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의 건물과 걸작들] 432 파크 애비뉴 빌딩 – 전성기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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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의 건물과 걸작들] 432 파크 애비뉴 빌딩

아파트 사상 세계최고가를 기록한 건물은 '원57' 빌딩이다. 그러나 주거 공간으로 서반구 세계의 최고 고층인 아파트는 바로 옆에 있는 432 파크 애비뉴 빌딩이다. 원57 아파트와 직선거리로 400미터 떨어져 있다.

서반구 최대 높이 주거 빌딩인 432 파크 빌딩. ©432파크빌딩회사

 

 

이 아파트는 거주공간으로 미국은 물론 서반구에서 가장 높다. 최고 빌딩으로 본다면 원 월드 트레이드 센터나 시카고에 있는 윌리스 타워가 이 432 파크 빌딩보다도 높다. 하지만 이들은 모두 오피스빌딩이다. 주거용으로는 미국은 물론 유럽과 미국에서 가장 높은 빌딩인 셈이다.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보다 높다. 저 높이에서의 기록만으로도 최고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지만 가격 면에서도 세계 최고가를 자랑한다. 옆에 있는 원57 펜트하우스가 1200억원대로 평당 4억원이지만 이보다도 더 높게 분양한 아파트가 바로 이 432 파크 빌딩이다. 뉴욕 맨해튼에서 면적당 가장 높은 가격으로 판매되었음은 물론이다.

 

57번가에 바라본 432파크 빌딩 전경. ©곽용석

 

425미터의 높이를 자랑하며, 층수는 건축상 정확하게 85층이다. 2011년 터 파기를 시작해 2016년초에 완성했다. 입주는 작년부터 시작하고 있다. 총 가구수는 125가구뿐이다. 1베드룸부터 최대 6베드룸까지 나누어져 있다. 가장 작은 1베드룸은 30층대에 위치해 있으며, 전용면적 39평이다. 가격은 75억원 안팎이다. 가장 고가인 약 220평 면적 94층 펜트하우스로, 초기 분양가는 9500만달러였다. 한화로 1천억원이 넘는다. 평당가가 이미 4억원을 넘은 셈이다. 지금 나와있는 아래 층의 매물 상당수가 평당가 3억원 후반대 시세를 보이고 있다. 80층 이상 아파트는 4억원 정도하며 90층대의 아파트들은 이미 4억원을 훌쩍 넘겼다.

 

이 빌딩의 특징은 우선 바닥면적이 좁다. 250여평 정도 밖에 안된다. 소위 젓가락 빌딩이다. 맨해튼의 특성상 땅이 좁다 보니 그럴 수 밖에 없다. 빌딩을 지을만한 땅이 시장에 나오지 않는다. 간혹 나오는 경우엔 매수자들의 경쟁이 상당하다. 가격불문이다. 물건 확보에 혈안인 것이다. 럭셔리로 지어 팔면 수익이 나기 때문이다. 수요공급의 불일치가 이렇게 뜨거운 시장으로 만들어 놓은 것이다.

 

건물입구에서 위로 바라본 건물 모습. 저층 글래스에 비친 앞 건물 ‘포시즌 호텔’이 선명하게 투영된 점이 흥미롭다. ©곽용석

 

이 432 빌딩도 그렇게 슬림한 빌딩이다 보니 층마다 많은 가구수를 구성하지 못했다. 저층에는 3~4개 가구로 설계되어 있고 고층으로 갈수록 적어진다. 70층 부근에는 2가구 정도이며 90층대에는 거의 한 가구 당 한 층씩 레이아웃이 되어 있다. 따라서 최상층에서는 4면이 모두 창으로 되어 있어, 맨해튼의 환상적인 시내 조망이 가능하다. 창문도 대형으로 거의 벽면을 구성해, 햇볕을 최대한 받아들이고 조망을 최대한 살렸다.

 

432파크빌딩 펜트하우스 내부 모습. ©432파크빌딩회사

   

건축설계는 우루과이 출신 라파엘 비뇰리(74)가 설계했다. 단순 심플한 구성으로 질리지 않는 고급스러움을 자아낸 걸물이다. 정작 본인이 끝까지 고수한 자신의 설계도안들이 일부 변경되면서 아쉬움을 보여준 작품이라고 피력한 바 있다. 특히 창문설계와 일부 내부구조에 불만을 갖고 있었지만 어쨌든 그는 만족해 했다. 왜냐하면 미국의 상징인 '월드 트레이드 타워'에 비해 결코 밀리지 않는 마천루란 점에 강한 자부심을 얻은 듯 하다. 그의 건축회사는 9.11 사태이후 월드트레이드센터 재건축 공모 당시에 최종 결선까지 올랐지만 탈락한다. 일설에는 최종 낙찰된 팀이 유대인이라서 합격했고 떨어진 팀은 모두 비뇰리와 일본인 등 외국인였다는 뒷말이 돌았다. 그래서 더더욱 그는 월드 트레이드 센터빌딩에서 이루지 못한 한을 이 432 파크 빌딩에서 푼 것이라 볼 수 있다.

 

맨해튼 스카이라인, 가운데 높이 솟은 것이 432 파크 애비뉴 빌딩이다. ©432파크빌딩회사

또한 이 빌딩은 맨해튼 유명 전망탑이 있는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과 록펠러 센터 전망대보다도 높다. 따라서 이 곳에서 시내 전체를 조망하는데 아무런 장애물이 없다. 센트럴 파크에서 대서양까지, 허드슨 강에서 이스트 강까지, 북쪽 브롱스에서 남쪽 브루클린과 퀸즈에 이르기 까지 동서남북이 시원하게 뚫려있다. 건물 평당가 4억원대라는 가격이 결코 헛되지 않음을 말해준다.

 

잇따른 마천루의 등장으로 전세계인들의 시선이 이곳 맨해튼으로 모아지고 있는 가운데 정작 이곳에 사는 뉴요커들의 마음은 달갑지만은 아닌 것 같다. 400미터가 넘는 젓가락 빌딩이 주변에 그림자를 지우기 시작하자 반대의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뉴욕의 상징이자 허파인 센트럴파크에 그림자가 드리워지기 시작하는 시점에서 사회적인 이슈들이 등장하는 분위기다. 보존이냐 개발이냐의 문제는 언제나 존재하는 사회적인 이슈인 셈이다.

 

100년 전에도 맨해튼 남단 소호지역에서도 그랬고, 50년 전에도 센트럴파크 웨스트 지역에서도 그랬다. 어느 국가의 어느 도시에서도 그랬던 것처럼 이 곳 뉴욕 맨해튼에서도 이 점은 줄곧 이슈였다. 그러나 정답은 없다. 편리성과 수익성에 손을 들어줄 것이냐, 원형의 아름다움과 오래된 것에 대한 추억을 최고로 추켜 세울 것이야 하는 점이다. 시각과 방향의 문제이긴 하지만, 도시도 인간의 삶처럼 성장 발전하는 것이라는 입장에서 본다면 낡은 것은 새 것에 자리를 내주는 것이 순리이지 않나 하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