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이가 주는 즐거움⑤ 이 나이의 특권 – 전성기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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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나이가 주는 즐거움⑤ 이 나이의 특권

2017.05.16 · HEYDAY 작성

최근 <4050 후기청년>이라는 책에서 ‘100세 시대인 지금 은퇴 이후의 노년이 늘어난 것이 아니라 청년의 시간이 늘어났다’고 주장한 미래연구학자인 송은주 박사에게 ‘후기청년’에 대해 들었다.

 


‘후기청년’이란 누구인가?
후기청년은 청년이 가진 열정, 삶에 대한 원기로 충만하면서 동시에 40대에 얻게 된 지혜와 여유와 삶에 대한 진지함 등을 몸과 마음에 공존시키는 사람이다. 지금의 40, 50대는 100세 시대의 첫 주자가 될 것이다.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100세를 넘겨 사는 사람이 가장 많아지고 보편화될 가능성이 높은 첫 세대인 것이다. 이를 근거로 4050이 과거의 낡은 고정관념을 부수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직접 일구려는 욕구가 커졌다는 점을 예측할 수 있다. 최근 TV에서도 예능 프로의 간판 출연자들이 40, 50대가 되면서 그들을 갱춘기, 사십춘기 등으로 표현한다. 지난해 말 통계청이 세대 간 차이를 발표한 보고에 따르면, 지금의 40대는 여전히 진보적 성향이라는 결과가 있다. 40, 50대가 되면 으레 보수화된다는 이제까지의 전제가 깨졌다. 현재의 40, 50대는 기존의 고정관념을 탈피하고 자신들만의 역동성을 가지고 세상을 살아가려는 의지를 간직한 세대로 볼 수 있다.

유엔에서는 ‘생애주기별 연령지표’라는 것을 통해 18세부터 65세까지를 청년으로 분류했다. 그렇다면 후기청년의 시기는 어떻게 분류할 수 있나?
유엔의 분류는 우리가 기존에 알고 있던 것과는 확연히 다르다. 내가 보는 후기청년은 40대 이상으로 전기/후기의 의미도 있지만 ‘후숙된 청년’이라는 의미다. 겉보기 성숙을 거친 후에 내적으로도 밀도 높고 성숙해진 국면을 의미한다.


‘후기청년’이라는 개념이 ‘중년의 위기는 잘못된 속설’이라는 전제에서 출발하는 이유는?
‘중년의 위기’라는 말은 캐나다의 정신분석학자 엘리엇 자크가 1965년 주창한 개념으로 중년이 되면 삶의 유한성에 직면하면서 젊은 시절에 가질 수 있었던 꿈과 목표가 점차 사그라지기 때문에 우울하고 불안한 감정의 늪에 빠지게 된다는 것이다. 물론, 나이 듦을 피할 사람은 없다. 그런데 미국 듀크대학의 연구팀은 동갑내기라도 사람에 따라 나이 듦의 속도가 다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노화는 유전자가 제일 큰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유전의 영향은 20% 내외로, 더 중요한 것은 환경과 라이프스타일, 마음 태도라는 것이다. 여기서 주목할 점이 ‘나이에 대한 스스로의 태도’가 노화 속도를 결정짓는 요소 중 하나라는 점이다. 자신의 나이에 대한 긍정적 평가와 부정적 평가를 지닌 사람을 비교했더니 평균수명이 7년 반 정도 차이가 났으며, 후자의 경우 사망률이 두 배나 더 높았다.


책에서는 나이 드는 것이 정신적, 육체적 퇴행이 아니고 후기청년이 오히려 젊은이보다 더욱 창의적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후기청년의 창의는 성숙하며 얻은 가치를 섞고 연결하고 확장해서 표출하는 창의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역량들은 40, 50대가 20, 30대보다 훨씬 나아지는 역량이라는 것이 연구 결과이기도 하다. 후기청년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누구나 ‘맥가이버’가 된다. 이것과 저것을 연결하는 시스템을 가동하는 것이다. 누구나 40대쯤 되면 잘 아는 분야(취미든 육아든 전문 지식이든)가 적어도 한두 개쯤은 생기게 마련이고, 수많은 경험과 체험이 우리 안에서 발효되니 활용할 자원도 많아진다. 또 주변을 둘러볼 줄 알게 되니 동원할 네트워크도 어릴 때보다 촘촘해진다. 지식만이 아닌 지혜를 섞고, 내가 당장 가진 무엇과, 둘러보고 주변에서 찾을 수 있는 것들을 융합시킬 수 있게 된다. 20대 때는 금방 되는 일이 아니다. 나는 후기청년에게 나타나는 이런 능력을 ‘메소(MESO)력’이라고 지칭한다. 메소(MESO)는 ‘의미 있고(Meaningful) 흥미진진하며(Exciting) 특별한(Special) 기회(Opportunity)’라는 뜻을 담고 있다. 아울러 메소는 중간을 뜻하는 영어 단어 미들(Middle)의 어원이 되는 그리스어이기도 하다. 인생의 중간 지대에 있는 40, 50대가 가진 매력을 표현한 셈이다.


스스로 젊다고 생각하며 나이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만으로 후기청년이 될 수 있는 것인가?
나이를 한 살 먹는 것은 연대기적 과정이다. 부인하거나 부정할 수 없다. 그런데 ‘젊다, 늙다’는 사회적으로 구성된 개념이다. ‘어느 나이에는 이렇게 살아야 돼’라는 암묵적인 압박도 사회적으로 구성된 것이다. 이런 고정관념이 지배하던 시대에 직장 상사는 나보다 나이 많은 사람이었다. 지금은 그렇지 않다. 어떤 나이에 무엇을 해야 한다는 관념이 파괴되는 시기다. ‘청년기는 이래야 돼, 노년기는 이래야 돼’라는 의미가 퇴색하는 징조가 나타나고 있고 결혼 적령기, 출산 적령기, 퇴직 적령기 같은 인생의 통과의례에 대한 적용이 다양해지고 경계가 희미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인생의 어느 시기를 막론하고 삶의 다양한 양상을 유연하게 넘나들고 때로는 도발적으로 생의 이벤트들에 맞짱 뜨며 살아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우리 주위에서 찾아볼 수 있는 40대 신혼부부, 50대 학생, 60대 배낭여행자가 단지 젊다는 것을 과시하기 위해 그런 결정을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후기청년으로 살기 위해 제안한 세 가지 F에 대해 설명해달라.
3F는 후기청년으로 환승하고자 하는 4050들이 자신에게 맞는 삶을 디자인하기 위한 기본 전제다. 첫 번째 F는 Free로, 중년이라는 고정관념에서 자유로워지는 단계를 뜻한다. 두 번째는 동지 또는 도반을 의미하는 Friend다. 한 사람도 좋고 여럿도 좋다. 지원군을 찾고 연대하는 것이 좋다. 마지막은 생생한 경험을 얻을 수 있는 Field다. 자신이 얻고 싶은 경험을 위해 거기에 뛰어들어야 한다. 영화 <리스본행 야간열차>에 이런 대사가 나온다. “인생을 결정하는 극적인 순간은 종종 놀라울 정도로 사소하다.” 연구를 하면서 지구촌 4050은 정말 다양한 인생 행로를 사는구나 감탄하기도 하며, 그들이 삶의 방향을 틀거나 경로를 재탐색하는 것이, 이 대사와 맥락이 닿는 사례들이 정말 많았다. 사소한 시도들에 의해서 조금씩 경로가 수정되고 모양과 틀을 갖춰나가면서, 새로운 인생 리듬이 만들어지더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