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이 지켜지는 사회, 그곳이 선진국 – 전성기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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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이 지켜지는 사회, 그곳이 선진국

2015.09.09 · 조순용(전 KBS 정치부장) 작성

얼마 전 빚더미 공기업들이 성과급 잔치를 벌였다는 기사를 봤습니다. 기획재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국 중앙 공기업 30곳의 총 부채는 430조원가량. 이렇게 천문학적 빚을 지고 있는 공기업들이 직원 1인당 연 평균 1,400만원, 기관장들은 8,500만원가량의 성과급을 지난 3년간 지급했다는 것입니다.

성과급이란 ‘개인이나 집단의 작업성과나 능률에 대한 평가를 실시해 그 결과에 따라 지급하는 보수’일 것입니다. 부채가 많은 공기업 평가가 좋을 리가 없겠지요. 그런데도 어떻게 성과급을 나눠 가질 수 있었을까요? 그게 어떻게 가능할까요? 다른 나라들도 그럴까요?

물론 당사자나 기관들은 별별 이유를 들면서 규정에 어긋나게 지급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할 것입니다. 여기서 그 세세한 규정이나 단체 협약을 열거해서 논쟁을 하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그래봐야 별 효과가 없다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이런 류의 고발 기사가 끝없이 이어지고 있지만 기사로 끝나고만 사례를 다 열거하기 힘들 정도이기 때문이지요.

참사가 일어나면 관련 부처는 재발 방지와 함께 세세한 내용을 약속합니다. 약속뿐입니다. 또 다시 같은 유형의 사고가 발생합니다. 똑같은 약속이 이어집니다. 이럴 때 저는 절망감을 느낍니다. 크든 작든 약속이 지켜지는 사회, 그것이 선진국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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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이 있지만 쉽게 갈 수 없는 곳이 선진국일지도 모릅니다. ⓒambrozinio/Shutterstock

법이란 대다수가 지킬 때 힘을 발휘한다

한 예로 교차로에 세워진 ‘STOP’ 사인을 들 수 있습니다. 저는 가끔 식사 약속 때문에 용산 미 8군 안에 있는 호텔 식당을 이용합니다. 서울 한복판에서 미국법이 지배하는 곳이지요. 차를 몰고 영내에 들어가면 교차로에 서있는 ‘STOP’ 사인을 보게 됩니다. 운전자들은 이 사인 앞에서 일단 차를 세웁니다. 미국인이건 한국인이건 똑같이 지키는 사인입니다. 차례를 기다렸다가 도착한 순서대로 통과합니다. 똑같은 사인이지만 우리와는 너무 다른 상황을 연출합니다.

법이란 대다수가 지킬 때 힘을 발휘합니다. 규정이나 약속도 마찬가지입니다. 99%가 지키고 1%가 지키지 않는다면 이 1%의 불법을 집어내기가 쉬울 것입니다. 그러나 반대로 99%가 위반을 하고 1%만이 법을 지키는 사회라면 그 법은 이미 의미가 없을 것입니다. 혹시 우리 사회가 후자의 경우가 아닌지 걱정스럽습니다.
크든 작든 약속이 정해지면 모두가 지켜야 할 것입니다. 구성원들이 합의 하에 만든 규정이나 법, 약속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내팽개치는 사회, 선진국으로 가는 길을 막는 큰 장애물입니다. 만약 지킬 수 없는 것이라면 애당초 만들지 말아야 하는 것 아닐까요? 우리가 선진국 흉내만 내고 말만 앞세우는 사회가 된 것은 아닌지 되돌아봐야 할 때가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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