔 살이면 할머니 나이라고 해도, 저는 서른 후반에도 불안하지 않았어요. 왜 그랬을까요? 제 남편이 옆에서 항상 제가 최고라고 말해주었기 때문이에요. 최고의 팬이 옆에서 늘 나에게 최고라고 해줘서 나에 대한 믿음을 잃지 않았어요.

 

누구나 젊고 예쁜 시절은 있죠. 우리는 박해미 씨의 그 시절을 볼 수가 없네요.

저도 그건 좀 아쉬워요. 20대 시절은 꿈 같잖아요. 특히 저는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라는 작품에서 주인공으로 발탁되었는데, 결국 한 남자로 인해서 제 꿈이 꺾인 거죠. 사실 스물둘부터 서른둘까지 10년이란 세월 동안 저는 묶여 있었죠. 그러고 나서 제2의 인생을 시작한 거예요. 지금 그 시절을 돌아보면 배우로서 많은 자양분을 얻은 시기였어요. 그 시절에 겪었던 가난이나 아픔이 있었기에 지금의 제가 있다고 생각해요. 만약 그 시기 없이 20대부터 승승장구했다면 어느 순간 스포트라이트가 꺼지고 내리막길만 남았겠죠.

 

어떻게 보면 더 오래 일할 수 있는 토대가 되었네요.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잖아요. 근데 고생스럽다 해도 젊을 때는 그게 고생은 아니었거든요. 그리고 30대에 정말 제대로 다시 시작해야겠다고 생각했을 때, 멋진 남자를 만나게 되었죠. 그 남자를 만난 그때가 제가 가장 예쁜 시기였어요. 그 시기에 정말 즐겁고 행복한 사랑을 했어요. 그게 또 배우로서 새로운 내공이 된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지난 20년이 아깝지 않아요. 그러다가 40대에 들어서 그 자양분을 토대로 제가 만개할 수 있는 <맘마미아>를 만났고, 방송에 진출했으니까요. 저는 이제 올라가는 일만 남았다고 생각해요.

 

바쁘실 텐데 암 예방, 자살 예방 등 다양한 홍보대사 일도 많이 하던데요?

제 이름으로 돈을 벌 목적이 아니라면 거절하지는 않아요. 제가 모든 경험을 다 해본 건 아니지만, 그래도 적지 않은 경험을 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러다 보니 알게 된 거죠. 그 사람들에게 제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안아주고 보듬어주면서, 그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는 것 자체가 행복하다는 걸요. 내가 그들에게 웃음을 주고, 조그만 희망의 씨앗이 될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지 않을까요?


청소년 자살, 폭력 예방을 위한 극단 운영도 하고 있죠?

학교 폭력 문제가 심각한 건 다들 알고 있지만, 마땅한 해결 방법이 없어요. 저도 고등학교 때 굉장히 반항적이었거든요. 그때 생각을 하면서 지금 청소년을 보면 더 안된 마음이 들어요. 그래서 교육청에서 제대로된 지원을 못해줘도 저는 제가 투자해서라도 공연을 할 기회가 있으면 가요. 그런데 이런 기회가 많이 없으니까 좀 속상하죠. 물론 좋은 기회가 있으면 최대한 찾아가려고 해요. 지금 제 아이도 청소년이라서 가끔은 제 공연을 보러 온 아이들을 우리 집에 초대해서 같이 놀기도 해요.

 

바쁘게 일하는 편인데도 개인적인 가족 생활을 잘 즐기고 있는 것 같아요.

둘 다 균형감 있게 하려고 노력해요. 그 대신 친구들과 만나는 약속을 안 해요. 아직은 아이가 청소년이라서 일 끝나면 바로 집으로 가는 거죠. 물론 아들이 더 크면 친구가 필요한 순간이 오겠지요. 5년 정도 지나면 제가 친구들을 열심히 찾을 거 같아요. 그래서 친구들한테 기다려 달라고 이야기를 해야죠. 친구는 10년이나 20년 후에도 똑같거든요. 내가 바쁠 때 지켜봐주는 게 진정한 친구 아닐까요? 지금 자주 만나지 못해도 저는 친구들에게 그런 믿음이 있어요.

 

배우 박해미에게 전성기는 언제인가요?

이제 글로벌 시대잖아요. 적어도 아시아권에서라도 제 이름이 좀 더 알려졌으면 좋겠어요. 제가 하는 분야에서만큼은 세계에서도 바로 한국의 박해미로 통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길 바라고요. 만약 그렇게 된다면 그때가 제 전성기 아닐까요? 이름을 떨치고 싶다기보다도, 좀 더 큰 무대에서 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승부를 겨루고 싶어요. 그래서 솔직히 요즘 조금 마음이 급해요. 내가 늙어가는 걸 아니까요.

 

그래도 나이보다는 열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죠?

그럼요. 60세가 넘어도 아직 열정이 있는 분들을 보면 저는 막 놀라요. 그 나이에도 저보다 더 열심히 사세요. 그걸 보면서 ‘나도 저렇게 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들을 본보기로 삼는 거죠. 그들을 보면 일상생활 하나하나에서 ‘살아 있다’는 느낌이 들어요. 그들로 인해 나도 10년 후에 충분히 저럴 수 있겠다는 힘을 받아요. 그래서 지금도 플라멩코를 배우고 있어요. 사람들에게 제대로 된 플라멩코를 보여주고 싶은 거죠. 그리고 나이 들어서 조금 더 욕심을 낸다면 아마 작곡을 하고 있지 않을까요? 저는 70살, 80살이 되어도 죽지 않는 이상은 무언가를 하며 계속 바쁘게 살 것 같아요.


기획 최동석 사진 정지은(스튜디오 지은) 스타일링 정소정 헤어 정준, 우민(파인트리) 메이크업 강미숙(파인트리, 02-542-3302)
※ 이 기사는 <헤이데이>  9월호에 게재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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