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헤이데이 라이프] ‘팬질’하는 택시기사 황인선씨 – 전성기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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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헤이데이 라이프] ‘팬질’하는 택시기사 황인선씨

2017.06.08 · HEYDAY 작성

네 인생을 즐겨라!’ 전 세계 행복 전도사들이 말하는 키워드입니다. <헤이데이>가 창간 3주년을 맞아 우리 사회 다양한 분야에서 ‘오늘이 전성기’라는 의미의 ‘헤이데이 라이프’를 즐기는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진정 즐길 줄 아는 ‘챔피언’들이 또래에게 2라운드의 삶을 대하는 마음가짐에 대하여 조언도 해주었습니다. 이들을 통해 나의 2라운드를 꿈꾸길 바랍니다.

 


유튜버가 된 중년 아재, '맛상무' 김영길
저는 술을 전혀 못해요. 그 대신 제가 좋아하는 음식을 소개하고 새로운 음식을 먼저 먹어보는 데는 자신 있죠. 그래서 ‘맛상무’라는 이름으로 유튜브에서 음식 방송을 시작하게 됐어요. 회사에서 직책 역시 상무라서 미리 맛봐드린다는 뜻의 맛상무가 딱이더라고요(웃음). 사실 제 첫 영상은 아내가 김 굽는 모습이었어요. 그런데 사람들이 취미로 한번 해보면 좋을 것 같다고 해서 맛집을 다니면서 리뷰하고 음식 관련 이슈에 대해 제 생각을 하나 둘 올린 게 벌써 5개월이 됐네요. 어느새 유튜브 구독자 수가 3만 명을 넘었더라고요. 이 방송을 시작한 뒤로 주위에서 즐거워 보인다는 이야기를 자주 들어요. 덕분에 어떤 목표보다도 내가 즐거워하는 일을 조금 더 잘하고 싶다는 마음이 불끈불끈 솟아나는 요즘입니다.

 

 

 


주부에서 잠입취재 전문 VJ로, 사광주
우연히 한 방송국의 ‘주부 VJ’로 선발된 뒤, 어느 PD님의 추천으로 1996년부터 잠입 취재를 맡고 있어요. ‘가방·안경 몰카’ 등을 활용해 우리 사회 비리를 촬영하는데, 영화 <도가니>의 모티프가 된 인화학교 사건을 비롯해 영아 매매, 주부 도박, 인육 캡슐 거래 현장 등 숱하게 많은 사회문제를 포착해왔어요. 최근 <TV 동물농장>에서 방영한 ‘강아지 공장’이나 ‘최순실 때밀이 아줌마’ 등을 소개한 것도 저였죠. 지상파, 종편에서 방영하는 웬만한 시사 고발 프로그램에서 다 활동한다고 보면 되는데, 바쁠 땐 한 달에 2~3일밖에 쉬는 날이 없을 정도예요. 하지만 이런 ‘고발’로 인해 우리 사회가 조금씩 나아진다고 생각하면 늘 짜릿하고 행복합니다. 자신감을 가지고 뭐든 시도해본다면 뜻밖의 즐거움을 찾게 될 거예요.

 

 

토슈즈 신은 의사 선생님, 가정의학과 전문의 정경숙
토슈즈의 끈을 질끈 동여맨 지도 10년째네요. 제 딸이 고3 때였어요. 모든 고3이 그렇듯 고민 많고 힘들 때였죠. 엄마로서 용기를 전해주고 싶었어요. 제가 도전하는 모습을 통해 우리 딸도 할 수 있다는 걸요. 그게 발레와의 첫 만남이에요. 발레랑 연이 있었냐고요? 전~혀요(웃음). 그때 스스로 한계를 두지 않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발레단에서 나이가 가장 많아도, 몸이 따라주지 않아도 힘들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어요. 다른 누구와 비교하는 게 아니라 ‘어제의 나’보다 0.1mm라도 발전한 ‘오늘의 나’가 중요하니까요! 그렇게 10년을 하다 보니 와이즈 발레단의 큰언니로서(웃음) 오늘도 연습실에 있네요. 저를 찾아오는 환자들에게 자신 있게 발레를 권유하곤 해요. 의사 선생님의 이중생활이냐며 다들 깜짝 놀라는 모습에 제가 더 즐겁답니다.

 

 

 

'팬질'하는 택시기사 황인선
좁은 택시에 앉아 하루 종일 꽉 막힌 서울 시내를 돌다 보니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철이와 미애’의 신철 씨가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을 듣게 됐죠. 신나는 댄스음악에, 촌철살인 멘트까지 정말 딱 내 스타일의 방송이더라고요. 그렇게 몇 년간 라디오를 청취하며 ‘철이 님’에 대한 팬심을 키워갔고, 정모에 참석해 ‘그분’을 뵌 이후 지금껏 10년간 열혈 팬을 자처하며 다양한 ‘팬질’을 하고 있습니다. 아마 택시 천장에 가득 붙은 철이 님 CD만 봐도 짐작이 가실 거예요(웃음). 승객들에게 철이 님이 믹싱한 음악을 선곡해 들려드리는가 하면, 직접 (신철에게) 음원을 받아 CD로 제작, 팬들이나 기사님들에게 나눠드리는 일도 맡고 있죠. 콘서트가 있으면 영업을 제쳐두고 가서 응원을 하고요, 철이 님이 참석하시는 산악회 활동이나 단톡방 채팅도 열심히 참여하고 있습니다. ‘신철 홍보대사’가 된 기분이에요(웃음). 팬질을 하면서 여러 사람들과 다양한 소통을 하게 됐는데, 그래서인지 내성적인 성격이 밝고 적극적인 쪽으로 많이 변했습니다. 물론 삶이 훨씬 더 풍부하고 재밌어졌지요. 그러고 보면 인생의 재미란 결국 스스로 발굴해 이어가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얻어지는 게 아닐까요?

 

 

걸어서 세계 일주, 도보여행가 김효선
이 길이 ‘송파 소리길’이에요. 이름이 아름답죠? 제가 지었답니다(웃음). 저는 ‘카미노의 여인’이라고 불리는 도보 여행가예요. 걸어서 세계를 여행하며 <산티아고 가는 길> <사누키 우동 순례 109> 등 책도 아홉 권이나 냈죠. 최근엔 한 달 동안 노르웨이를 걷고 왔어요. 도보 여행은 제 인생의 즐거움이자 놀이입니다. 두 자녀 키우며 평범한 엄마로 살다가 나이 쉰 살이 돼서야 발견한 즐거움이에요. 그 시작은 900km 산티아고 순례였어요. 1년 동안 수십 권의 책을 읽으며 배경지식을 쌓고 집이 있는 송파에서 광화문까지, 팔당까지 걸으며 체력을 키운 후 떠났죠. 고통조차 아름답게 느껴지는 그 길에서 저 자신을 만났어요. 속도를 줄이니 생각이 깊어지고 온전히 ‘나’에게 집중하게 되더라고요. ‘네 삶을, 네 인생을 살아라.’ 길이 제게 알려줬죠. 이 여행 이후 세계 곳곳을 누비며 도보 여행을 즐겼습니다. 여행 비용을 어떻게 마련했냐고요? 제겐 몰래 챙겨둔 ‘꿈 주머니’가 있어요. 수십 년 전부터 천원, 만원 돈이 생길 때마다 차곡차곡 이 주머니에 모았어요. 이것이 제 여행의 자양분이지요. 요즘 책을 쓰고 강연에서 중년들에게 도보 예찬을 하고 다니니까, 자기도 여행을 떠나고 싶다면서 저를 찾아오는 분들이 많아요. 어려워하지 마세요. 영어를 못해도 괜찮아요. 만국 공통어인 여행자만의 언어가 따로 있어요. 일단 떠나세요. 답은 길이 알려줄 겁니다.

 


기획 이인철, 서희라, 장혜정, 양열매 사진 박충열, 이대원, 김필순, 이근수(스튜디오 텐)

 

*이 기사는 <헤이데이> 6월호에 게재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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